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 컬렉션
신상옥 검열자료 컬렉션
신상옥의 국내 연출작 65편 중 한국영상자료원이 보유한 54편의 검열자료로 구성된 컬렉션
- 공개일
- 2023-02-10
- 업데이트일
- 2025-03-19
컬렉션 해제
해제 다운로드 (PDF)신상옥 감독은 의심의 여지없이 한국영화사를 대표하는 감독 중 한 명입니다. 그는 1952년 <악야>로 데뷔한 이래, 2004년 <겨울이야기>까지 한국 극영화 65편을 연출했고, 1978년 납북 이후 북한에서 6-7편의 작품을, 그리고 할리우드에서 1편의 작품을 연출한 것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우리에게는 <지옥화>(1958), <로맨스 빠빠>(1960), <성춘향>(1961),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1961), <벙어리 삼룡>(1964), <빨간 마후라>(1963) <내시>(1968) 등의 작품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그는 감독이었을 뿐 아니라 한국영화산업에서 거대한 족적을 남긴 신필름이라는 대형 영화사를 이끈 제작자이기도 했습니다. 한국에서 뿐 아니라 북한에서도 영화를 제작했고, 1986년 탈북 이후 할리우드에서 영화제작을 하기도 한, 영화산업의 거인이자 한국을 대표하는 국제적인 영화인이기도 했습니다.
이번에 공개하는 신상옥 검열자료 컬렉션에는 그의 연출작 65편 중 한국영상자료원이 자료를 보유한 54편의 영화 검열자료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악야>에서 <어느 여대생의 고백>에 이르는 초기작 8편을 포함한 11편의 검열서류가 남아있지 않습니다. 또한 1960년대 말 소위 “섹스영화”의 포문을 연 작품인 <내시>의 경우 원 검열서류는 존재하지 않고, 복사판 상영허가 관련 서류만 존재해서 매우 아쉽습니다. 원 서류는 이 영화의 제작자가 1969년 음화제조죄로 기소되었을 당시 수사자료로 제출되어 남아있지 않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54편 검열서류의 PDF 기준 총 페이지 수는 3229쪽에 달하는데, 이는 편당 대략 60쪽 분량입니다. 편당 쪽수가 다른 감독들의 영화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은 편입니다. 이는 신상옥 감독 영화들에 대한 검열 강도가 높지 않았고, 중요한 검열 이슈가 많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라 생각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 서류들이 검열에만 해당하는 서류가 아니라 영화 행정 전반을 관장하는 서류임을 유념한다면, 이 서류들의 분량은 검열의 복잡성이 아니라 행정의 복잡성이 초래한 결과라고 해석될 수 있을 것입니다. 즉 신상옥의 영화 검열자료들 중 상당 분량은 영화 행정의 복잡성을 보여주는데, 이는 1) 그의 영화들이 대체로 제작신고에서 본편 검열까지의 기간이 길고 변경 사항이 많다는 점 2) 같은 영화에 대한 제작자의 명의가 자주 변경되었다는 점 3) 행정처리가 복잡한 합작영화, 해외 로케이션 촬영작이나 외국인 출연과 관련된 영화들이 상당수 포함되었다는 점 4) 흥행작들의 경우 복사판이나 재상영, 상영기간 연장 관련 서류들이 상당 분량을 차지한다는 이유들 때문입니다.
1960-70년대 이만희, 유현목, 김기영 등 다른 유력한 감독들과 달리, 검열로 크게 문제가 된 신상옥의 영화들은 그렇게 많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상옥 감독에게 검열 관련 이슈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대표적으로 음화제조죄로 조사를 받은 <내시>(1968)나 검열에서 삭제되었거나 검열본에 포함되지 않은 예고편 장면을 삽입하여 신프로덕션을 허가 취소하게 만든 <장미와 들개> 사건을 들 수 있겠습니다.
대담한 에로티시즘을 표현했다는 이유로 개봉 당시부터 화제가 되었고, 이후 1969년부터 1971년 사이 소위 “섹스영화 붐”을 이끌었던 영화로 평가받는 <내시>는 <너의 이름은 여자>(이형표, 1969), <벽속의 여자>(박종호, 1969)와 함께 음화제조 혐의로 검찰에 입건되며 당시 한국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이후 기소의 결과가 어떻게 되었는지에 대해서는 자료가 남아있지 않아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안타깝게도 이 영화에 대한 서류로는 복사본 상영 관련 자료만이 남아있어, 이 영화의 제작과정에서 검열당국이 어떻게 판단했고 검열자와 피검열자 간 어떤 논의가 이루어졌는지를 알 수는 없습니다.
