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olut Eternity
- 감독
- 김미희, 오혜리
- 제작년도
- 2013
2002년 | 좋은영화, 영화사 시선 감독: 장규성 | 각본: 손재곤 | 각색: 이원재 이원형 | 제작: 김미희 한지승 안영준 | 기획: 강우석 | 촬영: 김윤수 | 미술: 오상만 강승용 | 음악: 손무현 CAST 무라카미: 김수로 | 황보: 임원희 | 하나코/상미: 김정은 | 갑두: 서태화 2002년은 한국영화가 아마 가장 폭주했던 시기였습니다. 과감하고 극단적인 시도들이 이어졌죠. 흥행 재난을 맞이하긴 하지만 <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 >( 장선우 )이 파격적인 기획이었다는 건 부정할 수 없습니다. 박찬욱 감독의 < 복수는 나의 것 >이 나왔던 것도 2002년이었죠. < 죽어도 좋아! >( 박진표 )나 < 철없는 아내와 파란만장한 남편, 그리고 태권소녀 >( 이무영 ) 같은 영화도 있었습니다. 그런 면에서 장규성 감독의 < 재밌는 영화 >도 ‘2002년스러운’ 영화였습니다. 할리우드에나 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패러디 영화였는데요, 무려 33편의 한국영화가 코믹하게 인용됩니다. 월드컵 한일 공동 개최를 반대하는 일본 천군파는 기념 공연이 이뤄지는 곳에 폭탄을 설치할 계획을 세웁니다. 그 중심엔 한국은 무조건 싫어하는 무라카미가 있죠. 김수로가 역할을 맡았는데요, 단정한 양복에 뿔테안경을 쓴 지적인 모습이었지만… 곧 부채춤을 추는 족두리 한복 차림으로 바뀝니다. <재밌는 영화>는 전주시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았습니다. 이 날 촬영도 전주에 있는 소리문화의 전당에서 이뤄졌죠. 관객으로 무려 2,000명의 엑스트라가 동원되어야 하는 신이었는데요, 대규모 군중 역시 전주시의 도움으로 쉽게 모을 수 있었습니다. 부채춤을 추는 공연자들은 전주예고 무용과 학생들이었습니다. 한편 붉은 악마들 옆엔 이 날 사건을 막기 위해 남한의 KP 요원 황보(임원희)가 있습니다. 황보는 일본에서 온 저격수 하나코/상미(김정은)와 러브라인을 형성합니다. <쉬리>(강제규. 1999)의 한석규-김윤진 커플에 대한 패러디죠. 천군파가 무대에 설치한 폭탄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습니다. 그러자 상미는 직접 무대 위로 올라가 폭탄을 손에 들고 소리칩니다. “모두 꼼짝 마!” 이 시기 대한민국에서 가장 바빴던 배우였던 김정은은 촬영 기간 과로로 쓰러지기도 했다고 하네요. 하지만 현장에서 집중력 만큼은 최고였습니다. 남한의 대통령(김인문), 북한의 국방위원장(정진각) 그리고 일본 천황(정재진)이 한 자리에 모여서 공연을 관람하고 있습니다. 2,000명의 엑스트라와 세 대의 카메라가 동원된 대규모 현장이었습니다. 이 영화로 데뷔하는 장규성 감독에겐 다소 버거울 수도 있지 않을까 싶었지만…. 확성기를 들고 현장을 지휘하는 모습은 베테랑 감독을 연상시켰습니다. 10년 동안 연출부 생활을 했고, 특히 김상진 감독과 세 작품을 함께 하면서 쌓은 내공 덕분 아닐까 싶습니다. 장규성 감독이 김정은에게 장면 컨셉을 전하고 있습니다. 당시 김정은은 밝고 코믹한 이미지로 사랑 받는 스타였죠. 첫 영화도 역시 코미디 장르로 선택했는데요, “고정된 이미지란 대중이 그 배우에게 가장 보고 싶어하는 이미지”라고 이야기합니다. 공개된 또 하나의 신은 도심 총격 액션 장면이었습니다. <쉬리>에서 가져온 신이죠. 촬영 장소는 역시 전주시의 전격적인 협조로 전주시의회 앞 도로에서 대대적인 교통 통제와 함께 이뤄졌습니다. 버스를 장악한 무라카미가 기관총을 난사합니다. 건너편에선 남한의 KP 요원인 황보와 갑두(서태화)가 대응합니다. 긴장감 넘치는 장면인데… 뭔가 지나치게 진지한 모습이 오히려 웃음을 자아냅니다. 천군파 요원인데요, 앞에 있는 김학규는 1990년대에 큰 인기를 끌었던 그룹 ‘노이즈’의 멤버였습니다. 뒤에 있는 사람은… 낯이 익으실 텐데요 배우 임형준입니다. <쉬리>에선 OP 특공대원 역할이었는데요 이번엔 천군파 요원입니다. 총격 신을 위해 특수효과 스태프들이 자동차에 장치를 하고 있습니다. 긴장감 넘치는 현장이었지만, 인근 주민들에겐 좋은 구경거리였습니다. 비가 오는 날씨에도 우산을 쓰고 많은 사람들이 현장 견학(?)을 했습니다. 이 날 장면의 하이라이트는 버스 폭파 신이었습니다. 컷 사인이 나자마자 소방대원들이 달려와 소화 작업을 했습니다. 한정된 시간 안에 큰 규모의 스펙터클을 만들어내고 특수효과가 동원되는 장면이었음에도 장규성 감독의 현장 장악력은 돋보였습니다. 임원희와 서태화와 김수로. 그들은 <재밌는 영화>를 더욱 ‘재밌게’ 만들기 위해 현장에서 경쟁적으로 아이디어를 냈습니다.
