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머니스트
- 감독
- 이무영
- 제작년도
- 2001
- 출연
- 정성갑, 이정옥, 유상섭, 김기범, 윤택상, 김강일, 조영욱, 이종용, 허종수, 김태진, 지윤환, 박경휘, 박범규, 김하늘, 송주은, 안석환, 최란, 안재모, 강성진, 박상면, 명순미, 박영규, 노경혜, 김명수, 박은숙, 이무영, 고인배, 박준하, 고용하, 민성주, 이경선, 고아라
2002년 | 시네마서비스 감독, 제작 : 강우석 | 원안: 구본한 | 각본: 김현정 정윤섭 백승재 채윤석 | 촬영: 김성복 | 미술: 오상만 최병근 | 음악: 조영욱 이우준 | 무술감독: 정두홍 CAST 강철중: 설경구 | 조규환: 이성재 | 엄 반장: 강신일 | 김 형사: 김정학 | 안수: 이문식 | 대길: 성지루 | 용만: 유해진 여름에 크랭크인 한 < 공공의 적 >은 가을에 서서히 촬영 막바지에 접어들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영화의 클라이맥스 ‘한강 둔치 대결’ 신이 공개되었습니다. 여름에 공개한 장면이, 영화의 도입부로서 긴장감을 불러일으켰다면, 가을 공개 장면은 에너제틱한 액션의 폭발이었죠. 폐륜적 살인마이자 사이코패스인 조규환(이성재)을 강철중(설경구)은 불러냅니다. 그리고 두 사람 사이의 육탄전이 벌어지죠. 악당에 대한 경찰 강철중의 개인적 응징인 셈인데요, 그런 만큼 액션의 강도는 상당합니다. 격렬한 주먹다짐이었던 만큼 합을 맞추는 것이 중요했는데요, 자칫하면 실제 가격이 일어나고, 너무 몸을 사리면 가짜 티가 나는, 미묘한 대목이었죠. 좀 더 실감 나는 액션을 위해 여러 차례 반복 촬영이 이뤄졌는데요, 테이크를 많이 가지 않는 거로 유명한 강우석 감독이지만, 열 테이크 이상 가기도 했습니다. 이럴 때 가장 속이 타는 사람은 무술감독이겠죠. 매트로 쓰러지는 이성재 옆에 정두홍 무술감독이 보입니다. 촬영이 이뤄진 곳은 한강 둔치, 더 자세히 이야기하면 한강대교 밑의 중지도입니다. 심야의 다리 밑 결투라는 컨셉트는 매우 장르적인 설정이죠. 설경구는 이성재가 맡은 캐릭터 조규환에 대해 “우리나라 영화 역사상 최고의 악역”이라며, “개인적으로는 사형 제도를 반대하는 입장이지만 조규환은 정말 사형감”이라고 말했습니다. 설경구와 이성재, 두 사람은 친한 형 동생 사이이자 7년지기인데요, 설경구는 이성재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습니다. “징그럽게 현장에 일찍 온다. 조명차보다 일찍 오고, 내가 늦지도 않았는데 전화해서 빨리 오라고 다그친다.” 그 정도로 일에 철저하다는 이야기겠죠. “경구야, 더 세게 쳐라. 성재 얼굴만 맞지 않게!” 강우석 감독의 연기 주문입니다. < 신라의 달밤 >( 김상진 , 2001)처럼 조폭 역할을 맡아도 부드러운 이미지를 유지했던 이성재에게 <공공의 적>은 확실한 변신의 계기였습니다. 그가 맡은 조규환은 이렇다 할 모티브가 없이 살인을 저지르는 사이코패스였는데, 이성재는 오히려 이 캐릭터가 편했다고 하네요. “악한 행위도 당위성이 있어야 관객의 공감을 자아내는데 조규환은 그럴 ‘건덕지’가 없는 인물이기 때문”이었죠. “그전에 했던 역할들이 3원색을 골고루 섞은 캐릭터였다면 조규환은 3원색 중 하나만 확실하게 보여주면 되는 인물”이라고 캐릭터에 대해 설명합니다. 첫 영화 < 미술관 옆 동물원 >( 이정향 , 1998)부터 < 자귀모 >( 이광훈 , 1999) < 주유소 습격사건 >(김상진. 1999) < 하루 >( 한지승 , 2000) < 플란다스의 개 >( 봉준호 , 2000) 그리고 <신라의 달밤>까지, 이성재는 강우석 감독이 이끄는 시네마서비스 영화에만 출연했습니다. 강우석 감독에겐 효자 노릇 톡톡히 하는 아들 같은 존재였죠. 그가 이성재에게 조규환이라는 극악한 캐릭터를 맡긴 이유는 간단했습니다. “이성재의 얼굴엔 사악한 구석이 있다.” “계획 없이 살고, 머리보다 주먹이 앞서며, 책임감 없고, 단순한 놈.” 강철중라는 캐릭터에 대한 설경구의 명쾌한 설명입니다. 이미지 디지털화 지원 NAVER
