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브
- 감독
- 박무승, 김가나, 김솔이, 장관호, 김형진
- 제작년도
- 2009
2003년 | KM컬쳐 감독, 각본: 김용화 | 제작: 박무승 | 촬영: 박현철 | 미술: 박일현 | 음악: 방준석 김덕윤 CAST 오상우: 이정재 | 오봉구: 이범수 | 정 반장: 이문식 | 허기태: 류승수 | 은하: 김준희 지금은 < 신과 함께 > 시리즈로 두 편의 ‘천만 영화’를 거느리게 된 김용화 감독의 시작은 16년 전의 < 오! 브라더스 >였습니다. 몇 번 말씀 드린 적이 있었지만, 2003년은 한국영화의 ‘은혜 받은 해’였죠. 신인급 감독들이 다양한 장르에서 상업적 성공과 함께 평단의 호평을 받았던, 한국영화의 다양성과 실험성이 정점에 올랐던 시절이었으니까요. <오! 브라더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추석 시즌 개봉된 이 영화는 < 불어라 봄바람 > < 조폭 마누라 2 > 그리고 < 캐리비안의 해적: 블랙 펄의 저주 >와 < 분노의 질주 2 > 등을 꺾고, 315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최종 승자가 되었죠. 이 영화의 현장 공개는 두 번에 걸쳐 이뤄졌습니다. 첫 번째는 2003년 5월, 오상우(이정재)가 배다른 형제인 오봉구(이범수)를 찾으러 간 장면이었죠. 봉구는 어른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12살인, 조로증 환자입니다. 장소는 남양주에 있는 서종초등학교. 형을 따라 학교를 떠나야 하는 봉구의 모습이 조금은 슬퍼 보입니다. 1994년 < 젊은 남자 >( 배창호 )로 영화에 데뷔한 이정재는 10년차를 맞이해 <오! 브라더스>에 출연했고, 이 영화는 그때까지 그의 최고 흥행작이 됩니다. 이때 시작된 김용화 감독과의 인연은 <신과 함께> 시리즈로 이어졌고요. 이정재는 상우라는 캐릭터가 “사랑을 믿지 않는 남자”라고 말하는데요, 봉구를 통해 변하게 됩니다. “상우가 지닌 상처를 봉구도 가지고 있는 거죠. 그런 동질감을 느끼게 되면서 마음이 바뀌게 되고요.” 2003년 이범수는 < 싱글즈 >( 권칠인 )와 <오! 브라더스>가 모두 좋은 반응을 얻으며 전성기를 맞이합니다. 하지만 그에게 <오! 브라더스>는 힘든 영화였습니다. “부담이 컸어요. 아무리 시나리오가 뛰어나고 감독의 연출력이 좋아도, 내가 어린아이처럼 보이지 않으면 이 영화는 무의미했으니까요.” 그래서 초등학교 수업에 참여하고 같이 뛰어놀며 아이들의 모습을 관찰했다고 하네요. 한편 이범수는 김용화 감독의 중앙대학교 영화과 2년 선배로, 현장에서 맏형 역할을 했습니다. 김용화 감독에게 <오! 브라더스>의 시작은, 역시 두 형제의 이야기인 단편 < 자반 고등어 >(2002)였습니다. 김용화 감독은 상업영화로 진출하게 된다면 이 영화를 업그레이드 하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이때 < 잭 >(프랜시스 코폴라, 1996)을 보게 되면서 ‘조로증’이라는 모티브를 얻었다고 합니다. 두 영화의 차이가 있다면, <잭>은 인권에 대한 메시지가 강하다면 <오! 브라더스>는 형제애에 초점을 맞춘다는 점이죠. 이정재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감독에 따라 다르지만 배우의 연기는 60퍼센트 정도만 보고 나머지는 앵글, 음악, 편집, 효과로 채우는 경우가 많아요. 하지만 김용화 감독님은 배우의 연기를 80퍼센트까지 보더라고요. 철저히 배우의 감정에 맡기는 게 더 좋다고 생각하시는 거죠. 그래서 시사회 앞두고, 제 연기가 어떻게 나왔을지 더 걱정됐어요.” 이날 촬영 분량은 없었지만, 상우의 동료 기태 역을 맡은 류승수가 현장을 방문했습니다. 