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슴사냥
- 감독
- 노세한
- 제작년도
- 1984
- 출연
- 나영희, 유혜영, 박원숙, 민경, 전무송, 김주영, 홍성민, 김성수, 서윤정, 강계식, 최성관, 유명순, 이석구, 강희주, 김애라
꽃집을 하며 평범하지만 행복하게 살아가는 ‘전모’의 가족, 하지만 어느 날 걸려온 전화 한 통에 이 행복은 깨진다. 딸이 유괴되었고, ‘전모’는 딸을 돌려받기 위해 범인의 요구대로 행동하기 시작한다. 유원상 감독의 < 보호자 >는 인상적인 영화다. 평범한 유괴영화처럼 시작하지만, 곧 영화는 다른 유괴영화와 전혀 다르게 전개되기 시작한다. ‘아이를 구하려면 다른 아이를 유괴하라’는 유괴범의 요구 때문이다. 유괴 사건의 해결을 위해 또 다른 유괴 범죄를 저질러야 하는 역설적인 상황, 그리고 시작된 두 번째 유괴사건. <보호자>는 두 개의 유괴가 맞물리는 플롯 덕분에 ‘아이를 유괴당한 부모와 사건 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경찰 vs.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려는 범인의 대결’이라는 전형적인 유괴영화의 틀을 넘어선다. <보호자>가 이렇게 흥미로운 영화가 될 수 있었던 것은 게임이론이 플롯에 도입되었기 때문이다. <보호자>에 도입된 게임이론은 장 자크 루소의 이야기를 따서 만들어진 ‘사슴사냥 게임’이라는 사회적 딜레마 게임이다. 사슴사냥 게임에는 두 명의 사냥꾼이 등장한다. 두 사냥꾼은 각각 토끼나 사슴을 잡을 수 있다. 토끼는 사냥꾼 한 명이 잡을 수도 있지만, 사슴은 두 사람이 힘을 합쳐야만 잡을 수 있다. 그리고 토끼를 잡는 것보다 사슴을 잡는 것이 훨씬 더 이익이 크다. 둘은 상대의 선택을 알지 못하고 하나의 행동만 선택해야 한다. 만약 사슴을 잡고자 한다면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상대와 협력을 해야 한다. 그래야 더 큰 이익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한 쪽이 배반하는 경우 토끼를 쫓는 사람만 작은 이익을 얻을 수 있다. 이런 딜레마에서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 보호자 >에는 두 부모가 등장한다. 그리고 유괴범은 딜레마를 만들었다. 아이를 유괴당한 각각의 부모는 범인의 제안을 따를 것인가 말 것인가를 선택해야 한다. 자신의 가족만의 이익을 위해 상대를 배신할 것인가, 아니면 함께 더 큰 이익을 얻는 방식으로 행동할 것인가? 사슴사냥 게임은 ‘이익은 적지만 안전한 선택’과 ‘더 큰 이익을 위한 사회적 협력’ 사이의 갈등 관계를 설명한다. 일반적으로 경제학은 인간이 이기적으로 행동할 때 더 큰 이익을 얻는다고 주장하지만, 이 딜레마에 따르면 이타적으로 행동할 때 더 큰 이익을 얻을 수 있다. 사슴사냥 게임에서는 상대가 협력한다면 나도 협력하는 할 때 가장 큰 이익을 얻는다. 하지만 상대의 선택은 알 수 없다. 이는 공포가 되고, 협력보다는 작더라도 자신의 이익을 좇게 만들 수도 있다. 자신의 선택만이 아니라 파트너의 선택이 무엇인지도 중요한 순간, 영화의 인물들은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게임에서는 토끼 혹은 사슴이지만, < 보호자 >에서는 나의 아이다. 협력이냐, 배신이냐? 당신이라면 이 상황에서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 보호자 >는 사적 이익과 윤리적 선택 사이에서 인간은 무엇을 선택할 것인지, 이 딜레마 속에서 어떻게 행동할 것인지 끈질기게 질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