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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 스크린, 1961
주제 컬렉션

오프 스크린, 1961

1961년 개봉 한국영화 중 촬영 현장 모습이 담긴 사진 컬렉션(총 11개 작품 43장의 사진으로 구성)

공개일
2021-06-18
업데이트일
2026-02-02
사진에 기록된 한국영화의 1961년, 스크린 너머의 촬영 현장을 들여다본다!

1961년은 한국영화가 기술적, 미학적, 대중적으로 새로운 궤도에 오르기 시작한 해입니다. 한국 최초 컬러 시네마스코프인 <춘향전>(홍성기)과 <성춘향>(신상옥)이 개봉했으며, 특히 신상옥 감독의 <성춘향>은 그간의 흥행 기록을 깨고 서울 관객 38만 명이라는 새로운 기록을 써내려갔습니다. 같은 해 개봉한 <마부>(강대진)는 한국 최초로 베를린 국제영화제에서 특별은곰상을 수상했고, <오발탄>(유현목)은 리얼리즘 영화의 대표작품으로서 훗날 한국영화사의 정전으로 기록됩니다. 또한 1961년은 앞으로 한국영화계를 대표할 거장 감독들의 첫 작품이 여럿 탄생한 해이기도 합니다. 모더니즘 영화의 새로운 경향을 불러올 이만희 감독의 데뷔작 <주마등>이 같은 해 1월 국제극장에서, 1960년대 청춘영화의 붐을 일으킬 김기덕 감독의 데뷔작 <5인의 해병>과 코미디·멜로드라마·액션 등의 다양한 장르를 소화하며 대중적 인지도를 쌓게 될 이형표 감독의 데뷔작 <서울의 지붕밑>이 각각 10월과 12월, 국제극장과 명보극장에서 관객들을 처음 만났습니다. 2019년 ‘한국영화 100년’의 정점에서 영화 <기생충>(봉준호, 2019)이 세계무대에서 보여준 쾌거에도 불구하고 COVID-19로 영화 산업이 잠시 주춤해진 2020년과 2021년의 시점에서 ‘1961년’을 주목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한국영상자료원은 이 같은 변화와 도약의 ‘1961년’에 주목하며 그해 한국영화계의 모습이 담긴 현장사진들을 모은 “오프 스크린, 1961: 현장사진 컬렉션"을 공개합니다. 촬영 현장을 기록한 사진들은 오늘날도 그렇지만, 촬영장의 이모저모를 보여줍니다. 우리는 현장사진을 통해 제작에 참여한 인물들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고, 영화 속 장면이 어떤 방식으로 촬영되고 있는지를 발견할 수 있으며, 때때로 현장의 분위기도 가늠해볼 수 있습니다. 현장사진은 그야말로 스크린에서는 볼 수 없는 스크린 ‘밖’의 숨겨진 세상, 촬영 관계자가 아니면 볼 수 없는 ‘오프’ 스크린의 세계를 보여줍니다. 이런 점에서 현장사진을 들여다보는 것은 새로운 재미를 줄 것입니다. 현장사진은 우리를 현장의 내밀한 것들을 볼 수 있는 자리로 데려가는 동시에 우리에게 전지적 시각에서 빚어지는 특별한 감각을 허락하기 때문입니다. 1960년의 4.19 혁명과 이듬해의 5.16 군사쿠데타로 인한 정치사회적 변화의 기로에서도 다양한 가능성을 보였던 1961년의 한국영화, 그 오프 스크린의 세계는 어떠했을까요. 그로부터 60년 후, 당대의 현장사진들을 통해 전지적 위치에 놓인 우리에게 ‘1961’ 한국영화 오프 스크린의 세계는 어떤 모습일까요.

◎ 컬렉션 개요
1961년 개봉 및 상영 허가를 받은 한국영화의 현장사진들로 구성된 본 컬렉션은 총 11개 작품 43장의 사진(복본 제외)을 포함합니다.
본 컬렉션을 위해 연구자는 일차적으로 1961년에 개봉하거나 상영 허가를 받은 한국영화 스틸 중 외화면 영역의 모습이 담긴 현장사진을 분류했으며, 그 가운데 유의미한 정보를 제공하는 일부를 선별해 컬렉션으로 구성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아쉽게도 1961년을 대표하는 작품이지만 전해지는 현장사진이 없거나 유의미한 정보가 없어 본 컬렉션에서 제외된 것도 있습니다. 그러나 반대로 <임꺽정>(유현목)과 같이 남아있는 영화 필름이 없어 영상을 확인할 길이 없으나 현장사진을 통해 영화의 장면과 현장의 분위기를 상상해볼 수 있는 사진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본 컬렉션의 개별 사진들은 각각 수많은 정보를 전달하지만, 개개의 정보들은 크게 다음과 같이 정리됩니다.

