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디
- 감독
- 정해심
- 제작년도
- 2008
- 출연
- Larnie G.De Guzman, 최재섭, 이용이
독립애니메이션의 현재, 그리고 나아갈 길 - 인디애니페스트 영화제 상영작을 중심으로 얼마전 독립애니메이션 영화제 인디애니페스트가 막을 내렸다. 영화제 경쟁부문에 해당하는 독립보행/새벽비행을 통해 소개된 작품 40편과 초청부문 상영작을 모두 합쳐 100여편에 이르는 작품이 상영되었다. 한 해동안 제작된 독립애니메이션을 결산하는 자리이자,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는 작가들이 모이는 만남의 자리였다. 다양해진 상영작의 스펙트럼 9회를 맞은 인디애니페스트에서 상영된 작품은 어느 해보다 다양했다. 동 영화제의 단골로 단편작가로써 꾸준히 자신의 작업을 하고 있는 강민지 , 박재옥 , 한지원 감독 등의 작품과 오랜만에 단편으로 돌아온 이성강 감독의 작품이 상영되며 많은 관심을 끌었다. 그리고 이와 동시에 장편애니메이션의 뮤직비디오 형식인 <맞춤희곡>(최진성)이 상영되었으며, 동물자유연대에서 제작한 <사지 마세요, 입양하세요>(김준)이 상영되었다. 국내에서 제작된 작품이 중심이었던 것과 달리, 올해는 유독 해외에 있는 작가들의 작품이 많았는데, < 나무의 시간 >( 정다희 ), < 너무 소중했던, 당신 >(백미영)은 프랑스에서, (원애린), <마음나무>(박희영)는 미국에서, 그리고 일본에서 온 ( 김학현 ), <나의 액자>(김예원) 두 작품이 상영되는 등 해외에 있는 작가의 작품들이 있었다. 내러티브 중심의 단편 작품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가운데 (고병준)와 같은 비서사적 형태의 실험애니메이션 작품도 찾아 볼 수 있었다. 프리즘을 통과한 빛은 다양한 색깔로 굴절한다 ‘영화제’는 프리즘이다. 작품들이 한 곳에 모이는 축제이자, 앞으로의 애니메이션이 나아가야할 방향을 보여주는 장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영화제에서 상영하는 작품들이 기법적?내용적?공간적?형식적으로 다양해졌다는 이야기는 다시 말하면, 애니메이션이 가지고 있는 수많은 가능성들이 다양하게 제시되고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그 가능성은 몇 가지로 정리해볼 수 있다. 우선, 애니메이션 아티스트로서 자신의 스타일과 세계를 구축해나가고 있는 작가로서의 가능성이다. 강민지, 김준, 오수형 감독은 꾸준히 단편작업을 하고 있는 작가로, 거의 매해 쉬지 않고 작품을 영화제를 통해 발표하고 있다. 작업을 계속하는 것이 어려운 현실에서 이러한 작가들이 존재할 수 있는 것은 한국 애니메이션의 문화적, 예술적 가능성을 보여준다. 둘째로 단편에서 장편애니메이션 제작으로 나아가는 흐름이다. 올해 상영작인 <맞춤희곡>이 그렇다. 화제작인 < 돼지의 왕 >, < 사이비 >를 만든 연상호 감독이나 곧 개봉을 앞두고 있는 < 우리별 일호와 얼룩소 >를 만든 장형윤 감독도 오랫동안 단편을 작업해왔다. 이는 극장용 장편 애니메이션 제작의 씨앗이 단편 애니메이션을 통해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말한다. 셋째로 다양한 플랫폼에 대한 가능성이다. 캠페인의 성격을 띠고 있는 작품이나, 전시와 결합하여 제작된 작품은 이미지를 통해 함축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는 특성과 프레임 단위로 이루어지는 작업과정이 전시형태로 보여질 수 있다는 특성을 살린 예로 들 수 있다. 이처럼 독립애니메이션은 내부의 실험과 고민을 거쳐 다양한 가능성과 지향점을 가지고 나아가기 시작했다는 사실을 이번 영화제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었다. 다양한 정책적 프리즘이 필요한 때 얼마 전 열린 부산국제영화제에서 < 사이비 > 상영후 한 관객이 묻는 ‘왜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했냐’는 질문에 연상호 감독은 ‘우리가 아는 것보다 애니메이션은 다양하다’라고 대답하였다. 그렇다. 애니메이션은 다양하다. 애니메이션이 어린이용이 아닌 것처럼, 독립애니메이션이 단편애니메이션의 다른 말이 아닌 것처럼, 애니메이션은 형식과 내용에서 다양할 수 있다. 90년대부터 서서히 싹을 틔우기 시작한 독립애니메이션이 이제는 양적?질적 성장을 거쳐 다양한 색깔로 세상을 향해 그 빛을 드러내고 있다. 그 빛이 더 멀리 더 강하게 뻗어나가기 위해서는 애니메이션이 가지고 있는 다양성을 제대로 이해하고, 더 넓은 시야를 가진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 단편 작가들에 대한 지원, 극장용 독립장편애니메이션에 대한 지원, 그리고 다양한 플랫폼에 대한 지원 등을 통해 한 자리에 모여 꿈틀대기 시작한 독립애니메이션이 다양하게 뻗어나갈 수 있는 길을 만드는 고민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어야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