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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62개
정확도 순 필터
영화정보
이티
- 감독
- 스티븐 스필버그
- 제작년도
- 1982
- 출연
- 헨리 토마스, 로버트 맥노튼, 드류 배리모어, 디 월라스, 피터 코요테, K.C. 마르텔, 신 프리에, C. 토마스 하우웰 , 데이빗 버크슨, 데이빗 칼베르그, 에리카 엘레니악, 윌 파울러 주니어, 바바라 하트넷, 밀트 코건, 알렉산더 람포네, 로버트 머피, 로버트 페사벤토, 탐 쉐리, 메리 스타인, 데이빗 M. 오델, 리차드 스윙글러, 미첼 서스킨
플레이모빌:해적섬의 비밀
- 감독
- 알렉산더 E. 소콜로프
- 제작년도
- 2009
수집자료
외계의 방문자
- 매체규격
- VHS
- 상영시간
- —
- 자막
- —
- 보관위치
- —
엑스트라(EXTRA)
- 매체규격
- VHS
- 상영시간
- —
- 자막
- —
- 보관위치
- —
The Extra Girl & The Gusher
- 매체규격
- DVD
- 상영시간
- —
- 자막
- —
- 보관위치
- —
Extra Special !
- 매체유형
- CD
- 연주시간
- 58:11
Extra Time amsterdam loeki stardust quartet
- 매체유형
- CD
- 연주시간
- 57:45
Extra Ordinary
- 매체유형
- CD
- 연주시간
- —
E.T. THE EXTRA-TERRESTRIAL
- 매체유형
- 기타
- 보관위치
- —
Variety
- 실물구분
- 아날로그
- 매체유형
- 연속간행물
- 보관위치
- —
EXTRA RELEASE
- 실물구분
- 디지털파일
- 매체유형
- 제작관련문서
- 보관위치
- —
エキプ·ド·シネマ(에큅 드 시네마)
- 실물구분
- 아날로그
- 매체유형
- 연속간행물
- 보관위치
- —
콘텐츠
이것은 감자인가 아니면 고구마인가?
김정민 감독의 < 감자 >는 한편의 이야기를 전개하는 영화이기 이전에 여러 기괴한 볼거리를 과시적으로 전시하는 쇼에 가깝다. 바닷가가 내려다보이는 강원도 어느 감자밭에서 벌어진 살인사건을 둘러싼 경찰, 농부, 천치 사이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원씬 원컷으로 촬영한 이 단편영화의 매력은 원시성에 있다. 여기서 말하는 원시성이란 영화가 역사적으로 말하기(telling)를 획득하기 이전부터 태생적으로 가지고 있었던 보여주기(showing)의 역량과 관련이 있다. <감자>는 살인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출동한 경찰, 고구마밭을 감자밭이라고 우기는 농부, 감자밭에서 경찰을 내쫓으려는 천치 사이에서 우발적, 기습적, 충격적으로 발생하는 대사, 몸짓, 사건을 활용해 끊임없이 관객의 흥미를 유발하는 것이 특징인 작품이다. 이 작품은 스릴러 장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이야기의 얼개를 가지고 있다. 스릴러 장르의 관습이 그러한 것처럼 <감자>에도 미스터리한 사건과 인물이 있고, 사건을 둘러싸고 쫓고 쫓기는 긴장 관계가 있다. 하지만, 이 작품은 미궁에 빠진 사건의 진상을 파헤치는 방식으로 서사를 진행하기보다는 핵심 사건의 진상이 드러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상황과 관련된 다양한 볼거리를 전시한다. 을씨년스러운 강원도 어느 바닷가 근방에 있는 감자밭의 풍경, 배우들의 다소 별난 몸짓, 관객의 예측을 벗어나는 우발적 상황 등이 이 영화의 주요 볼거리이다. 