2001년 | 좋은영화 감독: 김상진 | 원안: 이해영 이해준 김영호 | 각본: 박정우 | 제작: 김미희 | 기획: 강우석 | 촬영: 정광석 | 미술: 조성원 | 음악: 손무현 CAST 박영준: 이성재 | 최기동: 차승원 | 민주란: 김혜수 | 민주섭: 이종수 | 천수: 이원종 | 덕섭: 성지루 | 넙치: 유해진 2000년대 전반기 한국영화의 가장 강력한 트렌드 중 하나는 이른바 ‘조폭 영화’였습니다. < 친구 >( 곽경택 , 2001)를 필두로 < 달마야 놀자 >( 박철관 , 2001) < 조폭 마누라 >( 조진규 , 2001) < 가문의 영광 >( 정흥순 , 2002) 등은 모두 이후 시리즈로 이어지는 흥행작들이었죠. <신라의 달밤>도 이 시기 나온 영화였고 큰 흥행을 기록한 작품입니다. < 주유소 습격사건 >(1999)로 상승곡선을 그리기 시작한 제작사 좋은영화와 김상진 감독이 다시 만난 이 영화는, 조폭 영화이면서 동시에 삼각관계를 그린 로맨틱 코미디라는 점에서 독특합니다. 현장 공개는 주란(김혜수)이 경영하는 ‘주섭이네 라면’ 가게입니다. 주섭(이종수)이는 주란의 말썽쟁이 동생으로 조폭이 꿈인 고등학교 ‘짱’이죠. <신라의 달밤>에서 이 공간은 주란과 영준(이성재)과 기동(차승원)의 관계가 시작되고 변화하는 중요한 곳인데요, 영화를 위해 지은 오픈 세트입니다. 꽤나 그럴 듯해서, 촬영 기간 동안 진짜 분식집인 줄 알고 찾아온 사람들도 있었다고 하네요. <신라의 달밤>의 가장 큰 갈등은 영준과 기동 사이에서 생깁니다. 두 사람은 고등학교 동창이죠. 차승원이 역할을 맡은 기동은 당시 ‘짱’이었지만 이젠 모교의 체육 교사입니다. 한편 과거 ‘범생이’였던 영준은 지금 조폭이 되어 있죠. 하지만 겉모습만 보면, 기동이 조폭 같고 영준이 선생님 같습니다. 사실 차승원과 이성재는 < 자귀모 >( 이광훈 , 1999)에서 만난 적이 이었는데요, <신라의 달밤>을 계기로 ‘본격적으로’ 친해졌습니다. “내성적인 성격의 이성재와 외향적인 제 성격으로 인해 껄끄러운 부분이 있을까 걱정이 되기도 했죠.” 하지만 기우였고, 두 사람은 금방 편한 관계가 되었다고 합니다. 주란과 동생 주섭. 주섭은 매일 같은 싸움질에 얼굴에 상처가 가실 날이 없습니다. 코미디 이미지가 강한 배우지만, 놀랍게도 <신라의 달밤> 이전에 차승원은 코미디 영화에 출연한 적이 없었습니다. < 세기말 >( 송능한 , 1999) < 리베라메 >( 양윤호 , 2000) 등에서 비열하거나 악한 캐릭터를 맡았는데요 <신라의 달밤>에서 확실하게 이미지가 변하죠. 이후 < 광복절 특사 >(김상진, 2002) < 라이터를 켜라 >( 장항준 , 2002) < 선생 김봉두 >( 장규성 , 2003) < 귀신이 산다 >(김상진, 2004) 등이 연이어 흥행에 성공하면서, 2000년대를 대표하는 코미디 배우가 됩니다. 사실 이성재가 맡은 영준은 쉽지 않은 캐릭터였습니다. 영화에선 아무래도 기동이 돋보였고, 영준은 뉘앙스를 통해 연기해야 하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기동처럼 내지르는 캐릭터가 아니었으니까요. 그런 면에서 이성재는 매우 뛰어나게 임무를 완수하고 있는데요, ‘젠틀한 조폭’인 영준은 부드러우면서도 은근한 살기를 지니고 있습니다. 한편 3월의 촬영 현장은 꽃샘추위가 대단했는데요, 설정상 가을 양복을 입어야 했던 이성재는 꽤나 추위 때문에 고생을 했지만, 일단 촬영에 들어가면 그런 기색을 내지 않았습니다. 