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 런 통합검색 결과
검색 결과 분류
총 104개
정확도 순 필터
영화정보
수집자료
치킨런
- 매체규격
- DVD
- 상영시간
- —
- 자막
- —
- 보관위치
- —
치킨런(Special Edition)
- 매체규격
- DVD
- 상영시간
- —
- 자막
- —
- 보관위치
- —
달빛요정 역전만루홈런 - 치킨런 (Live @ SangSang Madang)
- 매체규격
- 디지털파일
- 상영시간
- —
- 자막
- —
- 보관위치
- —
CHICKEN RUN
- 매체유형
- 일반본
- 보관위치
- —
치킨 런
- 매체유형
- 녹음본
- 보관위치
- —
애니메이션 / <치킨런> 제작사 아드만 스튜디오 탐방기
- 실물구분
- 아날로그
- 매체유형
- 기사/스크랩
- 보관위치
- —
(대탈주)의 닭털버전(치킨런)
- 실물구분
- 아날로그
- 매체유형
- 기사/스크랩
- 보관위치
- —
진흙인형들의 귀여운 반란/클레이메이션 영화 `치킨런`
- 실물구분
- 아날로그
- 매체유형
- 기사/스크랩
- 보관위치
- —
콘텐츠
[칼럼]이토록 맛있는 ‘망가니쿠’의 세계 ⑵
이제 뻔한 이야기를 그럴듯하게 늘어놓는 일은 그만하고, 진짜 본격적으로 애니메이션 속 먹방 장면이나 감상해보자. 사실 애니메이션 속 먹방은 그 가짓수가 일만 오천육십 개까지나 되니(세어 보진 않았지만 하여튼 엄청 많다는 말씀입니다.) 오늘은 ‘밀가루’에 관련된 먹방만 감상해보겠다. 첫 번째 이야기해 볼 애니메이션은 바로 ‘지브리 스튜디오’의 작품들이다. 나는 사석에서 지브리 스튜디오를 ‘셰프 지브리’라고 부르곤 한다. 마치 감각 있는 셰프가 그날 날씨와 제철재료들을 고려하여 선보이는 ‘오늘의 추천 요리’ 메뉴처럼, 지브리 애니메이션 속의 먹방에서는 작 중 분위기와 상황에 완벽하게 어울리는 요리 메뉴를 선보인다. 먼저, 밀가루 하면 빼놓을 수 없는 애니메이션인 < 마녀배달부 키키 >를 감상해보자. <마녀배달부 키키>는 꼬마 마녀 키키가 빵 택배 일을 시작하면서 벌어지는 소소한 소동을 담은 따뜻하고 귀여운 성장 드라마다. 이 애니메이션에서 가장 유명한 장면은 키키가 화덕에서 파이를 굽는 부분인데, 그 파이의 모양이 적잖이 낯설었다. 생선 모양이 그대로 드러나 있는 ‘청어 파이’였기 때문이다. 이 청어 파이는 모두에게 몹시 충격적인 비주얼이었는지, 지금도 청어파이, 즉 생선 파이는 영국의 괴랄한 미식 문화를 조롱하는 의미로 통한다. 이 애니메이션에서도 셰프 지브리의 탁월한 센스를 엿볼 수가 있다. 생선 파이는 사실 역사가 오래된 영국 전통 요리다. 신선한 생선을 구하기 어려운 영국의 서민층들이 조리해먹은 데서 유래했다는 이야기도 있고. 여하튼 영국 서민들의 전통 홈 푸드인데, 현재는 여기저기서 푸대접을 받고 있는 모양이다. <마녀배달부 키키>의 청어 파이 역시 마찬가지 신세다. 손녀의 파티에 따뜻한 파이를 보내주고자 했던 할머니가 오븐이 고장 난 상황에서, 오래된 화덕을 수리하는 고생(물론 고생은 키키가 다 하기는 하였지만 어쨌든 키키에게 넉넉한 금전적 보상을 해주었지 않은가?)을 마다하지 않고 정성껏 구워낸 것이지만, 신세대 손녀에게는 문전박대를 당한다. 셰프 지브리의 특기인 ‘상징’이 빛나는 대목이다. 키키의 눈빛을 보면 맛있게 먹겠다는 말을 할 수밖에 없을 것 같지만… 움직이는 성안, 하울의 식사는 어떨까? 베이컨은 미국 서부개척시대에 개척자들의 필수아이템이었다. 여행 작가이자, 개척자인 랜스포드 헤이스팅스는 1845년, 오리건을 향하는 이민자들에게 150파운드(약 68kg)의 베이컨을 필수적으로 챙겨가라고 조언했다. 