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영화의 대체재로서 새로운 융합시장을 만드는 애니메이션의 세계
< 아바타 >의 흥행 속에서 미국의 오스카상을 시상하는 영화예술아카데미협회의 심사위원회는 고민에 빠졌다. 과연 아바타의 연기로 표현되는 배우들의 모션 캡쳐 데이터를 연기상에 포함할 수 있느냐는 것이었다. 물론, 이러한 논쟁은 < 반지의 제왕 >에 등장하는 골룸역과 < 혹성탈출: 진화의 시작 >의 킹콩 역 등의 무수한 동작연기를 해온 명배우 앤디 서키스의 경우에도 그렇다. 뛰어난 눈빛 연기와 동작을 보여주는 앤디 서키스의 경우에도 본인의 모습이 직접 등장하지 않는 것과, 본인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특수효과 애니메이션 회사의 기술적 표현이 더해졌다는 것이 심사대상으로서의 공정성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 반지의 제왕 >에 이은, 피터 잭슨 감독의 < 호빗: 뜻밖의 여정 >과 리안 감독의 < 라이프 오브 파이 > 등의 3D 특수효과 영화에서도 애니메이션의 표현은 이제 효과의 차원을 넘어선 새로운 기술적 리얼리즘을 보여준다. 영상이 상품이 된다는 것은 실제로 보기 힘든 장면의 초현실적 표현에서 출발한다. 그러므로 보다 더 감각적인 스펙터클의 과장과 왜곡은 애니메이션의 특수효과가 영상의 필수재로서 기능할 수 있도록 기술적 진화를 촉발시킨다. 3D 애니메이션의 고질적 문제였던 밝기의 조명기술도 해결되기 시작했고, 48프레임의 HFR(High Frame Rate)방식은 결정적으로 움직임의 불연속적인 이질감을 상당 부분 감소시킨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숙제로 남는 것은 3D 애니메이션이 보여주는 깊이감과 실재감이 기존 스토리텔링에 빠져드는 관객들의 몰입감을 방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재적인 생동감을 극대화하다 보면, 기술적인 인위성이 영화적 리얼리티를 감소시키는 생체리듬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결국, 영상을 감상하는 관객 위주의 제작방식보다는 제작자 위주의 의도성이 영화적 상상력의 한계를 고정시킨다는 것이다. 애니메이션적 표현의 영상이 지닌 마지막까지의 숙제가 아닐까 싶다. 애니메이션은 이제 게임의 한 부분으로서 존재하지 않고, 게임의 새로운 세대를 진화시키는 장치적 역할을 극대화하기도 한다. 초기 아케이드게임에서 애니메이션의 영상은 아이콘(icon)화된 모델의 기호학적 움직임을 대행하는 역할에 국한되었다. 그래서 일정한 모델링의 디자인과 한정된 움직임, 그리고 제한된 기술력의 표현으로 게임이라는 레이아웃을 시각적으로 보여주는데 그쳤다. 하지만, 비디오게임이 본격적으로 개발되고, 닌텐도, 세가, 소니, MS 등의 4파전이 활성화되면서 3D 애니메이션의 표현적 영역은 무한대로 확장되기 시작한다. 벽걸이형 TV의 화질이 개선되고, 반응속도가 빨라지면서 게임 속 애니메이션의 표현력은 실재 게임의 스토리라인을 이해도 높은 영상으로 복원시켜주는 ‘프롤로그 애니메이션’ 혹은 ‘에필로그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었고, 이렇게 제작된 부분적 애니메이션의 완성도는 추후, 적극적인 투자와 제작으로 극장용 장편으로 확대되어 여러 시즌제작으로 상영되기도 한다. 그리고 온라인게임의 게임엔진기술이 혁신을 거듭하면서 다양한 앵글과 연출력이 수반되고, 실재적인 리얼리티가 극대화되면서 게이머가 직접 체험하는 정도의 느낌을 제공하는 슈팅게임 및 롤플레잉게임 등의 현실감이 구현되기 시작한다. 축구게임의 리얼리티를 구현하기 위해 유명 프로축구 스타선수들의 플레이어는 특수제작된 축구화의 디지털 칩으로 실시간 동작 모델링이 진행되고, 기록된다. 패스, 드리블, 헤딩, 슈팅 등의 동작은 실재 선수의 동작과 동일한 세기와 스피드로 보여지고, 게이머들은 스스로 프로선수가 되어 게임에 참가하는 리얼리티를 체험한다. 기능성 게임으로 세계최고수준을 자랑하는 국내 스크린골프의 경우에도 실재 동계훈련의 실내프로그램으로 국가대표선수들이 훈련할 정도의 리얼리티를 구현해내고 있다. 복잡한 골프장 코스의 다양한 곡면과 배경들이 바람의 영향을 실시간으로 표현해내고 골프공의 동선에 따라 골프장 화면의 앵글이 다양화되는 첨단기술을 애니메이션에 적극적으로 표현해낸다. 이제 애니메이션이 표현해내는 영상은 TV와 극장, 그리고 DVD 및 블루레이 등의 한정된 플랫폼을 넘어서고 있다. 우리의 실생활에 가깝게 그리고 더욱 다양하게 플랫폼을 개발해내는 프로듀서의 역할로 그 기능을 확대재생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