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마
- 감독
- 에바 두버네이
- 제작년도
- 2014
- 출연
- 데이빗 오예로워, 카르멘 에조고, 짐 프랑스, 트리니티 시몬, Mikeria Howard, Jordan Rice, Ebony Billups, Nadej k Bailey
연일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 올여름은 1994년의 더위를 넘어설 것이라는 뉴스도 전해진다. 피서 방법과 피서지 추천 또한 다양한 뉴스를 통해 전달된다. 시대가 변해도 여전히 최우선으로 꼽히는 피서지는 바다이다.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 시작을 알리는 첫 번째 뉴스는 전국 각지의 해수욕장 개장 소식이다. 1950~1960년대 초반 TV 방송이 활성화되기 전 ‘해수욕장 개장’ 같은 생활뉴스는 극장이나 이동 상영에서 볼 수 있는 정부의 <대한뉴스>나 미 공보원의 <리버티뉴스>를 통해 전해졌다. 주 단위로 발행되는 뉴스인지라 지금에 비하면 신속성은 떨어졌지만 그래도 전국 각지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였다고 볼 수 있다. <대한뉴스>와 <리버티뉴스>는 정치‧사회 뉴스를 중심으로 공보선전에 치중했기 때문에 생활뉴스는 상대적으로 적은 분량을 차지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름철 무더위 소식과 피서지 풍경은 매해 단골로 등장하는 인기 뉴스였다. 이 뉴스들은 주로 바다와 강, 계곡에서 더위를 피하는 시민들의 모습을 1분여의 짧은 시간 동안 단조롭게 스케치하는 것이 전부지만, 피서지 풍경은 서울 중심이 아닌 전국 각 지역의 다양한 풍경을 살펴볼 수 있는 의미 있는 영상이다. 다음의 뉴스들에서 1950~1960년대 전국 각지의 피서지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첫 번째로 소개할 영상은 1956년 <리버티뉴스 제169호>에 등장하는 대구 동촌유원지의 모습이다. 이 영상에서는 1950년대 사진작가들의 도시로 유명했던 대구답게 아마추어 사진대회가 열리는 모습과 더위를 피해 보트 놀이를 하는 시민들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여름철을 맞는 대구 시민들의 아름답고 서늘한 놀이터”로 소개되는 1956년의 동촌유원지와 현재의 동촌유원지를 비교하면 더욱 흥미로울 영상이다. 1956년 여름 대구 동촌유원지의 모습: 아마추어 사진대회 1956년 여름 대구 동촌유원지의 모습: 보트를 타는 사람들 1956년 여름 대구 동촌유원지 전경 두 번째로 소개할 영상은 1957년 <대한뉴스 제127호>에 실린 <성하(盛夏)의 메모>로 한여름 더위를 피하는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여름철 과일을 사고파는 사람들과 계곡, 강, 바다에서 수영을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 흑백 영상이나마 시원한 여름나기 모습을 전달하고자 하는 뉴스의 의도를 확인할 수 있다. 1957년 여름: 과일 좌판 앞의 상인과 시민 1957년 여름: 야외 간이수영장 세 번째로 소개할 영상은 1960년 <대한뉴스 제274호>의 ‘어린이 풀 개장’ 소식이다. 1960년 서울시는 장충, 탑동, 인현, 사직, 묵정, 삼청, 영등포 등 7개 공원에 어린이 수영장을 마련해 초등학교 여름방학 시작과 함께 개장했다. 개장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였으며, 입장료는 초등학생 기준 두 시간 이용에 30환이었다. 1) 당시 국숫값이 30환, 재개봉관의 입장료가 150~250환 정도였다는 것을 감안하면 입장료는 비교적 저렴한 편이었다. 서울 시내 각지에 대대적으로 어린이 전용 수영장을 개장한 것은 이 시기 어린이의 여가활동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영상에서는 현재 충무로5가에 위치한 묵정 어린이 공원의 과거 모습인 ‘묵정 어린이 풀’을 확인할 수 있다. 1960년 여름: 묵정공원 어린이수영장 네 번째로 소개할 영상은 1961년 <대한뉴스 제325호>에 실린 <더위 95도 2분>이다. 