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페이스 걸
- 감독
- 김건
- 제작년도
- 2012
- 출연
- 임지연, 김빛나리, 김꽃비
2003년 | 코리아엔터테인먼트 감독: 김경형 | 원작: 최수완 | 각본: 박연선 | 각색: 김경형 | 제작, 기획: 이서열 허대영 | 촬영: 지길웅 | 미술: 오상만 김현옥 | 음악: 이경섭 CAST 수완: 김하늘 | 지훈: 권상우 | 종수: 공유 | 호경: 김지우 | 지훈 부: 백일섭 | 지훈 모: 김혜옥 | 수완 모 : 김자옥 | 수완 부: 오승근 2000년대 초 한국영화의 트렌드 중 하나는 인터넷 소설과 청춘영화의 결합입니다. < 엽기적인 그녀 >( 곽재용 , 2001)부터 시작되어 < 늑대의 유혹 >( 김태균 , 2004)에서 정점을 맞이했는데, 그 중간에서 빼놓을 수 없는 영화가 바로 < 동갑내기 과외하기 >였습니다. 이 영화로 김하늘은 새로운 이미지를 더했고, 권상우는 스타덤에 오를 수 있었죠. 2002년 12월에 촬영 현장을 공개했습니다. 장소는 양수리 종합 촬영소의 세트장이었고요. 수완(김하늘)과 지훈(권상우)의 첫 과외 장면이었는데요, 지훈은 ‘호사다마’를 당구 용어로 여기고 ‘to 부정사’는 몰라도 ‘정사’는 안다며 깐족대는 동갑내기 제자입니다. 그런 제자 앞에서 수완은 철 없는 연애 사건을 들켜 버리네요. 낮에는 과외 전선에서 뛰고 밤에는 스쿠터를 타고 닭 배달을 하는 수완. 고등학교를 유급한 제자 지훈 앞에서 포커페이스가 되지 못해 결국은 화를 터트립니다. 이 영화 전까지 김하늘은 ‘멜로’ 이미지가 강했고 TV 중심으로 활동했는데요, ‘청춘 코미디’ 장르로 영역을 확장하고 영화배우로서도 확고히 자리를 굳히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게 됩니다. 대학 진학? 지훈의 목표는 소박합니다. 고등학교 졸업! 하지만 아직 공부할 자세가 되지 않은 모양입니다. 권상우는 당시 20대 후반의 나이였지만 < 화산고 >(김태균, 2001) < 일단 뛰어 >( 조의석 , 2002)에 이어 계속 교복 입는 캐릭터를 맡았습니다. 2004년엔 < 말죽거리 잔혹사 >( 유하 )에 출연하기도 했죠. “유니폼 입는 캐릭터가 그래도 멋진 것 같아요. 나중에 신부 역할도 한 번 해보고 싶어요.” 예언이었을까요? 그의 꿈은 1년 후 < 신부 수업 >( 허인무 , 2004)으로 이뤄집니다. “사면초가가 무슨 뜻이야?” “다구리 붙을 때 사방에 적이라는 뜻이지!” 불량스러운 수업 태도를 보여주던 지훈은 아예 담배까지 꺼내 입에 뭅니다. 하지만 담배를 피우지 않는 권상우는 포즈 잡기가 어색한지 연신 고개를 갸웃거리며 자세를 고쳤습니다. 티격태격 하는 설정이지만 현장에서 김하늘과 권상우는 척척 죽이 맞는 호흡을 보여주었습니다. “정말 에너지가 넘쳐요. 촬영할 때마다 느끼는 건데, 상대방을 참 기분 좋게 해주는 배우예요. 저는 감정 기복이 심해서, 아무 것도 아닌 일에 짜증을 낼 때가 있는데요, 권상우 씨는 만나면 기분이 좋아져요. 그게 우리 영화에 도움이 많이 된 것 같아요.”(김하늘) “하늘 씨는 나보다 오래 연기한 선배지만, 상대방을 주눅 들게 하는 게 아니라 편안하게 만들어줘요. 나중에라도 기회가 닿으면 하늘 씨랑 꼭 다시 연기하고 싶어요.”(권상우) 그리고 두 사람은 3년 후에 < 청춘만화 >( 이한 , 2006)에서 재회하죠. “<동갑내기 과외하기>가 지금까지 나온 코미디랑 다른 점이 있다면 ‘깨끗한’ 코미디 영화라는 점이에요. 제목이 ‘과외하기’인데, 난잡할 수 있겠어요?(웃음)”(권상우) “코미디에 대해 안 좋은 선입견이 있다면 그건 배우들이 망가진 행동으로 웃기려 들기 때문인 것 같아요. 우리 영화에도 물론 그런 장면이 없지 않죠. 하지만 막무가내로 웃기려는 게 아니라 시나리오와 상황으로 웃긴다는 게 장점이에요.”(김하늘) 결국 참지 못한 수완은 지훈의 코에 담배를 쑤셔 넣습니다. 권상우가 아플까 싶어 김하늘이 몇 차례 NG를 거듭하자 김경형 감독이 한 마디 던집니다. “아프게 쑤셔 넣어도 괜찮으니까, 그냥 힘차게 해!” 감독의 디렉션에 용기를 얻은 김하늘은 과감한 연기로 단번에 오케이 사인을 받았습니다. 