개척자들은 매일 아침으로 커피와 베이컨을 먹고, 저녁엔 베이컨 기름을 빵이나 비스킷에다 발라 먹었다. 1) 그 유명한 베이컨&달걀의 유행은 사실 하울이 원조가 아니다. 그 역사는 1920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다이어트가 필수덕목인 이 시대에야 고열량인 이 조합은 사실 죄책감까지 불러일으키지만, 1920년대에 ‘베이컨&달걀’은 아주 ‘건강하고 가성비 좋은’ 아침식사였다. 그야말로 피로와 긴장에 찌든 여행자들에게 걸맞은 고영양 메뉴인 것이다. 게다가 셰프 지브리는 베이컨 기름으로 모든 조리를 해결한다. 올리브유나 향료같은 많은 부재료들을 챙겨 다니기 어려운 여행자들에게 아주 요긴한 재료다. 다만 계란 후라이를 저렇게 예쁜 ‘써니 사이드 업’으로 만들려면 약불로 인내심있게 구어야 하는데, 저렇게 화력이 센 불에 조리하니 타지는 않을지 걱정되었다. 뭐, 보기 좋기는 했다. 이 부분에서 서론에서 말했던 애니메이션 속 먹방 장면의 장점이 빛을 발한다. 왜 밀가루 이야기를 하다말고, 고지방 고단백 메뉴 이야기를 하고 있는가 하겠지만, 사실 내가 정말로 주목하고 싶었던 것은 베이컨과 달걀과 함께 식탁 위에 나란히 놓여있던 빵, 깜빠뉴다. 절대 사심으로 베이컨&에그를 끼워 맞춘 것이 아닙니다. 사실 약간 그래요. 뭐 어쨌든… 이 고열량, 고단백의 조합의 목 멜 듯한 기분은 탄수화물이 녹여준다. 깜빠뉴는 오래 보관하기 쉽고, 재료가 단순하고 맛이 담백하여 어느 메뉴와도 잘 어울린다. 식사빵이라는 카테고리답게 묵직하고 든든하다. 여러모로 먼 길을 떠날 때 아주 적합한 메뉴다. 사실 ‘베이컨과 에그 게다가 단순 탄수화물인 빵’은 비만 인구 상승에 힘을 실어줄 조합이기는 하지만, 미지의 세계를 여행하고 막강한 적과 싸워야하는 하울 무리에게는 더없이 걸맞은 메뉴였다. 이번엔 일본을 벗어나, 영국의 훌륭한 스튜디오로 넘어가 보자. 아드만 애니메이션은 <월레스와 그로밋> < 치킨 런 > < 플러쉬 > < 아더 크리스마스 > < 허당 해적단 > < 숀더쉽 > 등 정말 재미있는 클레이 애니메이션을 대거 제작한 애니메이션 스튜디오다. 아드만의 애니메이션들은 진짜로 웃기고, 재밌다. 그리고 먹음직스럽다. 클레이 애니메이션이다 보니, 먹방으로써 애니메이션과 실사영화의 장점들을 고루 갖출 수 있다. 만져질 것처럼 생생하면서도 오버액션도 ok. 멋진 일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월레스와 그로밋>을 살펴보자. 월레스는 발명가이자 빵집사장이다. 그로밋은 그가 기르는 강아지. 하지만 이 강아지 그로밋이 월레스보다 약 두 배가량 현명하다. (하긴 역마살 붙은 것 마냥 한시도 가만있지 못하고 동네를 휘젓는 이웃집 개도 집만 잘 찾던데, 10년 산 동네에서 한번 낯선 길로 가보자고 했다가 돌아오는 길을 한참 헤맸던 내가 할 소리는 아닌 것 같지만.) 어쨌든, 둘은 아무리 바빠도(사실 별로 바빠 보이지도 않지만) 늘 시간을 내어 치즈&크래커와 홍차를 즐긴다. ‘빵이냐 죽음이냐’ 편에서, 파이엘라는 늘 정시에 티타임을 즐기는 월레스의 습관을 이용하여 살인을 계획할 정도로 그들에게 티타임은 무척 중요한 의식이다. 사실 이런 문화는 영국인이라면 아주 익숙하다. 영국인들의 티타임 사랑은 하루 이틀이 아니다. 빅토리아 여왕은 도버해협을 건너는 기차 안에서도 전용 도기로 애프터 눈 티를 즐겼다고 하며, 영국의 유명한 동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환상의 세계에서도 티타임은 빠지지 않는다. 