섭씨 34도를 넘는 최절정의 폭염을 알리는 제목으로 이 영상이 여름철 주요 소재인 피서지를 다루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여느 해와 마찬가지로 해수욕장과 피서객의 모습을 스케치한 영상이지만 이 뉴스를 선택한 것은 현재는 없어진 인천 송도해수욕장의 모습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인천 송도해수욕장은 한국전쟁 후 유엔군 전용으로 운영되다가 1958년 징발 조처가 해제되었지만, 복구공사와 권리자의 내분 등을 이유로 개방되지 않다가 1961년 임시로 문을 열었다. 그러나 정상적인 운영은 송도유원지로 이름을 바꾼 1963년 이후 이루어졌다. 영상에서는 전쟁 후 처음으로 대중에게 개방된 인천 송도해수욕장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1961년 여름: 인천 송도해수욕장 마지막으로 소개할 영상은 1964년 <리버티뉴스 제574호>와 1965년 <리버티뉴스 제629호>의 해수욕장 풍경이다. 두 영상 모두 부산 송도해수욕장의 모습을 담고 있다. 부산 송도해수욕장은 해운대해수욕장, 대천해수욕장과 함께 피서지 소식에 단골로 등장하는 해수욕장이었다. 두 영상 모두 송도해수욕장의 전경과 더불어 1964년부터 운행을 시작해 부산의 명물로 이름을 날린 한국 최초의 해상케이블카와 1927년 설치돼 수많은 피서객의 사랑을 받았던 해상다이빙대의 모습을 담고 있다. 케이블카, 다이빙대와 더불어 피서객들로 빽빽한 해수욕장은 이 시기 피서지를 상징하는 모습이었다고 할 수 있다. 해상다이빙대는 1987년 태풍 셀마로 철거되었다가 2013년에, 케이블카는 1988년 운행 중단되었다가 2017년에 새로운 모습으로 복원되었다. 2 ) 영상을 통해 송도해수욕장의 과거와 현재를 비교해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이다. 그리고 무더위가 이어질 2018년 피서지는 어떤 모습으로 기록될지 상상해보는 것도 또 하나의 재미가 될 것이다. 1964~1965년 부산 송도해수욕장 전경 1964년 여름: 부산 송도해수욕장의 해상다이빙대 1964년 여름: 부산 송도해수욕장의 해상케이블카 2018년 현재: 복원된 부산 송도해수욕장의 해상케이블카 1) 『경향신문』, 1960년 7월 22일자 2) 『연합뉴스』, 2013년 7월 7일 자.
< 헤일, 시저! Hail, Caesar! > 조엘 코엔, 에단 코엔 감독 | 조시 브롤린, 조지 클루니, 엘든 이렌리치, 랄프 파인즈, 요나 힐, 스칼렛 요한슨, 프랜시스 맥도먼드, 틸다 스윈튼, 채닝 테이텀 이 영화를 기대하는 모든 이유가 ‘코엔 형제의 신작’이라는 네 마디에 다 들어 있다. 코엔 형제의 영화는 언제나 장르의 관습을 아무렇지 않게 뒤틀며 우리의 기대를 보기 좋게 빗겨난다. 그 예상치 못한 길의 끝에는 우리네 삶의 소소한 진실이 자리 잡고 있다. < 헤일, 시저! >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1950년대 할리우드, 어마어마한 제작비가 든 대작 영화의 마지막 촬영을 앞두고 주연배우 베어드(조지 클루니)가 사라진다. 이에 할리우드의 해결사 에디(조시 브롤린)가 그를 찾아 나선다. 여기서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코엔 형제의 영화에서 주인공의 진실 찾기는 늘 보잘것없는 답을 구하는 데서 끝난다는 사실이다. 정작 중요한 것은 그 답을 찾는 과정에서 맞닥뜨리는 요지경 같거나 허무한 풍경 그 자체다. 그렇다면 <헤일, 시저!>가 그리는 그 풍경은 1950년대 할리우드 황금기의 찬란했던 모습일 테다. 과연 코엔 형제가 지금의 스타 배우들의 몸짓과 표정과 목소리를 통해 바라본 할리우드 황금기는 어떤 시대일까. < 워 머신 War Machine > 데이비드 미코드 감독 | 브래드 피트, 벤 킹슬리, 에모리 코헨, 토퍼 그레이스 < 트리 오브 라이프 >(2011) < 머니볼 >(2011) < 노예 12년 >(2013) < 셀마 >(2014) < 빅쇼트 >(2015)로 확실해진 사실 하나. 최근 할리우드에서 가장 실험적이며, 완성도 높고, 문제의식 가득하며, 대담한 영화를 만드는 제작사는 바로 플랜B라는 사실이다. 맞다. 브래드 피트가 소유한 바로 그 영화 제작사다. < 워 머신 >은 플랜B가 2016년에 선보이는 코미디 전쟁 영화다. 