이와 더불어 바닷가가 보이는 어느 밭을 익스트림 롱샷으로 보여주는 오프닝이나 줌인, 패닝, 틸팅 등으로 배우들의 연기를 따라가면서 프레임의 경계를 확장하는 카메라의 움직임 또한 이 영화의 볼거리이다. 시각적으로 무언가를 보여주는 것에 집중하는 이 영화의 특징은 ‘어트랙션 영화(cinema of attraction)’라는 개념을 통해 설명할 수 있다. 영화학자 톰 거닝은 아직 영화라는 매체에 서사가 도입되기 이전에 만들어진 작품의 핵심적인 특징을 설명하기 위해 어트랙션 영화라는 용어를 고안했다. 그는 초기 무성영화가 관객의 호기심을 자극하거나 관음증적인 시선을 유발하기 위해 시각적인 볼거리를 제공하는 관습을 가지고 있었다고 평가했다. 그의 이론은 세르게이 에이젠슈테인의 어트랙션 몽타주를 개념적으로 참고했는데, 에이젠슈테인이 말하는 어트랙션은 크게 다음의 두 가지를 염두에 둔 것이다. 그것은 한편으로는 서커스, 보드빌, 놀이공원 등과 같은 근대적인 여가 문화를 그리고 다른 한편으로 그것은 그로테스크한 연극에서 나타나는 기괴한 무대, 의상, 연기와 관련이 있다. 에이젠슈테인은 어트랙션이 공격적인 방식으로 관객의 감각, 심리, 지각에 영향을 미친다고 보았다. 어트랙션에 관한 이런 논의에 따르면, 영화에서 쓰이는 어트랙션은 관객이 다양한 볼거리를 바라보면서 작품 속 세계를 온몸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장치에 가깝다. <감자>를 구성하는 여러 기괴한 이미지들은 이 작품을 하나의 슬랩스틱 코미디에 가깝게 만든다. 이 영화의 웃음 코드는 특정 상황에 대한 오인과 그러한 상황 속에서 벌어지는 배우들의 기괴한 몸짓에 기초한다. 통상적으로 코미디 영화에서 오인은 특정 상황에 대한 등장인물의 무지로부터 발생한다. 예를 들어, 길거리를 어느 인물이 무언가에 걸려 넘어지는 모습이 그러하다. <감자>의 오인은 이야기가 시작하면서부터 발생해 이야기가 끝날 때까지 유지된다. 영화의 시작 부분은 대략 이러하다. 살인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경찰이 밭에 도착하면, 농부가 경찰을 향해 걸어온다. 경찰은 자신의 눈앞에 있는 고구마밭의 주인을 찾는데, 농부는 그 밭이 감자밭이라고 주장한다. 여기서 누구의 말이 진실일까? 국내의 경우에 한정해서 말하자면, 역사적으로 감자라는 단어는 고구마라는 단어와 구분이 되지 않았다. 18세기에 중국으로부터 감자가 유입되기 전까지 국내에는 고구마라고 불리는 작물만 있었다. 하지만 감자가 국내에 들어온 이후 그것의 생김새가 고구마와 유사하다는 이유로 고구마 또한 감자라고 불렸다. 고구마는 19세기 후반이 되어서야 제 이름으로 불릴 수 있었다. 이런 맥락을 고려하면, <감자>에서 한 농부가 고구마나 감자나 전부 감자라고 주장하는 것이 마냥 터무니없는 소리는 아니다. 주목할 부분은 이 작품에서 농부가 감자라고 지칭하는 대상은 정작 감자도 고구마도 아니라는 점에 있다. 오히려 그 농부는 땅속에 묻힌 시체를 가리켜서 감자라고 우긴다. 영화는 감자밭에 파묻혀 있던 시신의 일부가 드러나는 순간부터 농부에 의해서 유지된 오인의 상황에서 웃음기를 거둬들인다. 진실과 거짓의 위계가 무너져 내린 그 상황 속에서 모든 것은 의심의 대상이 된다. 그런 상황에서 경찰이 바라보는 농부는 더 이상 평범한 농부가 아니며 그가 바라보는 천치는 더 이상 인지능력이 부족한 그런 사람이 아니다. 이 영화의 또 다른 웃음 코드는 오인과 관련된 상황에서 벌어지는 기괴한 상황, 사건, 몸짓과 관련이 있다. 