이런 영국인의 홍차사랑에 대한 결실은 현재 티타임에 가장 흔하게 사용되는 찻잎들의 이름에서도 드러난다. 찰스 그레이 백작의 이름을 딴 ‘얼그레이’, ‘잉글리시 브렉퍼스트’ 같이. 영국이 구움 과자 분야에서는 두각을 나타내는 것도 이 ‘차사랑’에 원인이 있다. 음식문화가 취약하다고 정평이 난 영국도 비스킷, 스콘 등 티타임에 곁들일 메뉴를 개발하는 데에는 꽤나 열정적이었던 모양이다. 역시 인류 최고의 발명가는 사랑이라고 했던가. 월레스와 그로밋이 여기에 곁들이는 비스킷 역시 지극히 영국적인 과자다. 비스킷은 1588년 스페인과 영국이 영불해협에서 맞붙었던 전투에서 영국을 승리로 이끈 숨은 주역이었다. 해전 시 배에 실을 수 있는 식량은 한계가 있어 칼로리가 높지만 가볍고 부피가 작아야 했는데, 비스킷이 그에 딱 걸 맞는 메뉴였다. 영국군은 최대한으로 수분을 없앤 딱딱한 비스킷을 있는 대로 보관해 둔 덕에 굶주릴 일없이 전쟁에 임할 수 있었고, 결국 승리를 거두었다. 이 전쟁을 기점으로 세계최강이라 자부하던 스페인 함대는 몰락했고, 영국은 세계 주도권을 가지게 되었다. 2) 어쨌거나 월레스와 그로밋의 티타임은 달로 향하는 우주 비행선 안에서도 계속되었다. 이 용감한 개척자들은 출발하기 직전까지 티타임 도구들을 챙기기 바쁘다. 바삭하고 퍽퍽한 비스킷에 부드러운 치즈를 곁들인 티푸드에 맛있는 홍차, 그리고 오래된 친구와 즐기는 티타임이라니, 우주 한가운데 더없이 영국적인 풍경이다. 위 거론한 예시들 말고도 애니메이션 속 먹방에 대한 이야기는 밤새도록 나누어도 모자람이 없다. 언젠가 또 기회가 닿는다면 < 너의 이름은. >의 팬케이크 이야기나, < 검정고무신 >의 크림빵에는 생크림이 없다는 이야기로 시작되는 크림의 비밀 등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고 싶다. 애니메이션 속에도 현실 세계 만큼이나 먹음직스러운 이야기들이 가득 숨어있다. 행복한 이야기다. 먹는 이야기 좋아하는 사람답게 나의 첫 데뷔작도 레진코믹스에서 연재했던 음식 만화(<삶은 토마토>)였다. 주로 음식을 먹으며 나누는 대화나 상황들이 스토리의 전부다. 심심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사실 사는 게 별건가 싶다. 우리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과 ‘밥먹기’를 원하며, 대부분의 중요한 결정들이 ‘식사자리’에서 거론된다. 나는 애니메이션 속 등장인물들이 먹고 마시는 게 좋다. 등장인물들이 아무리 진중하고 긴박한 상황에서도 허기짐을 느껴, 혹은 기운이 달려 무언가를 먹고 마시는 순간 거리를 두고 감상하던 이야기들이 삶의 차원으로 넘어온다. 게다가 음식 만화를 연재하며 먹는 장면을 그리는 것이 즐겁지만, 번거로운 일임을 뼈저리게 경험했던 사람으로서 스토리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빼버려도 상관없는 먹방 장면을 굳이 삽입한 애니메이션 감독에게는 인간적인 애정을 느끼기까지 한다. 애니메이션 속 주인공들이 더 먹고 마셨으면 좋겠다. 더 많이, 더 맛있게, 더 오버액션으로 먹어주면 좋겠다. 언젠가 여러분, 제가 엄청나게 맛있게 먹는 애니메이션을 만들 거 거든요? 얼마나 맛있게 먹나 한번 보러와 주세요. 어설픈 글을 읽어줘서 고맙습니다. 어쨌든, 나도 난생처음 칼럼이라는 걸 써본 기념으로 오늘은 맛있는 걸 좀 먹어야겠다. 1)『아침식사의 문화사(Breakfast: A history-Heather)』 (헤더 안트 앤더슨 저, 니케북스, 2016) 참조 2)『양과자 세계사』(요시다 기쿠지로 저, 비앤씨월드, 2011) 참조