미국 저널리스트 마이클 헤이스팅스가, 전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 사령관인 스탠리 맥크리스털의 이야기를 쓴 동명 논픽션(2012)이 원작이다. 맥크리스털은 2010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오바마 대통령을 비난한 것이 문제가 돼 사령관직을 사직했다. 플랜B는 이 영화에서 맥크리스털(브래드 피트)이란 인물을 통해 미국의 대테러 전쟁을 얼마나 신랄하고 기발하게 풍자할까. 더욱이 이 영화의 시나리오를 쓰고 메가폰을 잡은 이는 호주의 기대주 데이비드 미코드 감독이다. 최근작 < 더 로버 >(2014)는 실망스러웠지만, 그의 첫 장편 < 애니멀 킹덤 >(2010)이 안겨줬던 충격을 생생히 기억한다. 플랜B가 선택한 미코드 감독의 연출력을 한 번 더 믿기로 한다. < 곡성 > 나홍진 감독 | 곽도원 , 황정민 , 천우희 첫 장편 연출작 < 추격자 >(2008)로 강렬하게 증명했듯, 나홍진 감독은 한국영화 특유의 사실성을 극대화함으로써 장르의 박진감을 증폭하는 전략을 쓴다. 그의 두 번째 장편 < 황해 >(2010)는 그 실험이 더 극한으로 치달았던 작품이다. 연변에서 한국으로 건너온 구남( 하정우 )의 수난기는 사실적이다 못해 극단적이었고, 대형 트럭이 맞부딪치고 나뒹구는 액션 장면은 기존 한국영화 속 자동차 액션의 규모와 스펙터클을 뛰어넘겠다는 야심이 엿보였다. 그 욕심이 과했던 걸까. 극단적 사실성과 장르적 쾌감 모두 배가하려는 <황해>의 시도는 그 둘의 불균형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과연 나홍진 감독은 <황해>의 실패를 어떻게 받아들였을까. 그 답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이 바로 < 곡성 >이다. 시골 마을을 배경으로 기이한 소문과 사건을 그리는 미스터리 영화라는 것밖에, 지금으로서는 알려진 게 별로 없다. 이 지독한 감독의 절치부심이 어떤 작품을 낳았을지, 나홍진 감독의 세 번째 실험의 결과가 궁금하다. < 단지 세상의 끝 Juste la fin du monde > 자비에 돌란 감독 | 가스파르 울리엘, 나탈리 베이, 마리옹 꼬띠아르, 레아 세이두, 뱅상 카셀 자비에 돌란이란 이름이 그저 ‘젊고 잘생기고 재능 있는 인물’에 열광하는 힙스터들의 전유물이 아님을, 돌란 감독은 < 마미 >(2014)를 통해 똑똑히 증명해 보였다. <마미>에서 보듯 그의 영화에는 흡사 뮤직 비디오 같은, 젊고 감각적인 영상이 있는가 하면, 낡고 나이 든 것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순간이 있다. 한눈에 세상을 뒤흔드는 사랑에 빠지는 순수가 있는가 하면, 그것이 영원하지는 않다고 말하는 애늙은이 같은 면이 있다. 매혹의 뒤편에 공포와 슬픔을 그리고, 희망의 뒷면에 절망을 새긴다. 돌란은 한마디로 똑 떨어지는 단순한 영화를 만들지 않는다. <단지 세상의 끝>은 만드는 영화마다 자신의 세계를 한 발씩 넓혀온 돌란이 <마미> 이후 선보이는 신작이다. 12년 만에 고향에 돌아와 가족들에게 자신의 죽음이 임박했음을 알리는 작가 루이스(가스파리 울리엘)의 이야기다. 그 이야기 안에 돌란의 더 넓은 우주가 담겨 있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촬영현장 < 레스터 버티컬 Rester Vertical > 알랭 기로디 감독 | 크리스티앙 발레트, 인디아 헤어, 로르 칼라미 2013년 한 영화제에서 알랭 기로디 감독의 < 호수의 이방인 >을 봤을 때를 기억한다. 남성 동성애자들이 노골적으로 사랑을 나누는 호숫가에서 벌어진 살인에 얽힌 진실을 찾아가는 이 영화는, 그 무엇도 거리낄 것 없는 대담한 표현과, 한 순간 영화의 분위기를 뒤흔드는 강렬한 연출로 알랭 기로디란 이름을 관객의 뇌리에 박아 넣었다. <호수의 이방인>이 등급 심의 문제로 여전히 국내 개봉을 못하고 있는 건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 기로디 감독은 그동안 벌써 다음 영화의 촬영을 끝냈는데 말이다. 그의 신작이 바로 < 레스터 버티컬 >이다. 그는 이 영화의 줄거리를 비밀에 부치며 이렇게 말했다. “프랑스의 심장 깊숙한 곳에서 피어나는 이야기가 될 것이다. 집에 가까이 가는 긴 여정에서 믿기 어려운 것을 믿게 되는 광경을 그리고자 했다.” 배짱 넘치는 그의 신작을 기대하게 만들기 충분한 말이다. 올해 영화제에서 볼 수 있기를 첫손에 꼽는 작품이다.