과거 찰리 채플린과 같은 코미디 배우들이 자신들의 신체와 몸짓을 통해서 관객에게 웃음을 제공했던 것처럼, 이 작품 또한 배우들이 무언가에 걸려 넘어지거나, 무언가를 피해 달아나거나, 바닥을 기어가는 모습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그 몸짓들은 롱테이크의 미학 속에서 사실적인 성격을 갖지만, 그 사실성을 위해 연출자와 배우들은 주변 환경을 이용하는 방법과 배우들 사이의 연기의 합을 수학적으로 미리 계산했을 것이다. 즉, 이 영화의 사실성은 논픽션에서 기대되는 우연적이고 비-연출적인 요소보다는 픽션에서 기대되는 계산적이고 연출적인 요소에서 비롯된 것이다. 한편, 이 영화에서 배우들의 기괴한 몸짓 중 일부는 관객의 오인, 즉 특정 장면에 대한 관객의 예측이 실패하는 상황을 유도한다. 예를 들어, 이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시신이 살아 움직이는 모습이 그러하다. 죽은 줄 알았던 신체가 살아 움직인다는 설정, 즉 산 주검(living dead)은 과거 어트랙션 영화가 즐겨 활용했던 소재 중 하나였다. <기이한 마차 사고(An Extraordinary Cab Accident)>(1903)의 경우 한 남성이 마차에 치여 숨지는 장면으로 시작해서 죽은 줄 알았던 그 남성이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일어나서 주변 사람들에게 웃음을 짓는 모습으로 끝이 난다. 이러한 작품들은 교통사고, 살인, 죽음 등에 대한 공포를 활용해서 충격과 웃음을 동시에 제공한다는 특징이 있다. 그런 점에서 보자면, <감자> 또한 삶과 죽음의 경계를 넘나들면서 기괴한 볼거리로 가득한 상황, 사건, 몸짓을 만들어내는 작품들과 가족 유사성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처럼 시각적인 볼거리를 통해서 관객의 감각을 자극하고 지각에 혼란을 일으키는 이 작품은 영화라는 매체가 가지고 있는 보여주기와 관련하여 두 가지의 성찰을 제공한다. 하나는 눈에 보이는 것을 바라보는 영화적 경험, 다른 하나는 눈에 보이는 것에 관한 오인과 무지에 기초한 영화적 경험이다. 김정민 감독의 <감자>는 예술이 관객에게 호기심, 쾌락, 관음증을 자극하는 시각적인 볼거리이며, 그러한 바라보기의 경험이 일어나는 동안 관객의 상상력에 의한 판단과 오인이 허구적인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을 시험한다. 결과적으로 이 영화는 보여주기의 충실성이 이야기의 가능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한다. (관련글) 1. 우리는 달팽이의 시간 속에 살고 있다 - <달팽이>(2020), 2022.04.21. 2. 나와 유령이 함께 하는 시간 - <탈날탈>(2018), 2022.05.31. 3. 타인의 그림자를 집어삼키는 법 - <햄스터 죽이기>(2021), 2022.06.29. 4. 얼굴 없는 영화, 등으로 말하는 영화 - <말투>(2020), 2022.07.27. 5. 사랑의 약속으로 하나가 되는 세계 - <우리의 낮과 밤>(2020), 2022.08.25. 6. 이 몸체의 주인을 찾습니다 - <매미>(2021), 2022.09.23. 7. 이것은 감자인가 아니면 고구마인가? - <감자>(2018), 2022.11.08. 8. 일상을 적시는 시간들 - <햇볕을 볼 시간>(2022), 2022.11.21. 9. 찢김의 고통을 극복할 날을 기다리며 - <자르고 붙이기>(2022), 2022.12.06.