2002년 | 시네마서비스 감독, 제작 : 강우석 | 원안: 구본한 | 각본: 김현정 정윤섭 백승재 채윤석 | 촬영: 김성복 | 미술: 오상만 최병근 | 음악: 조영욱 이우준 | 무술감독: 정두홍 CAST 강철중: 설경구 | 조규환: 이성재 | 엄 반장: 강신일 | 김 형사: 김정학 | 안수: 이문식 | 대길: 성지루 | 용만: 유해진 강우석 감독의 필모그래피에서 가장 중요한 캐릭터는 형사입니다. 1990년대 그가 충무로를 대표하는 감독으로 발돋움한 결정적 계기는 < 투캅스 >(1993)였고, 1990년대 후반 슬럼프를 벗어나는 계기는 < 공공의 적 >(2002)이었죠. 특히 <공공의 적>의 강철중은 한국의 형사 영화 장르에서 독보적인 캐릭터입니다. 설경구라는 배우에게 최적화된 ‘강동서 강력반 강철중’은 한국영화사를 대표하는 안티 히어로이며, 이후 < 베테랑 >( 류승완 , 2015)의 황정민 이나 < 범죄도시 >( 강윤성 , 2017)의 마동석 등으로 이어지는 계보의 선배이기도 하니까요. <공공의 적>은 두 번에 걸쳐 현장 공개를 했습니다. 첫 공개는 2001년 7월 2일. 거의 크랭크인 날이었죠. 이 영화가 2002년 1월 설 시즌에 개봉한 것을 감안하면, 꽤 이른 현장 공개인 셈이고요. 장소는 강원도 동해의 옥계항이었습니다. 공개된 장면은 영화의 실질적인 첫 장면, 즉 강철중(설경구)의 선배인 송 형사( 기주봉 )가 권총으로 자살하는 장면이었습니다. <공공의 적>은 강철중의 내레이션으로 경찰이라는 직업의 애환과 비루한 현실을 도입부에서 보여주고, 강철중과 송 형사의 장면으로 넘어가죠. 마약 범죄자들을 소탕한 후 증거품을 압수하고 서울로 돌아가는 길인데요, 이때 송 형사는 전화 한 통을 받습니다. 비리 사실이 드러났다는 거고, 송 형사는 모든 죄를 자신이 뒤집어쓴 채 자살합니다. 잠시 차 밖에 나가 있던 강철중은, 난데없는 총성에 놀라 차로 돌아오지만… 송 형사는 이미 죽어 있습니다. “미안하데이…”라는 독백 같은 유언을 남기고 말이죠. 차 안에 앉아 있는 송 형사입니다. 관자놀이에서 피가 줄줄 흐르는 장면이 실감 났었는데요, 사실 차 안에 있는 송 형사는 기주봉 배우가 연기한 게 아니죠. 특수분장 전문가인 신재호의 솜씨로 송 형사의 상반신만 만든 것인데요, 정말 놀라울 정도로 감쪽같습니다. 신재호 는 < 텔미썸딩 >( 장윤현 , 1999)으로 그 솜씨를 본격적으로 인정받으며 2000년 이후 수많은 한국영화에서 작업했습니다. <공공의 적>은 강우석 감독과 설경구가 처음으로 만난 작품이었습니다. 이후 < 실미도 >(2003) < 공공의 적 2 >(2005) < 강철중: 공공의 적 1-1 >(2008) 까지 두 사람의 인연은 이어집니다. 원래는 어둡거나 약간 빗발이 날리는 날씨를 소망했지만, 뙤약볕이 내리쬐었습니다. 그래서 구름이 끼었을 때를 맞춰 촬영에 들어가려고 하면 갑자기 구름이 걷히고, 이런 과정이 계속 반복되는 쉽지 않은 현장이었습니다. 2000년 이창동 감독의 < 박하사탕 >으로 스타덤에 오른 설경구는 2002년 최고의 배우가 됩니다. <공공의 적> < 오아시스 >(이창동, 2002) < 광복절 특사 >( 김상진 , 2002)로 이어지는 라인업은, 그의 연기력과 흥행력의 정점을 보여주었죠. 현장에서 강우석 감독은 ‘동물적 감각’을 강철중이라는 캐릭터의 핵심으로 꼽았습니다. 새벽부터 시작된 촬영은 저녁까지 이어졌고, 취재진을 대상으로 한 간단한 제작발표회에 이어 고사가 있었습니다. 강우석 감독의 조감독 출신인 김상진 감독이 차승원 과 함께 현장을 찾았는데요, 차승원은 <공공의 적>의 이성재와 < 신라의 달밤 >(2001. 김상진)을 찍었고, 설경구와는 <광복절 특사>(2002. 김상진)를 찍게 되죠. 사실 <신라의 달밤>은 강우석 감독이 연출할 예정이었는데요 김상진 감독이 가져간 케이스입니다. 그리고 <공공의 적> 역시 원안자인 구본한 대표의 쿠앤필름에서 제작할 예정이었지만, 강우석 감독이 직접 연출하면서 시네마서비스의 작품이 되었고요. 이미지 디지털화 지원 NAVER