[비장의OST]본 슈프리머시 (폴 그린그래스, 2004)
기억을 잃은 전직첩보원은 자신의 이름 하나와 의지할 수 있는 여자 친구를 얻는데 만족해야 했다. 그러나 그것은 세상에 홀로 버려진 자신에게 있어 가장 소중한 것들이었다. 그들이 건들지만 않는다면 자신도 남들처럼 살 수 있을 거라 믿었다. 도망이고 회피였지만 이성보다 본능이 먼저 꿈틀대는 그에겐 그것이 최선의 방법이었다. 어느 밤 스멀스멀 찾아온 기억의 잔재만 아니었다면 그냥 그렇게 평범하게 지낼 수도 있었을 것이다. 모든 걸 잊은 줄 알았던 그에게 떠오른 아픈 과거의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았다. 임무 중 누군가를 살해하는 장면들이 조각조각 초대받지 못한 손님처럼 찾아온 것이다. 반복되는 악몽은 그를 끊임없이 괴롭혔다. 자신이 선한 인물이 아니라는 건 진즉 알았지만 막상 그것을 감당하기에 그의 상처는 아직 다 치유되지 못했다. 겨우 사건과 정면으로 마주 서려고 용기를 가질 무렵, 불쑥 나타난 그들은 여자 친구의 목숨을 앗아간다. 그는 결국 자신에게 남은 이름 하나를 걸고 그동안 도망쳐온 과거 속으로 뛰어든다. 긴 속죄의 여정이 될 그 길을 막는 것들은 모조리 파괴되고 처치될 것이다. 누구도 용서해주지 않겠지만, 또 용서받을 수도 없는 막다른 길이 될 테지만, 고향으로 향하는 발걸음엔 거침없다. 자신의 진짜 이름을 찾았으니까. 그는 더 이상 제이슨 본이 아니다. 그의 진짜 이름은 데이비드 웹이다. 그리고 그것이 그에게 새로운 고향이 될 것이다. ‘본’ 3부작 ‘본’ 시리즈는 2000년대 액션 영화의 지형도를 혁명적으로 바꿔놓았다. 자신의 원형이자 근본이었던 007마저 시리즈를 새로 쇄신시킬 만큼, 이 작지만 영리한 첩보액션물은 3부작을 통해 완벽하게 반(反)영웅의 신화이자 네오 스파이물의 장대한 모험담을 완결지었다. 로버트 러들럼의 인기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삼고 있지만 가져온 건 콘셉트와 캐릭터뿐, 현재라는 시공간에 맞게 재창조돼 더할 나위 없이 현실적이고 강력한 첩보물로 탈바꿈했다. 애초 브래드 피드와 매튜 매커너히에게 타이틀 롤을 맡기려 했으나 최종적으로 확정된 건 액션 스타와는 거리가 먼 범생 타입의 맷 데이먼이었다. 이에 맞춰 예산도 그리 크지 않은 6천만 달러로 책정되었고, 독립영화의 신성이었던 더그 라이먼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메이저 데뷔를 하게 된다. 그러나 영화는 제작비 대비 두 배 이상의 흥행을 기록하며 슬리피 히트작이 되었고, 다음 해 렌탈 시장에서도 선전하면서 빠르게 속편 < 본 슈프리머시 >가 기획되었다. 더그 라이먼이 제작으로 물러서며 감독에 오른 이는 방송에서 잔뼈가 굵은 폴 그린그래스였다. 그는 베를린영화제 금곰상을 수상한 < 블러디 선데이 >로 이제 막 자신의 스타일을 발현한 상태였다. 이미 스태디 캠의 활용과 각 샷 당 평균 4초가 넘어가지 않았던 짧고 빠른 감각적인 영상으로 호응을 얻었던 전작이었지만, 그린그래스 감독은 이에 한 발 더 나가 상업영화에선 잘 시도되지 않았던 핸드헬드 촬영에 각 샷 당 평균 1.9초라는 초필살 쪼개기 편집으로 속도감과 현장감을 극대화시켰다. <본 슈프리머시>는 전작보다 나은, 그리고 마지막 편을 잇는 중요한 가교로서 역할을 톡톡히 해낸 영리한 속편의 길을 착실히 밟았다. 감독이 교체되면서 몇몇 스태프들의 변동도 눈에 띄는데, 전작과 흐름을 이어줄 핵심 멤버들은 고스란히 자리를 지켰다. 