1. 1960년대 초 사용된 영화 카메라의 종류
2. 카메라 워크와 조명 등 촬영 방식에 관한 정보
3. 로케이션 정보 및 촬영 장소의 당시 모습

먼저 본 컬렉션에서 확인되는 ‘1960년대 초 사용된 영화 카메라’는 3가지로, <성춘향>(신상옥), <별>(안현철), <오발탄>(유현목), <돼지꿈>(한형모), <구두닦이>(현상열), <언니는 말괄량이>(한형모), <촌놈 오복이>(임원직), <서울의 지붕밑>(이형표), <연산군>(신상옥), <임꺽정>(유현목) 등 10개 작품에서 ‘아리플렉스 카메라’가 사용되고 있으며, <악의 꽃>(이용민)에서 유일하게 ‘미첼 카메라’가 확인됩니다.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아리플렉스를 메인 카메라로 촬영한 것으로 보이는 <서울의 지붕밑>의 현장사진에서 아리플렉스 외에 ‘파르보’로 추정되는 카메라가 함께 발견된다는 점입니다.

<서울의 지붕밑> 촬영 현장 (카메라_아리플렉스35ⅡC·파르보 / 장소_서울 청진동 혹은 옥인동) 
- 이형표 기증(2007)

<악의 꽃> 촬영 현장 (카메라_미첼NC) - 정광석 기증(2017)

‘카메라워크와 조명 등 촬영 방식에 관한 정보’ 역시 본 컬렉션을 통해 눈여겨볼만합니다. <오발탄>과 <구두닦이>의 일부 현장사진에는 바닥에 트랙이 설치되어 있는 모습, 달리(dolly)와 같은 카메라 이동 수단이 확인됩니다. <서울의 지붕밑>의 로케이션 현장사진에서는 당시 대부분의 야외 촬영에서 반사판을 이용해 자연광을 사용하던 것과 대조적으로 별도의 조명기를 사용한 흔적을 찾아볼 수 있으며, <성춘향>의 현장사진에서는 정교한 컬러 촬영을 위해 색온도를 측정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오발탄> 촬영 현장 (트래킹 쇼트 촬영 / 장소_서울 소공동 조선호텔 정문 앞) - 김충남 기증(2008~2009)


<성춘향> 촬영 현장 (색온도를 재는 이형표 감독(좌)) - 이형표 기증(2007)

한편 본 컬렉션의 일부 사진은 로케이션 정보를 비롯해 촬영 장소의 당시 모습을 살펴보는 재미를 더합니다. 특히 이 사진들에는 1961년 당시의 서울 곳곳이 기록되어 있어, 현장사진이 지니는 사회문화적 가치는 더욱 특별합니다. <오발탄>의 현장사진에서는 서울 중구 소공동의 ‘조선호텔 정문’과 그 맞은편에 위치했던 ‘대한상공회의소’ 건물이 확인되는데, 대한상공회의소 건물 앞은 <구두닦이>의 주된 로케이션 장소이기도 했습니다. <서울의 지붕밑> 현장사진에는 서울 청진동 혹은 옥인동에 위치한 개량 한옥의 모습이 기록돼 있으며, <돼지꿈> 현장사진에는 1950년대 말 불광동 혹은 홍은동에 지어진 후생주택의 모습이 담겨있습니다. 한편 <임꺽정>의 현장사진에서는 개발 이전 한강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임꺽정> 촬영 현장 (장소_서울 동작동 인근 한강변) - 안영자 기증(2015)

그 밖에도 본 컬렉션의 현장사진들은 영화 참여 스태프들과 현장을 구경하는 관중들의 모습을 통해 현장의 분위기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고된 촬영이었을 테지만 스태프들의 면면에 번지는 미소와 그들의 진지한 표정에서 우리는 그들이 느꼈을 촬영의 즐거움과 열의를, 현장을 구경하러 모여든 사람들의 모습에서 그들이 느꼈을 촬영 현장의 생경함과 신기함을 함께 경험할 수 있습니다. 나아가 현장사진에 기록된 장면을 영화 속에서 찾아보고 대응시켜보는 재미는 본 컬렉션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또 하나의 즐거움일 것입니다.  

- 조사·연구: 이지윤(한국영상자료원 학예연구팀)

* 컬렉션에 대한 상세 해설 및 사진 자료들은 본 게시물 하단에 첨부된 문서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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