<장미와 들개>는 홍콩 구아전영공사와의 합작으로 기획된 영화로 1975년 3월 제작허가를 얻어, 1975년 6월 화면삭제 2, 자막삭제 1개처 총 3개처의 제한사항을 받고 예고편 검열을 통과하였습니다. 1975년 11월 하순 스카라극장에서 예고편이 상영되기 시작했는데, 학생들이 볼 수 있는 예고편에 “노골적인 누드와 베드신”이 예고편으로 나온다는 민원이 제기되었고, 이는 여러 일간지 기사를 통해 크게 문제가 되었습니다. 이에 문공 당국은 조사를 벌여, 신프로덕션이 문공부에 검열신청했을 때는 없던 장면과 검열과정에서 삭제된 장면을 임의로 추가하여 상영한 것을 확인했습니다. 행정조치는 매우 신속하고 과감하게 이루어졌는데, 11월 26일 사실을 확인한 문공당국은 11월 28일 불과 이틀만에 영화사의 허가를 취소한 것입니다. 이 영화의 검열서류에는 이 상황에 대한 구체적 정황이 가시적으로 남아있지는 않습니다. 다만 10월 31일 합작조건의 미준수 이유로 본편 검열 불합격 판정을 내린 문공 당국이 11월 19일에 재접수된 서류에 대한 판단을 미루다, 해당 사건이 벌어진 11월 27일에야 내용을 검토중이라는 중간 회신을 하고 28일 영화사 허가를 취소한 것으로 보아, 11월 하순에 예고편의 문제를 인지하고 있었으리라는 추정을 할 수 있습니다.
그 외에도 불교를 모욕하였다는 이유로 조계종으로부터 항의를 받아 추가 장면 삭제가 이루어졌던 <꿈>(1967), 1975년 신설된 확대 검열반의 적용 사례였던 <여수 407호>(1976), 박정희 정권기 김형욱의 실종 사건을 영화화하여 보수 사회단체로부터 상영중지 탄원을 받았던 <증발>(1994), (위장) 합작영화의 서류행정을 보여주는 <연애도적>(1971) 등 이 컬렉션에는 영화검열과 행정의 다양한 면모를 보여주는 자료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컬렉션을 통해 신상옥의 영화세계나 신필름의 역사, 나아가 한국영화의 검열과 행정에 대한 보다 풍부하고 실제적인 통찰을 얻을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이번에 공개하는 신상옥 검열자료 컬렉션에는 그의 연출작 65편 중 한국영상자료원이 자료를 보유한 54편의 영화 검열자료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악야>에서 <어느 여대생의 고백>에 이르는 초기작 8편을 포함한 11편의 검열서류가 남아있지 않습니다. 또한 1960년대 말 소위 “섹스영화”의 포문을 연 작품인 <내시>의 경우 원 검열서류는 존재하지 않고, 복사판 상영허가 관련 서류만 존재해서 매우 아쉽습니다. 원 서류는 이 영화의 제작자가 1969년 음화제조죄로 기소되었을 당시 수사자료로 제출되어 남아있지 않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54편 검열서류의 PDF 기준 총 페이지 수는 3229쪽에 달하는데, 이는 편당 대략 60쪽 분량입니다. 편당 쪽수가 다른 감독들의 영화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은 편입니다. 이는 신상옥 감독 영화들에 대한 검열 강도가 높지 않았고, 중요한 검열 이슈가 많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라 생각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 서류들이 검열에만 해당하는 서류가 아니라 영화 행정 전반을 관장하는 서류임을 유념한다면, 이 서류들의 분량은 검열의 복잡성이 아니라 행정의 복잡성이 초래한 결과라고 해석될 수 있을 것입니다. 즉 신상옥의 영화 검열자료들 중 상당 분량은 영화 행정의 복잡성을 보여주는데, 이는 1) 그의 영화들이 대체로 제작신고에서 본편 검열까지의 기간이 길고 변경 사항이 많다는 점 2) 같은 영화에 대한 제작자의 명의가 자주 변경되었다는 점 3) 행정처리가 복잡한 합작영화, 해외 로케이션 촬영작이나 외국인 출연과 관련된 영화들이 상당수 포함되었다는 점 4) 흥행작들의 경우 복사판이나 재상영, 상영기간 연장 관련 서류들이 상당 분량을 차지한다는 이유들 때문입니다.