이 영화로 뒤늦은 데뷔를 하는 김경형 감독은 노랗게 염색한 머리로 현장에서 단연 돋보이는 존재였습니다. KBS에 입사해 드라마 현장을 먼저 접한 그는 이후 영화의 매력에 빠져 사표를 던지고 충무로에 뛰어들었고 < 그래 가끔 하늘을 보자 >( 김성홍 , 1990)의 연출부 생활을 했습니다. 그리고 마흔 세 살의 나이에 첫 영화 <동갑내기 과외하기>를 만났습니다. 대부분 슬픈 역할을 맡았던 김하늘에게 <동갑내기 과외하기> 현장은 조금은 색다른 경험이었습니다. “감독님이 나이에 비해 참 젊으세요. 장난꾸러기?(웃음) 감독님이 오히려 저희들한테 애교도 부리시고요. 그러니까 스태프들도 편하게 풀어지고 배우들도 풀어지고… 분위기가 좋을 수밖에 없죠.” 김경형 감독이 권상우에게 연기 지도를 하고 있는 와중, 김하늘은 휴지를 입에 대고 기침을 합니다. 촬영 당시 몸살 감기였는데요, 이날 촬영도 병원에 들러 주사를 맞고 오느라 조금 늦게 도착했죠. 그런데… 그 감기가 바로 권상우에게 옮은 것이었다는 사실. “감기 걸려서 입원까지 했다가 거의 나을 때쯤 됐는데, 상우 씨가 또 감기에 걸려서 온 거예요. 저한테 감기 옮긴다고 장난으로 막 침 튀기고 그랬는데, 정말 다시 감기 든 거 있죠.”(김하늘) “제가 진짜 죽일 놈입니다.(웃음)”(권상우) 김경형 감독이 이런저런 포즈를 취하며 장면의 톤을 배우들에게 전합니다. 한편 두 배우가 이 영화를 선택한 건 시나리오의 힘이 절대적이었다고 하네요. “시나리오를 차 안에서 단숨에 다 읽었어요. 너무 재미있는 거예요! 그냥 하겠다고 했죠.”(권상우) “저도 차 안에서 봤는데, 원래는 드라마 <로망스> 촬영중이라 그 대본을 봐야 하는 상황이었거든요. 근데 잠깐 본다고 읽기 시작한 <동갑내기 과외하기> 시나리오를, 차에서 내려 식사하러 갈 때까지 들고가게 됐어요. 그리고 쉽게 결정 내렸어요.”(김하늘) 영화에선 ‘날나리’지만 학창 시절 권상우는 ‘범생이’였습니다. “저는 진짜 고등학교 때 커피숍 한 번 안 가봤어요. 친구들이랑 운동하고, 주말에 영화 보러 가고, 가끔 친구네 집에서 놀고. 담배도 안 피우고요. 재밌게 노는 학생이긴 했어도, 겁이 많아 얌전했어요.” 사정은 김하늘도 마찬가지. “학교 다닐 때 제일 말썽 부린 게 지각 정도였죠.” 지길웅 촬영감독은 우리에겐 이준익 감독의 < 황산벌 >(2003) < 왕의 남자 >(2004)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동갑내기 과외하기>엔 신부 역으로 잠깐 출연하기도 하는데요, < 동갑내기 과외하기 레슨 2 >(2007)에선 김호정 감독과 공동으로 연출을 맡기도 했습니다. “지금 저한테 제일 중요한 것은, 일하는 게 행복하다는 걸 느꼈다는 거예요. 처음 일 시작할 때는 정말 행복하지도 않았고, 왜 이 일을 해야 하는지도 몰랐어요. 내가 왜 항상 밝은 척 웃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죠. 그게 다 일이 즐겁지 않아서 그랬던 것 같아요.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일하는 게 너무 행복해지고, 그러니까 좀 더 좋은 연기 보여줄 수 있게 되고… 저한테는 정말 중요한 변화예요.” 김하늘에게 <동갑내기 과외하기>는 일의 즐거움을 깨닫게 한 작품입니다. “저는 솔직히 드라마에 나온 제 모습을 보면 짜증나요. 주눅 들어서 연기하는 것 같아 보이거든요. 영화 촬영장에 오면 훨씬 편한 느낌이에요. 그래서 드라마보다 영화가 하고 싶어요. 이제 봄이 되면 데뷔한 지 딱 2년이에요. 그 동안 정말 열심히 했어요. 그런데 제가 출연했던 작품들을 보고 사람들이 ‘권상우 뭔가 했구나’라고 생각할 만한 건 아직 없었던 것 같아요.” 그에게 <동갑내기 과외하기>는 ‘권상우가 뭔가 한’ 첫 작품인 셈입니다. 부잣집 도련님답게 패러글라이딩이 취미인 지훈. 짝사랑하는 남자에게 실연 당한 동갑내기 과외 선생님을 위로하기 위해, 이후 함께 패러글라이딩을 타러 나간다. 필름 감는 소리만 조용히 들리는 가운데 연기에 몰입하는 권상우. 그런데 갑자기 동시녹음 기사가 버럭 호통을 칩니다. “누가 배에서 꼬르륵거려!” 그 주인공은 권상우였고, 멋쩍게 웃으며 자진납세 하는 바람에 현장은 웃음바다가 됐습니다.