2003년 | 에그필름 감독: 박찬욱 | 원작: 츠치야 가롱 | 시나리오: 황조윤 임준형 박찬욱 | 제작: 지영준 김동주 | 촬영: 정정훈 | 프로덕션 디자인: 류성희 | 음악: 조영욱 CAST 오대수: 최민식 | 이우진: 유지태 | 미도: 강혜정 최근엔 그렇게 빈번하지 않지만, 2000년대 초만 해도 웬만한 영화들은 모두 현장 공개를 했습니다. 그럴 경우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장면일 경우가 많았죠. 그런데 < 올드보이 >는 조금은 예외인데요, 꽤 중요한 장면을 두 번에 걸쳐 공개했습니다. 앞의 포스팅에 담은 우진의 펜트하우스 신과 함께, 전설의 ‘장도리 액션 신’을 공개했던 거죠. 참고로 이 신은 파주의 아트서비스 스튜디오에서, 펜트하우스는 7월의 양수리 종합 촬영소에서 촬영되었습니다. 오대수는 15년 동안 갇혀 있던 감금실을 탈출하는 과정에서 한 바탕 격한 액션을 거치게 됩니다. 바로 복도에서 펼쳐지는, 장도리를 든 오대수와 그를 막으려는 수많은 사람들 사이의 ‘일대다 액션’이죠. 2분 40초 동안 이어지는 신입니다. 조금 있으면 액션이 벌어질 복도에 앉아 있는 무술팀. 이 신엔 총 20명이 등장합니다. 오대수와 19명의 스턴트맨들이죠. 수많은 리허설을 통해 짜맞춘 합 속에서 이들은 액션 스펙터클을 만들어내고, 정정훈 촬영감독의 카메라는 그들의 액션을 따라 서서히 좌우로 움직입니다. 리허설을 마치면 최민식 배우는 땀으로 흠뻑 젖곤 했습니다. 거친 숨을 몰아쉬었고요. 40대의 나이에 이처럼 격한 액션을 소화한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었죠. 하지만 그러기에 이 신은 더욱 처절한 액션으로 탄생했을지도 모릅니다. 리허설 전과 후 그리고 리허설 장면입니다. 여러 차례 이뤄진 리허설은 최민식 배우뿐만 아니라 젊은 스턴트맨들에게도 쉽지 않은 일이었죠. 옷 안에 보호대를 대지 않으면 다치기 십상인 장면이었고요. 웃고 있는 최민식 옆에 있는 흰 티셔츠를 입고 있는 사람은, 혹시 낯이 익으실지도 모르겠네요. < 신세계 >(2012) < 무뢰한 >(2014) < 아수라 >(2016) 등 최근 수많은 영화의 액션을 지휘했던 허명행 무술감독입니다. 거의 실제 촬영에 가까운 리허설입니다. 이전엔 합을 맞추기 위해 약간은 완만한 속도로 진행되었다면, 의상과 장도리까지 갖춘 최민식 배우의 액션은 그 속도감을 더했습니다. 그런 역동감을 그대로 담아낸 현장 사진인데요, 이 느낌의 비주얼로 아트포스터가 제작되기도 했죠(CGV 용산의 박찬욱관에 가시면 보실 수 있습니다). 현장에서 액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박찬욱 감독과 최민식 배우입니다. 박찬욱 감독은 원래 이 신을 롱 테이크로 갈 생각이 아니었다고 합니다. 오대수가 장도리로 상대방을 가격할 때, 맞는 부위가 마치 X 레이 촬영 이미지처럼 옵티컬 처리가 되어 빠른 편집을 통해 삽입되는 방식이었다고 하죠. 하지만 박찬욱 감독은 최민식 배우가 대역 없이 직접 액션을 해내는 쪽을 선택합니다. 이유는… 촬영 일정에 쫓겼기 때문이죠. 박찬욱 감독은 스타일리시한 액션 시퀀스보다는 캐릭터의 처절함을 강조하는 쪽을 선택했고, 그 결과 영화사상 길이 남을 롱 테이크 액션 신이 탄생했습니다. 아마 최민식 배우에게 이 영화는, 그리고 이 장면은, 인생작으로, 그리고 인생 신으로 남을 겁니다. 현장에서 거의 녹초가 되었지만, 그 이상의 ‘보상’을 안겨주었으니까요. 한편 그는 이 장면을 찍은 후 다시는 액션을 안 찍겠다고 했습지만, 이후 < 주먹이 운다 >(2005) < 악마를 보았다 >(2010) 같은 영화에서 좀 더 센 강도의 액션 신을 선보였죠. 이미지 디지털화 지원 NAV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