1998~2000년에 <김혜수의 플러스유>를 진행하면서 김혜수는 다시 배우로 돌아오기 위해선 새로운 이미지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런 점에서 <신라의 달밤>은 그녀에게 유쾌한 선택이었던 셈입니다. 여행 중이던 비행기 안에서 시나리오를 읽고 출연을 결심했다고 하네요. 차승원과 김혜수는 동갑내기이자 이미 <김혜수의 플러스유>에서 MC와 게스트로 만난 적이 있었죠. 그런 이유로 별 어려움 없이 공연할 수 있었고, 호흡도 잘 맞았다고 합니다. 차승원은 김상진 감독의 전작 <주유소 습격사건>에 카메오로 출연했지만 편집 과정에서 아쉽게 잘린 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김 감독에 대한 애정(?)은 여전했고, <리베라 메> 촬영이 끝날 즈음 <신라의 달밤> 시나리오를 접한 후 읽자마자 출연을 결정했다고 합니다. 주란과 영준 사이에 약간 어색하면서도 미묘한 감정이 흐르는 장면을 연출하고 있는 김상진 감독입니다. 사실 이 영화를 김 감독이 연출하기까진 약간의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습니다. 원래 이 영화는 강우석 감독이 연출할 예정이었죠. 그런데 잘 풀리지 않았고, 강우석 감독의 조감독 출신인 김상진 감독이 개입하면서 일이 풀리기 시작했고 결국 직접 메가폰을 잡게 되었습니다. 김 감독은 박정우 작가와 함께, 가장 먼저 조폭과 교사의 성격을 바꾸었다고 하는데요, 원래는 교사가 과거엔 짱이었고 조폭은 예전엔 모범생이었다는 설정을 넣은 게 ‘신의 한 수’였다고 합니다. 이 영화의 카메라는 베테랑 중의 베테랑인 정광석 촬영감독이 잡았습니다. < 동감 >( 김정권 , 2000) 포스팅 에서도 언급했던 정광석 촬영감독은 1960년대부터 활동했던, <신라의 달밤> 현장에선 60대 중반이었던 카메라의 장인이죠. 그럼에도 직접 크레인에 올라가 뷰파인더를 직접 챙기는 모습이었습니다. 김상진 감독은 다음 작품인 <광복절 특사>(2002)도 정광석 촬영감독과 함께 했습니다. 이 날 촬영은 조금 정신 없었는데요, 분식집에 걸려 있는 여러 신을 한꺼번에 찍었기 때문이죠. 그 중 한 장면은 분식집을 찾아온 기종이 굳게 잠긴 문을 보고 이상한 낌새를 채는 신이었습니다. 주란과 영준이 함께 야유회를 간 것이었는데요, 기동만 허탕 친 게 아니었죠. 여학생 세 명도 분식집 문이 잠겼다며 다른 곳으로 가는데요, 이 학생들은 현장에서 캐스팅 했습니다. 하교 중이던 경주여중 학생들이었는데요, 한 번의 NG도 없이 한 번에 오케이 사인을 받아 스태프들의 박수를 받았습니다. 엉겁결에 분식집 일을 돕게 된 기동의 엉거주춤한 모습입니다. <신라의 달밤>이 7번째 영화인 차승원은 코믹 연기가 처음이었습니다. 그래서 심적인 부담감도 적지 않았다고 합니다. “코미디는 해보니까 정말 어렵더라고요. 웃기기 위한 설정으로 장면을 만들어내는 건 사실 뻔하잖아요. 상황이 만들어내는 웃음, 그래서 박장대소할 수 있는 웃음이라야 먹히는 거죠. 근데 그게 쉽지 않더라고요.” 김혜수 이성재 차승원의 조합이 좋았던 로맨스 조폭 코미디 <신라의 달밤>. 원래는 강우석 감독이 고소영 이성재 박중훈 캐스팅으로 찍으려 했던 작품이었다고 합니다. 이미지 디지털화 지원 NAV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