1960-70년대 이만희, 유현목, 김기영 등 다른 유력한 감독들과 달리, 검열로 크게 문제가 된 신상옥의 영화들은 그렇게 많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상옥 감독에게 검열 관련 이슈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대표적으로 음화제조죄로 조사를 받은 <내시>(1968)나 검열에서 삭제되었거나 검열본에 포함되지 않은 예고편 장면을 삽입하여 신프로덕션을 허가 취소하게 만든 <장미와 들개> 사건을 들 수 있겠습니다.
대담한 에로티시즘을 표현했다는 이유로 개봉 당시부터 화제가 되었고, 이후 1969년부터 1971년 사이 소위 “섹스영화 붐”을 이끌었던 영화로 평가받는 <내시>는 <너의 이름은 여자>(이형표, 1969), <벽속의 여자>(박종호, 1969)와 함께 음화제조 혐의로 검찰에 입건되며 당시 한국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이후 기소의 결과가 어떻게 되었는지에 대해서는 자료가 남아있지 않아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안타깝게도 이 영화에 대한 서류로는 복사본 상영 관련 자료만이 남아있어, 이 영화의 제작과정에서 검열당국이 어떻게 판단했고 검열자와 피검열자 간 어떤 논의가 이루어졌는지를 알 수는 없습니다.
<장미와 들개>는 홍콩 구아전영공사와의 합작으로 기획된 영화로 1975년 3월 제작허가를 얻어, 1975년 6월 화면삭제 2, 자막삭제 1개처 총 3개처의 제한사항을 받고 예고편 검열을 통과하였습니다. 1975년 11월 하순 스카라극장에서 예고편이 상영되기 시작했는데, 학생들이 볼 수 있는 예고편에 “노골적인 누드와 베드신”이 예고편으로 나온다는 민원이 제기되었고, 이는 여러 일간지 기사를 통해 크게 문제가 되었습니다. 이에 문공 당국은 조사를 벌여, 신프로덕션이 문공부에 검열신청했을 때는 없던 장면과 검열과정에서 삭제된 장면을 임의로 추가하여 상영한 것을 확인했습니다. 행정조치는 매우 신속하고 과감하게 이루어졌는데, 11월 26일 사실을 확인한 문공당국은 11월 28일 불과 이틀만에 영화사의 허가를 취소한 것입니다. 이 영화의 검열서류에는 이 상황에 대한 구체적 정황이 가시적으로 남아있지는 않습니다. 다만 10월 31일 합작조건의 미준수 이유로 본편 검열 불합격 판정을 내린 문공 당국이 11월 19일에 재접수된 서류에 대한 판단을 미루다, 해당 사건이 벌어진 11월 27일에야 내용을 검토중이라는 중간 회신을 하고 28일 영화사 허가를 취소한 것으로 보아, 11월 하순에 예고편의 문제를 인지하고 있었으리라는 추정을 할 수 있습니다.
그 외에도 불교를 모욕하였다는 이유로 조계종으로부터 항의를 받아 추가 장면 삭제가 이루어졌던 <꿈>(1967), 1975년 신설된 확대 검열반의 적용 사례였던 <여수 407호>(1976), 박정희 정권기 김형욱의 실종 사건을 영화화하여 보수 사회단체로부터 상영중지 탄원을 받았던 <증발>(1994), (위장) 합작영화의 서류행정을 보여주는 <연애도적>(1971) 등 이 컬렉션에는 영화검열과 행정의 다양한 면모를 보여주는 자료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컬렉션을 통해 신상옥의 영화세계나 신필름의 역사, 나아가 한국영화의 검열과 행정에 대한 보다 풍부하고 실제적인 통찰을 얻을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연구기획 및 진행: 조준형(학예연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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