[2주의시네마테크]여름방학 특선 - <구니스> <빅> <이티>
1. 어렸을 때, 영화 속에서 조금이라도 무섭거나 긴장되는 장면이 나오면 엄마는 내 두 눈을 가렸다. 그럴 때마다 나는 손가락 사이로 그 장면들을 볼 수 있었다. 이티와 자전거와 소년이 처음 날아오르던 그 순간이 아직도 기억난다. 자전거가 절벽으로 살짝 떨어지는 듯하다가 존 윌리엄스 스코어의 도움을 받아 다시 공중으로 부양할 때, 사람들은 박수를 쳐대며 환호성을 질렀다. 아이들만 그랬던 게 아니다. 아저씨 아줌마 할 것 없이 모두가 그랬다. 그 시절의 극장 풍경은 지금과는 조금 달랐던 것이다. 지금이야 최대한 소리를 내지 않는 것이 관객으로서의 의무이지만 그땐 소리를 내며 반응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난 엄마의 손가락 사이로 그 광경을 목격했다. 인디아나 존스가 굴러오는 돌을 피해 달아나다가 가까스로 빠져나왔는데, 소중한 모자가 아직 동굴 안에 떨어져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을 때, 존스는 손을 뻗어 결국에는 모자를 구해낸다. 바로 그 순간에도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모과이가 장난감 자동차를 타고 질주하는 장면(< 그렘린 >)과 배낭 속에서 튀어나온 권투 글러브가 악당의 얼굴을 때리는 장면(< 구니스 >)도 마찬가지였다. 이 모든 순간마다 엄마의 손가락과 사람들의 환호성과 열정의 박수가 겹쳐져 있었다. 그때마다 얼마나 두근거렸는지 모른다. 2. < 구니스 The Goonies > 아마도 그것은 일종의 속임수였을 것이다. 우리 가족은 일간지 신문에 ‘스티븐 스필버그의 구니스 대개봉’ 광고가 실리자 외출 일정을 잡았다. 그러나 스크린이 밝아지고 스태프 롤이 떠오를 때 알게 되었다. 이번에도 스필버그가 감독한 영화가 아니었다. 또 한 번 속았다. 80년대의 많은 영화들이 그런 전략을 취했다. 메인 포스터에 커다랗게 ‘스티븐 스필버그’라고 쓰여있으면 그건 일종의 재미 보증서 같은 역할을 했다. < 피라미드의 공포 >도 그랬고, < 그렘린 >도 그랬다. 그 사기 행각의 결말은? < 구니스 >는 내 인생의 영화 중 하나로 남아있다. 이 영화에는 정말 멋있고 매력적인 소년 소녀들이 잔뜩 나온다. 구니스의 리더, 션 오스틴은 동굴 밖으로 나가야 한다는 아이들의 주장에 맞서 천식 호흡기를 들고 버텼다. “지금 다시 세상 밖으로 나가면 그곳은 우리의 하늘이 아니야, 하지만 이곳은 우리의 세상이지. 구니스의 세상.” 뭐 이런 식의 대사를 하고 천식 호흡기를 휙 빨아들이는 그 모습, 카스리스마가 엄청나다. 난 케 후이 콴의 배낭 속이 궁금했다. 어린 아이계의 맥가이버라고 할 만한 발명 소년의 핵심기술이 그 가방 안에 모두 들어 있었을 것이다. 미끄러지고, 달리고 물에 빠지고 하는 모험의 세계에서, 케 후이 콴의 손재주가 더 즐거운 길을 인도해 주었던 것이다. 나머지 아이들도 저마다 멋진 선택을 하며 마을을 구해내는 데 일조한다. 그런데 < 구니스 >의 가장 결정적인 장면은 마지막에 나온다. 모험이 끝나고, 션 오스틴은 담요를 두르고 상념이 잠겨있다. 그때 그를 리더로 인정해준 형의 여친이 다가와 볼에 뽀뽀를 해주는 것이다. 동굴 속에서는 누군지 모르고 키스했지만, 이번엔 다르다. 예쁜 누나의 뽀뽀를 받은 션 오스틴은 천식기를 던져 버리고 어른이 되었음을 실감한다. 풍문에 따르면 그렇게 소년들은 성장한다고 한다. < 빅 Big > 어느 날, 동네에서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비디오 가게에 < 빅 > 이라는 영화가 나왔는데, 물건이라고. 처음엔 관심이 없었지만 친구가 비디오를 빌리는 데 성공하자, 어느새 그의 집 소파에 앉아 상기된 표정으로 영화의 시작을 기다렸다. 