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니툰
- 감독
- 빌 멜렌데즈
- 제작년도
- 1999
- 출연
- 강수진, 정선혜, 장승길, 구민선, 최한, 이재명, 이현선, 문남숙, 송정희, 장광, 홍범기, 송도순, 임수아, 이종구
남들이 어떻게 하건 자기는 자신만의 노래를 부른다는 것은 힘든 일이다. 장편은 자본에 요구에 굴복 할 수밖에 없고 단편이라도 상을 받는 작품을 보면 부러워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누구나 잘 한다는 평가를 받고 싶은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그래서 나는 솔직하게, 또 다른 건 모르겠다는 식으로 자신의 세계를 보여주는 작품을 좋아한다. 막상 나 자신은 잘 그렇게 안 되지만 말이다. 솔직하게 나의 취향을 알려 주마, 라고 말하는 것 같은 두 편의 애니메이션을 소개하고 싶다. 첫째는 뽀야 , 뽀야 를 처음 본 것 인디애니페스트라는 영화제였는데 처음에는 대충 만든 듯 한 애니메이션과 유치한 내용에 뻔 하겠지 라고 생각하며 봤지만 보는 중간부터는 푹 빠져 들고 말았다. 뽀야는 사춘기에 접어든 토끼소녀이다. 밝고 긍정적인 생각으로 혼자 자취를 하며 취미는 쇼핑과 게임. 그리고 친구들과 노는 것이 전부인 인생을 살고 있다. 이런 뽀야 앞에 초식동물 차별주의자인 페르시안 고양이 르페가 나타난다. 자신을 이름으로 부르지 않고 그냥 ‘토끼야’라고 부르는 루페 때문에 고민하는 뽀야. 한편 뽀야의 단짝 친구 고양이 얌차는 엄마 없이 동생을 돌보며 살고 있는데 어느 날 남자 친구가 생기게 되면서 동생을 돌보는 일을 소홀히 하게 된다. 노력해도 좋아지지 않는 르페와의 관계. 그리고 설상가상으로 단짝친구인 얌차의 임신 사실을 알고 뽀야는 두 배의 충격을 받고 만다. 거의 움직이지 않는 동화, 대충 그린 배경. 이 작품은 애니메이션 영화제에서 상을 받을 수 있는 작품이 결코 아니다. 하지만 이 작품은 친구와의 갈등, 가족의 문제, 이성간의 문제로 고민하는 사춘기 소녀의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하고 있으며 또 토끼와 고양이가 주인공인 동화적인 측면에서 남자 친구와 관계에서 임신하게 된 친구라는 현실적인 면까지를 두루 갖춘 성장영화이다. 그리고 주인공 뽀야가 가진 순수하면서 밝은 에너지는 보는 사람을 결국은 미소 짓게 만든다. 작화에서 배경작업 성우 녹음, 심지어 마지막에 나오는 주제가 작사 작곡까지 모든 역할을 해낸 최도영 감독은 특히 성우 쪽에는 남다른 재능이 있는 것 같다. 혼자서 5-6명을 연기하지만 전혀 어색하지 않고 모든 캐릭터를 살리고 있다. 이 작품은 서울애니메이션 센터의 지원을 받아 국내 애니메이션 제작사와 파일럿 1화 분량이 제작 되고 있는데 TV시리즈로 방송으로 볼 수 있다면 분명 재미있을 것 같다. 글/ 장형윤 (애니메이션 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