각본의 토니 길로이와 촬영의 올리버 리드, 그리고 시리즈 내내 음악을 담당한 존 파웰이 그들이다. 1963년 영국 런던에서 태어난 존 파웰은 트리니티 음악 대학을 다니던 시절부터 록과 재즈, 클래식을 비롯해 여러 장르의 음악에 심취해 있었는데, 졸업하며 영화음악가 패트릭 도일의 어시스턴트를 하며 비로소 영상 음악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95년 광고와 TV물 작업을 하던 그는 한스 짐머의 눈에 띄게 되며 1997년 < 페이스 오프 >로 전격적으로 극영화에 데뷔하였다. 여기서 짐머보다도 더 짐머다운 액션 스코어를 펼쳐 보인 파웰은 이후 해리 글렉슨 윌리엄스와 손잡고 드림웍스의 초기 애니메이션 음악들(< 개미 >, < 치킨 런 >, < 슈렉 > 등)을 담당하며 자신의 발판을 넓혔으며, 액션과 코미디, 애니메이션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왕성한 활약을 하고 있다. 특히 드림웍스와 디즈니 외에 소니 계열의 블루 스카이 스튜디오와 유니버설 계열의 일루미네이션 엔터테인먼트까지 애니메이션 빅4를 넘나들며 음악을 과점(!)하고 있다는 사실은 상도의 도를 따지기 전에 그의 영향력이 어느 정도인지 단적으로 말해주는 예이기도 하다. 2010년 < 드래곤 길들이기 >로 아카데미 음악상 후보에 첫 지명 되었고, 그 다음해 < 나잇&데이 >를 끝으로 실사를 떠나 지금은 애니메이션 음악에 올 인하고 있다. 존 파웰과 그의 작품들 액션영화 음악으로 입봉한 작곡가답게 존 파웰은 ‘본’ 시리즈에서 자신의 역량을 극대화시켜 발휘했다. 이미 <페이스 오프>와 < 칠 팩터 >, < 디-톡스 > 등을 통해 짐머 스타일의 액션 스코어를 재해석한 바 있기에 그는 새로 맡은 첩보 스릴러에서보다 자신만의 독자적인 스타일을 공고히 다지려 하는데, 두텁게 중첩되는 미니멀한 현악 오스티나토를 바탕삼아 감각적인 일렉트로니카의 색채를 입혀 묘한 트랜스 상태의 긴장감을 자아내는 데 성공한다. 듣기 좋은 테마를 의도적으로 배제한 채 철저히 리듬과 루프에 의존하는 큐들은 스피디하고 박진감 넘치는 영화의 이미지와 아주 잘 어울렸다. 그러나 엠비언트에 가까운 과도한 효과와 일렉트릭이 점철된 날카로운 사운드, 둔중한 베이스와 타악의 울림은 오케스트라와 균형을 이루지 못하며 절반에 가까운 성공에 그치고 마는데, < 본 아이덴티티 >의 그런 실패를 발판 삼아 심기일전한 <본 슈프리머시>에선 전혀 다른 완성형의 사운드를 선사한다. 기억을 모두 잃은 채 기계처럼 반응하는 신체에 당황하던 첩보원 본에게 속편에선 보다 인간적인 고뇌와 속죄의 의미를 부여하듯, 전면에 나선 일렉트로니카 믹싱을 줄이고 현악 오스티나토가 주도권을 잡으며 보다 풍성하고 위용 있는 사운드로 인간적인 감정의 단서들을 제공한다. 인디언 콩가 드럼 같은 라이브 퍼커션을 선호하며 보다 울림은 깊어졌고 묵직함을 갖게 됐다. 여전히 희미한 주제부를 들려주는 바순은 기억을 잃은 제이슨 본의 심정을 대변하며, 상승과 하강을 빠르게 반복하는 스트링의 배치는 쳇바퀴 도는 자신의 상황과 정부 간의 작전을 상징하듯 의미심장하게 진행된다. <본 아이덴티티> 이후 < 이탈리안 잡 >과 < 페이첵 >을 거치며 보다 발전된 그의 스타일을 극명하게 느낄 수 있는 <본 슈프리머시>는 2000년대 액션 스코어의 진화이자 진보이다. Jason Bourne 솔로로 거의 쓰이지 않는 바순이 본의 메인 모티브를 살짝 연주하고는 바로 이국적인 퍼커션 리듬과 낭만적인 기타 사운드로 이어지는 ‘Goa’는 영화 중 가장 특별하고 도드라지는 큐로, 도입부의 평온하면서도 일말의 불안감이 도는 인도에서의 일상을 스케치한다. 