애니메이션 < 생각보다 맑은 >은, 과거 김운기 , 연상호 , 장형윤 감독의 단편을 묶었던 < 인디애니박스: 셀마의 단백질 커피 >(2008)와 안재훈 , 한혜진 감독이 만들었던 < 메밀꽃, 운수 좋은 날, 그리고 봄봄 >(2014) 등과 마찬가지로 단편 애니메이션을 옴니버스 형태로 묶어서 개봉한 작품이다. <럭키미> < 사랑한다 말해 > < 코피루왁 > < 학교 가는 길 > 등 한지원 감독이 만들어온 4편의 단편 작품을 77분 분량으로 묶어 2015년 1월에 개봉했는데, 애니메이션 팬들과 비평계에서 호평을 받았다. 각기 다른 시기에 별도 주제로 만들었던 단편 작품들을 묶어 내놓다 보니, 작화나 그림 스타일에도 차이가 있고 내용면에서도 직접적인 공통점이 많지 않다는 것을 개봉 당시 기자간담회에서 한지원 감독이 직접 언급하기도 했다. 즉 어떤 내용상의 공통점보다는 ‘감독(연출자)’을 중심으로 묶어낸 작품이라고 보면 될 텐데, 애니메이션에 있어서도 소위 ‘작가주의’라고 칭할 만한 요소를 중시하는 국내 비평 신scene에서는 이 부분이 단점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장점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국내에서는 미야자키 하야오나 타카하타 이사오, 오시이 마모루 그리고 < 아키라 >의 오토모 카츠히로나 <기동전사 건담>의 토미노 요시유키 등 개성 강한 ‘작가’로서의 애니메이션 작품에 대해 비평적 평가가 후하기도 하다. < 별의 목소리 > < 초속 5센티미터 >를 만든 신카이 마코토의 국내 선호도가 높은 이유도 그가 ‘사실상 혼자서’ 애니메이션을 만들었다는 이유가 클 것이다. (<별의 목소리> 이후의 작품은 더 이상 혼자서는 만들지 않고 스튜디오 시스템을 통해 만들고 있긴 하지만...) 필자는 2001년 그의 데뷔작 < 그녀와 그녀의 고양이 >를 우연히 본 후 호감을 갖게 되어 신카이 마코토와 인터뷰를 할 기회가 있었다. 아마 그로서도 최초의 인터뷰였을텐데, 그 후 <별의 목소리>가 개봉하면서 신카이 마코토는 폭발적인 인기를 끌게 된다. 작가의 데뷔작부터 호감을 가진 상태에서 그가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경험. 한지원 감독의 < 코피루왁 >을 처음 봤을 때부터 2015년 < 생각보다 맑은 >이 개봉되었을 때까지, 필자는 어쩔 수 없이 어떤 기시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필자가 한지원 감독의 작품을 처음 접했던 것은, 그가 학생 시절이었던 2009년 내내 제작하여 2010년에 개인 DVD를 제작해 판매했던 < 코피루왁 >을 우연히 보았을 때였다. 아마도 2010년 이후였을 텐데, 서울애니메이션센터에서 열렸던 인디애니페스트 영화제 부스의 <코피루왁> DVD를 보고 그 인상적인 그림체에 이끌려 구입하게 되었다. 단편애니메이션 < 코피루왁 >이 수록된 DVD(필자 개인 소장품) 애니메이션 잡지 「애니메이툰」 88호(2010년)에는, 당시 < 코피루왁 >으로 인디애니페스트 영화제에서 대상 수상을 한 한지원 감독 인터뷰 기사가 실려 있다. 