쉬는 시간 빙과류로 초여름의 더위를 식히고 있는 이범수와 류승수의 모습입니다. <오! 브라더스>의 두 번째 현장 공개는 7월 양수리 종합촬영소에서 이뤄졌습니다. 흥신소 박 사장(박영규)와 상우 그리고 봉구의 신이었습니다. 박 사장은 상우에게 돈 받아오는 일을 시키지만 상우는 싫다고 하죠. 이때 갑자기 봉구가 등장하고, 박 사장은 봉구의 ‘숨겨진 재능’(?)을 발견합니다. “주먹을 불끈 쥐어 보는 게 어떨까?” ““탁자 위에 발을 올려놓는 건 어때?” 이 장면을 위해 감독과 배우들은 1시간 동안 디테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이정재에게 ‘흥신소 직원’이라는 캐릭터는 < 태양은 없다 >( 김성수 , 1999)에 이어 두 번째였죠. 그리고 그때 만났던 이범수와 <오! 브라더스>에서도 만났고요. 두 편 모두 이범수가 단발머리로 등장했다는 점도 재밌는 공통점이네요. 달라진 게 있다면 <태양은 없다>의 홍기가 가볍기만 한 ‘압구정 날라리’였다면, 상우는 절박한 상황에서 생존하기 위해 몸부림 치는 ‘현실적 캐릭터’라는 점입니다. 김용화 감독은 이 신의 촬영을 마친 후에도 뭔가 부족함을 느꼈는지 다시 찍겠다고 욕심을 냈습니다. 영화에선 평범해 보이는 장면이지만, 결코 쉽게 찍은 장면은 아니었던 거죠. <오! 브라더스>는 김용화 감독의 중요한 테마인 ‘가족’이 시작되는 영화입니다. 장애를 지닌 인물이 등장하고, 그들을 이해하려는 입장에서 바라보는 것도 여전히 살아 있는 ‘김용화 영화’의 요소이고요. 이미지 디지털화 지원 NAVER
2002년 | KM컬쳐 감독: 조근식 | 원안: 조근식 이지형 | 각본: 이해준 이해영 이지형 정진완 | 제작: 박무승 | 촬영: 조용규 | 미술: 이철호 | 음악: 노영래 CAST 중필: 류승범 | 나영: 공효진 | 민희: 임은경 | 상만: 김광일 | 수동: 봉태규 | 영만: 최우혁 2000년대 초반, 한국영화는 ‘르네상스’를 맞이하면서 영화계 전반이 급격한 변화를 겪기 시작합니다. 연기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새로운 이미지를 지닌 배우들이 속속 등장하기 시작하는데요, 류승범은 이런 흐름을 대표하는 배우입니다. 연기를 배운 적 없는, 야생 그대로의 배우였던 류승범은 형인 류승완 감독의 <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 >(2000)로 데뷔해 짧은 시간 안에 엄청난 주목을 받으며 급성장했습니다. 이때 만난 영화가 바로 < 품행제로 >(2002)였고, 이 영화는 그의 필모그래피를 이야기할 때 아직까지도 가장 인상적인 작품으로 남아 있습니다. 촬영 공개는 2002년 8월에 이뤄졌습니다. 공개된 장면은 그 롤러 스케이트장 신. 나영(공효진)과 민희(임은경)가, 박혜성의 ‘경아’와 김승진의 ‘스잔’을 놓고 대결하던, 그리고 중필(류승범)이 그 사이에 끼어 있던, 그 장면이죠. 1980년대 롤러 스케이트장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공간을 찾던 제작진은 광주 송정리에 있는 ‘송정 롤러 스케이트장’을 발견했습니다. 여기에 천장에 만국기를 달고, 세트로 실내 매점을 만들었습니다. 매점의 떡볶이와 어묵 그리고 DJ 부스입니다. 그 시절 ‘롤러장’을 다녔던 분들이라면 너무나 익숙한 모습이죠. 정란여고 ‘오공주파’의 ‘짱’인 나영과 최고의 ‘범생이’인 민희는, 롤러 스케이트를 타는 스타일 자체가 다릅니다. 나영이는 공중 회전 점프나 뒤로 타기 그리고 기차 놀이 등을 하며 롤러장을 휘젓습니다. 반면 민희는 친구 손을 잡고 얌전하게 즐기죠. 공효진은 공중 회전 점프 장면을 위해 와이어에 매달려 연습을 했다고 합니다. 사건의 발단은 ‘스잔’이었습니다. 민희가 신청한 김승진의 ‘스잔’이 흐르자, ‘경아’의 박혜성 팬인 나영의 패거리는 DJ 부스로 가 노래를 바꿔버립니다. 