이후 영화상, 아니 시리즈 상 그런 감정과 분위기를 자아내는 음악은 거의 없다시피 할 정도인데, 그것이 뒤의 액션 큐들을 더욱 파워풀하고 질주하게 만드는 효과를 자아낸다. 첩보물답게 감정을 배제한 채 현상만 묘사하듯 담아내는 긴장감 넘치는 큐들이 일품인데, 빠른 샷들의 점프와 더블을 받아주는 규칙적인 비트감과 점층적으로 고조되는 현악 오스티나토는 가히 집중도를 높여준다고 말할 수 있을 만큼 중독적이고 몽롱한 몰입감을 선사한다. ‘Gathering Data’, ‘To The Roof’나 ‘Alexander Platz / Abbotts Confesses’ 등이 대표적인 트랙으로 특히 ‘To The Roof’는 점층과 증폭이란 단어가 어떤 것인지 몸소 깨우치게 만든다. 리드미컬한 베이스와 단조로운 일렉 비트 위로 촘촘하게 현악으로 층층이 쌓아나가는 중첩되는 사운드의 무게감은 본의 신중하면서도 집요한 추적과 맞물리며 환상적인 스릴러 음악의 묘미를 만끽하게 한다. 물론 액션 큐도 빠질 수 없다. 인도 추격전을 담은 ‘The Drop’과 베를린의 추격씬에 흐르던 ‘Berlin Foot Chase’, 그리고 대미를 장식하는 모스크바 시퀀스의 ‘Moscow Wind Up’와 ‘Bim Bam Smash’는 아드레날린 과다분출에 한몫하는 스코어들이다. 특히 시퀀스 자체에 딱 맞춰 계산되고 재단된 ‘Moscow Wind Up’와 ‘Bim Bam Smash’의 일련의 흐름은 찬탄을 불러일으키는데, 하이라이트에 어울리는 최정점의 효과를 발휘한다. 제목이 주는 포스만큼이나 강력하기 이를 데 없는 사운드의 ‘Bim Bam Smash’는 사정없이 몰아치고 부딪히고 박아대는 큐로 영상과 물아일체돼 극한까지 밀어붙이는 스피드와 박력이 가히 액션 스코어의 미학으로 불릴만하다. 그간 거의 들리지 않았던 혼과 브라스까지 합세해 시종일관 쿵쾅대며 카 체이스 씬을 더욱 고조시킨다. 그리고 충돌!! 찾아오는 정적은 압도적인 사운드와 현실감 넘치는 영상, 딱 맞는 스코어의 절묘한 조합이 만들어낸 최고의 명장면이다. car chasing 시리즈의 마지막엔 언제나 이 노래가 나온다. 모비의 "Extreme Ways". 싸이렌처럼 울리는 도입부가 마치 제이슨 본의 무서운 위력을 알리는 경고음 같다. 허나 실상은 막다른 길에 치달은 자의 고독과 슬픔에 대한 경고음인지 모른다. 시리즈 내내 관통하는 모비의 음울하고 떨리는 음색이 남은 여운과 잔향을 짙게 만든다. 제이슨 본을 버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사내의 절규와 질주를 담아낸 비가인 셈이다. Track List 1. Goa 2. The Drop 3. Funeral Pyre 4. Gathering Data 5. Nach Detschland 6. To The Roof 7. New Memories 8. Berlin Foot Chase 9. Alexander Platz / Abbotts Confesses 10. Moscow Wind Up 11. Bim Bam Smash 12. Atonement 13. "Extreme Ways"-Moby
[초이스]동물원 인터뷰
