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도자기축제 제2화
- 제작년도
- 2009
9월 21일(금) 3시에서 5시까지 국회에서 다큐멘터리 관련 토론회가 열린다. 한국독립영화협회와 노웅래 의원실에서 준비하고 진행하는 다큐멘터리 진흥정책 점검과 대안을 모색하는 토론회라고 한다. 늦은 감은 있지만, 그 동안 성과에 비해 홀대 받아온 다큐멘터리 장르에 대한 관심에 갖게 되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올해 다큐멘터리 극장개봉을 보자면, 어느 해 못지않게 빛나는 순간들이 많았다. 상반기 < 달팽이의 별 >, < 말하는 건축가 >, 그리고 < 두개의 문 >으로 이어지는 성과들은 다큐멘터리영화가 이제는 상업적인 시장에서도 자리를 잡았고, 자신의 목소리를 충분히 낼 정도의 힘을 가지게 되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감히 말하고 싶다. 이들 영화들이 갑자기 등장한 것은 아니다. 제작자 개인의 노력은 물론이고, 다큐멘터리를 시장에 공급해온 배급사들, 낯선 장르를 소개해준 극장들의 노력의 결실이다. 그리고 지속적인 공적기관(영화진흥위원회, 서울영상위원회 등)의 지원과 영화제에서의 관심과 지원 등 다양한 형태의 지원 사업들이 모태가 되어 현재의 모습으로 다큐멘터리가 제작되고 배급되었다. 박수를 받을 만한 일이다. 하지만, 함정은 언제나 여기까지라는 것이다. 좀 더 깊숙이 들여다보면, 앞으로 가야 할 길이 많다. 이 지면에 몇 번의 글을 쓸 지는 모르겠지만, 다큐멘터리 지원과 진흥에 관한 글을 연재하고자 한다. 우선, 지원제도에서 지원금 부분이다. 방송통신위원회,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경우와 비교해 봐도 한참 부족한 영화진흥위원회, 각 영상위원회의 지원금은 대폭 늘어나야 한다. 물론 한정된 예산에서 배분해야 한다는 것은 알지만, 한 편의 다큐멘터리가 제작되기에는 터무니없는 금액이라는 점은 누가 봐도 안다. 일, 이천만원이 적은 금액은 아니다. 그렇게 지원을 받아서 제작하기 시작하면, 나머지 제작비는 제작자가 알아서 모금을 하든지 소셜 펀딩을 받든지 해야 한다. 사실 개인 제작자들의 경우는 그 책임이 고스란히 자기의 몫으로 남을 수밖에 없고, 함께 영화를 만들고 싶더라도 자신의 인건비도 없는데 다른 스태프들을 고용하기란 쉽지 않다. 결국 양질의 콘텐츠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적정한 수준의 지원금이 선행적으로 확보되고, 거기에 따른 디테일한 부분들은 제도적 측면에서 보완해가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미리 계산해서, 사전에 효과를 디테일 하게 따지는 것은 책상에서나 할 일이다. 내년에 어떤 영화가 관객들을 만날 수 있을지 누가 아는가. 밭에 물을 줄때는 밭과 씨앗 그리고 자연의 힘이라는 객관적인 상황을 생각하는 것이지, 씨앗이 열매를 열어서 어떤 정도의 과실을 우리에게 줄까라고 생각해서 물을 주지는 않는다. 농부의 마음을 가진 지원제도를 기대해본다. 어떤 분야든 마찬가지겠지만, 새로운 인력들의 유입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경쟁력이 약화된다는 것은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하지만, 현재의 지원제도는 제작 리스크를 줄여갈 수밖에 없기 때문에 되도록 신규 인력보다는 안정적으로 제작을 진행할 수 있는 제작자들이 지원금을 받는 경우가 많다. 어디에나 진입장벽은 있고, 그것을 넘어서야 한다고 말할 수 있겠지만, 새롭게 출발하려고 하는 제작자들에겐 가혹한 말이다. 제작에서의 리스크가 문제가 된다면 그들이 지원금을 잘 쓸 수 있도록 보조하고, 영화에 대한 경험이 적다면 경험 있는 제작자와 연결해 주거나 다양한 형태의 교육사업과 연계해서 지원할 수도 있으며 단계별 지원을 고민해볼 수도 있다. 오히려 지원금만 지원하는 것보다는 다양한 형태의 지원들을 모색해 볼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일 수 있겠다. 그런 다각적인 지원체계를 갖춘다면, 지원을 받아서 제작하는 영화는 한 편의 영화만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몇 편의 영화를 만들 제작자를 지원하게 되는 것이다. 결국은 사람을 지원하게 되는 것이다. 인간의 얼굴을 가진 지원제도가 그리 어려운 것은 아니다. 결국 ‘누가 상상하느냐’의 문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