그러자 민희는 감히(!) ‘짱’인 나영에게 따지고, 일촉즉발의 상황에 마침 롤러장에 왔던 중필이 등장합니다. 그러면서 묘하게 형성되는 삼각관계. 그렇다면 중필의 선택은? 음… 결국 중필은 ‘스잔’을 선택하게 됩니다. 나영과 ‘오공주파’의 모습입니다. 분홍색 티셔츠를 입은 배우가 낯이 익는데요, 바로 < 추격자 >( 나홍진 , 2008)의 오 형사로 유명한 박효주 입니다. 류승범은 <품행제로>의 시나리오를 처음 읽었을 때 중필이라는 캐릭터에 완전히 매료되었다고 합니다. “뭐라 설명할 수 없는 묘한 매력을 갖고 있었죠. 여태껏 제가 연기한 배역 중 저와 제일 많이 닮은 캐릭터인 것 같아요. 제 분신과도 같은 인물이죠. 그리고 중필은 사실은 굉장히 약한 인물이에요. 어려운 일을 만났을 때 정면으로 대면하기보다는 피해가려는 측면이 강하죠. 저도 사실은 그렇거든요.” 그러면서 “도심 속에 떠 있는 섬 같은 아이”라는 시적인 표현을 쓰기도 했습니다. < 여고괴담 두 번째 이야기 >( 민규동 김태용 , 1999)로 데뷔한 공효진은 이 시기 한참 떠오르는 스타였습니다. 특히 2002년에 출연한 TV 드라마 <네 멋대로 해라>는 결정적이었고, <품행제로>는 그 상승세를 이어가는 작품이었습니다. 거친 여고생 장나영 역할을 맡았지만, 정작 학창 시절엔 “소심하고 겁도 많고, 친구들이 하자는 대로 따라 하는” 소녀였다고 하네요. 어느 이동통신 광고 모델로 급부상했지만 첫 영화 <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 >( 장선우 , 2002)가 크게 아쉬운 평가를 받았던 임은경에게 <품행제로>는 의미 깊은 작품입니다. 1984년생인 임은경에게 그 시절의 십대를 연기하는 건 쉽지 않을 일이었겠지만, 정작 힘들었던 건 중필에 대한 사랑의 감정을 표현하는 일이었다고 하네요. 그래서 연애의 감성을 표현하기 위해, 민희 역을 준비하며 시를 많이 읽었다고 합니다. 카메라 앞에서 포즈를 취하는 세 배우. 그리고 당시 류승범과 공효진은 실제 연인이기도 했습니다. 영화 아카데미 출신인 조근식 감독은 장선우 감독의 < 거짓말 >(2000) 연출부를 거쳐 <품행제로>로 데뷔했습니다. < 나쁜 영화 >(장선우, 1997)의 카메라맨 중 한 명이었던 조용규 촬영감독은 이후 < 미술관 옆 동물원 >( 이정향 , 1998) < 플란다스의 개 >( 봉준호 , 2000)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류승완, 2000) <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 >( 박흥식 , 2000) 그리고 <품행제로>까지 데뷔 감독들의 든든한 카메라가 됩니다. 이후 < 효자동 이발사 >( 임찬상 , 2004) < 가족의 탄생 >(김태용, 2006) < 천하장사 마돈나 >(이해영 이해준, 2006) < 밀양 >( 이창동 , 2006) 등에서 작업했습니다. 조근식 감독과 류승범 공효진이 현장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류승범은 감독에 대한 믿음이 없었다면 <품행제로>를 선택하지 못했을 거라고 하는데요, 조근식 감독은 시나리오가 수정될 때마다 류승범을 찾아와 중필 역을 맡아달라고 설득했다고 하네요. “몸은 지쳐가도 의지는 줄어들지 않는 감독의 간절함에 깊은 감동을 받았어요. 이토록 간절히 원하는 사람에게 뭔가 도움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었고요.” 류승범의 말입니다. 영화 속에선 연적이자 ‘짱 VS 모범생’의 관계지만, 공효진과 임은경은 카메라 밖에선 친자매 같은 모습이었습니다. 이미지 디지털화 지원 NAV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