어느새 비디오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었던 것이다. 영화는 어린아이가 어른이 되는 이야기였다. 어른이 된 톰 행크스는 어린이의 감각으로 장난감을 만들어 어른들의 세계에서 능력을 인정받는다. 아이들의 욕망을 완벽하게 건드리는 스토리 라인, 톰 행크스의 당황하는 연기가 포인트다. 흠뻑 빠져 2시간이 지나갔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우리의 눈길을 가장 사로잡은 건 톰 행크스에게 여자친구가 생겼을 때였다. 데이트를 마치고 두 사람은 같이 하룻밤을 보내기 위해 집으로 돌아온다. 그녀가 웃옷을 벗는다. 그리고 불을 끈다. 그렇게 암전인가, 싶은 그 찰라, 그러나 톰 행크스가 다시 불을 켰다. 우리는 소년들의 취향을 확실히 저격하는 페니 마셜의 연출기법에 혀를 내둘렀다. 나와 친구들은 다시 축구공을 들고 운동장으로 갔지만, 공차기에 집중할 수 없었다. 머릿속을 가득 메운 그 장면이 떠나질 않았다. 노을이 지고 어둠이 내렸다. 그 어둠 속에서 공을 차며 나는, 또 한번 어른이 되어 가고 있음을 깨달았다. < 이티 E.T.: The Extra-Terrestrial > 내 기억에 < 이티 >는, 우리나라에서 개봉하기 전부터 신드롬을 불러일으켰다. 웬만한 동네 형들 집에는 이티 인형 하나쯤은 다 있었고, 식빵같이 생긴 이티의 머리라는 노래를 다들 부르고 다녔고, 영화를 보기도 전에 이티의 슬픔을 이해한다는 아이들도 존재했다. 이티는 뒤뚱거리며 소년에게 다가왔고, 뒤뚱거리며 아이들의 친구가 되어주었다. 친구가 된 이티와 아이들은 자전거를 타고 온갖 모험을 벌이다가 공중부양을 하며 이 세계를 내려다본다. 꿈 같은 일이었다. 눈을 감으면 그 꿈결 같은 공기를 만끽하던 그 첫 번째 관람체험이 아직도 생각난다. 내 생각에 < 이티 >는 영화사상 어린아이의 마음을 가장 잘 아는 영화이며, 외계에서 온 생명체의 마음에까지 동화시키는 거의 유일한 영화이다. 난 관객의 감정 컨트롤을 이렇게까지 잘하는 영화를 본 적이 없다. 즐거움과 슬픔, 공포와 불안을 요리조리 오가는 이 영화의 연출에는 경외감 마저 든다. 이 영화를 처음 보았을 때, 나는 엘리엇이라는 소년에 동화되었다. 몇 년 뒤에 봤을 때는 이티에 감정이입이 되었고, 그다음엔 열쇠남(피터 코요테)에 공감했다. 지금은 소년의 엄마에 정이 간다. 이런 식이다. 언제나 다른 각도에서 영화를 보게 만드는 힘으로 < 이티 >는 2016년 여기까지 왔다. 또 한 번 영상자료원 스크린에 도착할 이티를 생각하니, 또 얼마나 두근거리는지 모른다. 3. 돌이켜 보니, 애초에 설렘이라는 감정이 있었다. 엄마의 손가락 사이에서 시작된 영화 관람 모험이, 이제는 다른 방식으로 변형되어 아직까지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지금 어린 세대들은 어떨까? 그들만의 레전드가 따로 있을 것이고, 생각만 해도 설레는 영화 목록 또한 존재할 것이다. 하지만 나와 비슷한 또래의 많은 사람들에게는 (다른 종류의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었겠지만) 여기, 이 영화 리스트가 정답이다. 이번 기획전이야말로 당신을 다시 설레게 할 유일한 기회일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다른 세대에게는? 내가 보증한다. 이 리스트는 단순한 추억거리가 아니다. 영화 각각의 흥분지수가 워낙 높아서 2016년 관객들에게도 먹혀들 것이 확실하다. 그러니 뭘 해야 할까? 꿈과 모험과 낭만이 가득한 서울특별시 마포구 월드컵북로 400(상암동) 한국영상자료원 지하 1층으로 지금 당장 달려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