웬만한 단편애니메이션보다 긴 20분의 러닝타임을 1년 내내 완성해냈는데, 그것도 스토리보드 작업 없이, 동화(動畵)를 만들면서 도중에 바로 연출 작업을 하기도 했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비주얼 적인 면에서 실험적인 시도를 하기보다 이야기를 최대한 무리 없이 매끄럽게 전달하려고 노력했다. 편집에서 어긋나면 바로 오류가 보이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스토리보드가 없는 점은 편집할 때 다소 유연성있게, 장면을 넣고 빼고 할 수 있어 좋았지만 굉장히 힘들었다.” (「애니메이툰」 88호, 2010년) < 코피루왁 >을 통해 애니메이션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며 데뷔한 후 < 천년여우 여우비 >의 이성강 , < 사이비 >의 연상호 , < 우리별 일호와 얼룩소 >의 장형윤 감독 등이 응원과 칭찬을 하며 한지원 감독의 역량을 인정해주었는데, 예를 들어 이런 내용이었다. “정말 혜성 같은 신인이 등장했다. 이게 졸업작품도 아니고 실습작품이라니. 긴 러닝타임을 소화해 내는 저력, 세련된 스타일, 선명한 주제의식. 단연 올해 최고의 작품이다.” ( 장형윤 감독 발언, 네이버캐스트, 2015년) 그리고 5년 후. < 생각보다 맑은 >이 개봉했다. 이 작품의 내용에 대한 시시콜콜한 소개 보다는 필자가 알고 지내는 일본의 한국애니메이션 팬의 코멘트를 인용하며 글을 마무리 짓고자 한다. <생각보다 맑은>은 2015년 10월 31일~11월 3일까지 일본에서 개최되고 있는 ‘신치토세공항 국제애니메이션 영화제新千?空港國際アニメ-ション映畵祭’에서 2회에 걸쳐 상영되었는데, < Clearer Than You Think >라는 영문 제목을 내걸고 ‘한국발, 현대 젊은이들의 싱싱한 이야기’라고 소개되었다. “리듬감, 시선, 빛과 그림자. 말이 아니라 시각을 통해 가슴에 아픔을 느낄 만큼 인물의 심정을 전달해준다. 한지원 감독만큼 다음 작품이 기대되는 인물은 없다.” (닉네임 massando) 일본에는 외국 애니메이션의 팬이 ‘극단적으로’ 적다. 자국 애니메이션이 워낙 절대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보니 외국 애니메이션에 대한 논의가 거의 수면 위로 떠오르지 않는다는 느낌이다. 그런 와중에 한국 애니메이션을 포함한 외국 애니메이션 마니아는 나름대로 존재하는데, 그 중에서도 최근 인디애니페스트 등에 소개되는 한국의 독립 애니메이션이나 여러 작가주의 작품에 대한 관심을 보이는 팬층도 소수이나마 조금씩 증가 추세이다. 위와 같은 감상을 전해준 인물도 그 중 하나다. 한지원 감독 작품을 DVD로는 이미 접했다고 하는데, 이번 신치토세공항 영화제를 통해 직접 스크린에서 볼 수 있게 되어 감개무량하다는 반응이었다. 이처럼 국내외의 한국 애니메이션 신에서 많은 주목을 받는다는 것은 그만큼 작가에 대한 기대가 크다는 의미이겠다. 한지원 감독은 현재 <피아노 마주보기>라는 웹툰 작품을 연재 중이다. 원래는 애니메이션 시나리오로 만들다가 웹툰으로 먼저 발표하게 되었다고 한다. 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 인터뷰(2015년 1월 30일)에는 이 작품을 장편 애니메이션으로 만들 계획이 있다는 발언이 실려 있다. 한지원 감독의 차기작이 빨리 나오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