지난 4월, 철의 여인이라 불리던 마가렛 대처 전 영국 총리의 타계 소식을 접했을 때, 문득 아드만 스튜디오의 1989년작 단편 < 동물원 인터뷰 Creature Comforts > 가 머릿속에 떠올랐다. 동물원에 (갇혀) 사는 동물들이 삶의 여건에 대해 이야기하는 이 작품은 대처가 총리직을 그만두기 1년전에 제작, 발표된 작품이다. 그래서인지 이 작품을 처음 보았을 때부터 지금까지도 나는 개인적으로 당시 집권 보수당의 정책과 영국인들의 삶을 결부시키려는 집착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평론가의 가장 나태하고도 안일한 태도는 특정 작품을 제작 당시의 시대 상황이나 민족성/국민성과 같은 상상적 본질로 환원시키는 일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아마도 현실 삶과 작품의 연관 고리를 거두기 어려운 까닭은 인터뷰 형식이 깔고 있는 ‘목소리’ 때문일 테다. 남녀노소, 토박이, 이방인을 아우르는 등장 목소리들은 방금 전에 거리에서 인터뷰를 따온 듯한 생생함을 전달한다. 그래서 이 작품은 애니메이션 다큐멘터리라는 장르로 분류되기도 한다. 눈을 감고 그들의 말을 듣고 있노라면 분명 ‘자신의 삶’에 대해 면전에서 말하는 것 같은 착각이 여전히 든다. 이전에도 아드만은 ‘대화’ 시리즈 (Animated Conversations 시리즈와 Conversation Pieces 시리즈)를 만들면서 목소리의 현장성을 살린 선녹음 방식을 취했는데, 닉 파크의 합류 후 립싱크는 아드만의 트레이드 마크처럼 한층 강화되었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 월레스 앤 그로밋 >의 그로밋은 말을 하지 않는다.) 현실과 연결된 또 하나의 장치는 카메라/스크린의 사각 틀이 만들어내는 프레이밍(framing)이다. 카메라는 이미 동물원 우리 속에 들어와 있기 때문에 그 속의 동물과 바깥의 관람객을 구분하는 쇠창살이나 유리창은 사라진다. 그리고 마이크를 쥔 ‘사람’의 손이 프레임에 걸쳐있다. 인터뷰 중간에 프레임 바깥에서 프레임 안으로 공이 날아 들어오기도 하고, 물벼락이 들이치기도 한다. 이처럼 카메라가 잘라낸 프레임의 위, 아래, 양옆, 앞, 뒤로 끊임없이 개입하고 확장하면서 동물원 속 동물과 그것을 바라보는 관객의 거리를 좁혀간다. 이들 동물원 속 동물이 말하는 안락함은 영국이라는 국가체에서 흥미로운 쌍곡선을 그린다. ‘요람에서 무덤까지’라는 말로 대변되는 복지는 영국 근대 자본주의의 고안물이었고, 그러한 복지는 인류를 뛰어넘어 근대적 동물원의 효시격인 런던 동물원에서 보듯 동물의 안식처(라는 여전히 논쟁이 잦아들지 않는 주장)까지 확장되었다. 그리고 역설적이게도, 이 작품이 만들어진 때는 신자유주의의 논리 속에서 공공 복지 부문이 처참히 파괴된 시기였다. 그래서 제도가 보장하는 삶의 안락함은 이미 인간의 세상에서는 사라졌고 (시장의 역할이 강화되면서 약육강식이 지배하는 정글 세계로 내던져졌다), 동물원 울타리 속 동물들에게나 그럭저럭 허용되는 상황이었다. 그러다보니 5분남짓의 짤막한 이 작품을 보다보면, 동물원이라는 전시 공간 속 전시물이었던 동물과 그것을 바라보는 인간 관객의 처지가 어느 순간 역전되어 버렸다는 사실을 문득 깨닫게 된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이 작품을 전적으로 철의 여인에게 헌정할 필요는 없다. ‘당신의 삶은 안녕하십니까’ 라는 인터뷰어의 질문은 그때나 지금이나, 영국이나 한국이나, 동물원이나 그 바깥이나 늘 그렇듯이 여전히 유효한 민생 관련 현안이지 않은가? 다만 어떠한 삶이 만족할 만한 삶인가에 대한 대답은 적어도 애니메이션 속 동물들의 목소리를 빌자면 단지 ‘밥 먹여주는’ 수준에 머물지는 않는다. 그리고 분문보다 더 긴 사족들 # 1. 브라질에서 건너온 사자는 아마존을 꿈꾼다. 실제 브라질 이주 남성의 목소리를 따온 이 동물을 사자라고 단정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갈기 없는 수사자이거나, 고양이과의 다른 맹수이거나 하는 식으로 모호함을 남긴다. 2005년, 7/7 테러 직후 영국 경찰은 테러 용의자로 한 청년을 추적, 현장 사살하였다. 