‘오인용’은 2000년 초반 국내 플래시 애니메이션이 막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기 시작하던 시기에 <돼지> <연예인지옥> < 중년탐정 김정일 > 등 수많은 작품들을 통해 성인용 장르를 확장하려 고군분투하며 어린이용 애니메이션 이외에는 볼거리가 없는 한국의 문화적 빈곤함 속에서 엽기적이고 실험적인 작품에 목말라하는 성인관객들의 유일한 위안이 되었던 대표 창작집단으로 중간에 잠시 활동을 중단하기도 하였지만 오늘날까지 꾸준히 활동하는 유일한 독립 웹 애니메이션 창작자 그룹이다. < 만담강호 >는 오인용 원년멤버 정지혁 , 장석조 감독이 기획, 연출을 맡은 중국무협을 소재로 한 코믹액션 애니메이션으로 오인용의 첫 장편 개봉영화가 되었지만 사실 오리지널 장편 애니메이션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24편의 <만담강호> 웹 시리즈를 연결하여 한편의 장편으로 개봉한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또한 처음부터 장편으로 제작하기 어려운 현실을 감안한다면 독립 장편 제작의 전략으로 좋은 사례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 만담강호 >의 스토리는 고수들이 넘쳐나는 무림의 어느 객주인 ‘풍림객잔’에서 비급을 둘러싼 강호들이 비급을 서로 차지하려고 벌리는 한판의 약육강식과 비정한 적자생존의 법칙이 지배하는 세상에 등장인물 모두가 도덕적 정의와 인격을 내던지고 갖은 술수와 거짓, 사기와 비겁함과 잔인한 폭력성을 통해 이익을 취하려는 오늘날의 현실을 풍자하여 보여주는 듯하다. 무공보다 여자를 탐하는 난봉색남, 미친놈 ‘화화공자’. 강호 포커페이스 계의 절대 강자, 웃는 놈 ‘소소할배’. 깡다구 패거리의 비선실세, 이상한 놈 ‘점룡혈객’ 이들 앞에 운명처럼 전설의 절세무공 비급이 떨어지고, 그것을 차지하기 위해 숨넘어가는 삐-드립 혈투가 시작된다. 중국무협 하면 쿵푸 같은 전통무술을 겨루는 액션이 주가 되는 것이 상식이지만 여기서는 기대와는 다르게 19금 속사포 삐-드립(B급 욕설과 막말하기)으로 일관하며 직장에서, 학교에서, 부모 앞이라 착한 척만 하던 성인들에게 오랜만에 속 시원한 해방구를 만들어주어 감사할 따름이다. 이 작품을 보며 한 편에선 시대에 뒤떨어졌다거나, 너무 저질이다. 등 비판적인 목소리도 나오는 거로 안다. 성 소수자와 여성에 대한 인식이 세련되지 못하고 피가 낭자한 후반부의 집단적 살인은 애니메이션이라 그나마 수용 가능할 수 있었으리라. 그러나 추억어린 오마주와 패러디를 근간으로 한 캐릭터가 등장하는 장면연출, 싱크로율 200%인 속사포의 거침없는 목소리 연기 등은 이 영화만의 백미라고 할 수 있다. 예산을 수백억씩 들인 고급진 애니메이션을 보자는 것도 아니고 공중파와 멀티플렉스를 찾는 불특정 대중을 상대하지 않는 것이기에 소수 성인을 대상으로 한 이러한 시도는 계속되어야 한다고 본다. 최근 웹 애니메이션이 새로운 대안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기존 애니메이션 업체들도 웹 기반의 콘텐츠들을 통해 마케팅함으로써 타깃을 세분화하고 상시적으로 노출을 함으로써 인지도를 높이고 실질적인 판매로 이어지는 구조의 새로운 소비패턴을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 만담강호 >를 서비스하는 웹 채널 ‘좀바라 TV’도 이러한 분위기에서 최근에 여러 작품들의 서비스를 시도하며 시장을 탐색하고 있다. 이들의 선구적인 노력들은 분명히 마중물이 되어 한국 애니메이션이 보다 다양한 연령층의 사람들이 즐기는 문화와 창작을 위한 최소한의 재생산 구조를 만드는데 일익 할 것이라 믿는다. 독립영화전용관 등 제한된 스크린에서 상영되어 상업적으로는 분명 아직 한계가 있을 것이지만 새로운 시도인 만큼 실패가 우리 사회의 자산이 될 수 있다면 우리는 더 빨리 성공할 수 있을 것이기에... 15년이 지난 지금 웹 애니메이션의 르네상스를 다시 꿈꿔본다. 만담강호 예고편 : https://www.youtube.com/watch?v=YoND2phXTWM 좀바라TV 채널 : https://www.youtube.com/channel/UCyjZzK1rjTWjxBXGYsGORU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