아랍계로 오인된 이 청년은 브라질에서 왔다. 인종적, 문화적으로도 이슬람권과는 연관이 없었다. 모호함과 선입견이 낳은 비극이었다. # 2. 이 작품을 지금 리메이크한다면 폴란드 억양이 추가되었을 것이다. 실제로 폴란드 이주 노동자의 대거 유입과 그들이 처한 현실을 다룬 한 시사 프로그램은 애니메이션 시리즈 를 패러디하여 라는 제목으로 방영되었다. # 3. 막내 북극곰의 이름은 ‘앤드류’인데 (그렇다면 첫째 북극곰 이름은 찰스, 아빠 북극곰은 필립이라고 추정해볼 수 있다), 요즘 리메이크한다면 두 어린 북극곰의 이름도 윌리엄과 해리(헨리)라고 부를 법하다. 아드만은 장편 < 치킨 런 > 속에서 탈출을 꿈꾸는 암탉 진저를 질주의 속도감 속에서 다루었는데, 나는 다이애너 전 왕세자비와의 오버랩을 지우기 힘들다. 그러고 보니 얼마 전 윌리엄이 득남을 하였는데, 아이를 돌보면서 자신도 흥얼대며 ‘곰 세 마리’ 노래를 불러주지 않을까. (익히 잘 알고 있듯이 동물의 세계를 Animal Kingdom, 영국을 United Kingdom이라고 한다.) # 4. 대처의 타계 소식을 전하는 영국의 언론 매체들은 이미 입을 맞춘듯 하나의 헤드라인을 손쉽게 뽑아냈다. “영국을 둘로 쪼갠 인물.” 이 분할비율이 5:5 가르마를 뜻하지는 않는다. 대처의 발자취를 기리는 다큐멘터리를 한국의 TV에서 방송했다는 사실을 영국인들이 안다면 자못 뜨아해 할 것이다. 혹자는 대처의 오랜 재임 기간이 영국인의 지지를 반영한다고 주장하고 싶을 테지만, 대서양 건너 그녀의 소울 메이트인 레이건의 연임과 결부시키면 당시 상황에 대한 이해가 한결 손쉬울 것이다. 신자유주의라는 캐치프레이즈 아래에서 이들이 침체에 빠져있던 당시의 경제 상황을 단숨에 끌어올린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경제 지표의 상승 뒤에는 공통적으로 전쟁이 놓여있고 (내전이 아닌, 자국 영토 밖에서 이루어지는 전쟁의 경제적 효과에 대해서는 좀더 자세한 데이터가 필요할 테다. 다만 ‘20세기의 전쟁은 경제적 이해관계 때문에 발생한다’는 에릭 홉스봄의 혜안에 기대보고자 한다), 이 전시 상황은 유권자의 표심을 끌어모으기에 가장 효과적인 방편이었으니까. 대처 시대의 트라우마는 그녀의 집권 기간 이상으로 오래갔다. 일례로, 2005년 선거에서 세번째 연임을 노리는 토니 블레어의 노동당은 자신들이 등장하지 않는 선거 영상을 하나 만들었다. 주인공은 대처 정권에서 중책을 맡았던 마이클 하워드 보수당 당수였고, 영상은 대처와 메이저 전 총리로 이어지는 보수당 정권 시절에 이루어진 대량 해고와 공장 폐쇄, 노동자들의 항의와 이를 진압하는 경찰력, 단호한 정책 실행의지를 피력하는 보수당 정치인의 모습 등의 보도 사진들을 엮은 것이었다. 그 이미지들에 “Memories~”라는 가사로 시작하는 노래를 얹는 것으로 게임 끝이었다. 이 선거 영상물의 제목은 ‘기억하는가?Remember?’였다. 당시 보수당은 조금 더 자극적인 선거 캠페인을 벌였다. ‘도대체 병원은 왜 이다지도 불결한 건가?’, ‘어째서 경찰들은 안 보이는가?’와 같은 도발적 문구를 낙서체로 휘갈긴 대형 포스터를 곳곳에 붙였는데, 유권자들은 친절히 그 포스터들 위에 보수당의 질문에 답을 달아주었다. ‘그러니까 병원 청소부를 자른 건 누군데?’, ‘경찰인력을 축소한 게 누구였을까?’라는 문구를 진짜 낙서 글씨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