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시간 Ⅱ
- 감독
- 월터 힐
- 제작년도
- 1989
- 출연
- 아네트 오툴, 프랭크 맥래, 제임스 레마
1986년 제임스 호너는 이제 막 영화음악가로서 한창 꽃을 피우고 있는 시기였다. 70년대 전반에 걸쳐 UCLA에서 영화음악을 가르치던 그는 종종 미국영화협회의 의뢰를 받아 독립영화들의 음악을 작곡하며 이론보단 실제 작업에 더 큰 매력을 느꼈는데, 결국 가르치던 것을 그만두고 로저 코만의 도움을 얻어 B급 영화 <심해의 공포 Humanoids from the Deep>와 <우주의 7인 Battle Beyond The Stars>을 통해 상업영화에 데뷔하게 된다. 두 영화에서 각각 그 시절 유행하던 두 스타일, 조르지오 모르도와 반젤리스로 압축되던 전자음악과 존 윌리엄스와 제리 골드스미스로 대표되던 대규모 관현악 사운드, 모두 훌륭하게 들려준 바 있는 이 늦깎이 신인을 주목한 건 당연지사. 웨스 크레이븐의 초기작 <악령의 리사>와 올리버 스톤의 <악마의 손> <늑대인간의 습격> 등 다양한 저예산 장르물들을 통해 노련한 감각과 대담한 시도들을 펼쳐 보이며 실력을 인정받는다. 메이저의 발판에 올라서게 된 건 프랜차이즈 SF < 스타트렉 >의 속편과 월터 힐 감독의 액션 코미디 < 48시간 >이 폭발적인 흥행을 기록하면서부터. 디즈니는 베테랑 영화음악가 조르쥬 들르뤼와 앨머 번스타인이 음악을 맡았던(그러나 해고된) <이상한 실종 Something Wicked This Way Comes>과 <머나먼 시애틀>에 제임스 호너를 대타로 내세우며 그의 실력에 깊은 신뢰감을 보냈고, 이후 < 코쿤 >과 < 코만도 > 등 잇따른 흥행작들을 담당하며 주가가 오르기 시작한다. 스티븐 스필버그가 처음으로 제작한 애니메이션 < 피블의 모험 An American Tail >과 세계적인 지성 움베르토 에코의 베스트셀러를 기반으로 제작된 다국적 프로젝트 < 장미의 이름 >을 앞둔 1986년은 제임스 호너에게 분명 또 다른 분기점이 될 것이 분명했다. 아, 그리고 또 한 작품. 20세기폭스가 7년 만에 속편 제작에 나선 < 에이리언 2 >의 음악도 그의 몫이었다. 제임스 호너 녹음을 위해 영국 땅에 내렸을 때만 해도 호너는 부푼 꿈과 희망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영국은 유년시절 왕립음악학교에 다니며 음악을 배우던 제2의 고향이나 다름없었고, 이미 1983년 <브레인스톰>과 < 혹성의 위기 >로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LSO)와 협연을 한 적이 있었기 때문에 딱히 어려울 것도 없었다. 더욱이 제임스 카메론과는 앞서 로저 코만이 제작한 영화 <우주의 7인>에서 미술과 음악으로 만난 바 있기에 소통에도 문제가 없으리라 여겼다. 이는 호너의 오판이었다. <에이리언 2>의 작업은 지옥과도 같았으며, 일생일대 두 번 다시 겪고 싶지 않을 치욕과도 같은 환경이었다. 영화의 개봉일이 점점 다가오고 있었지만 그에게 전달된 촬영분은 전무했다. 작업에 6주면 충분할 것으로 생각했지만 3주가 지나도 촬영은 끝나지 않았고, 편집도 이뤄지지 않았다. 제작자인 게일 앤 허드는 어쩔 수 없이 오케스트라를 먼저 섭외했다. 기다리는 동안 호너는 촬영장과 편집실을 다니며 분위기를 익혀 곡을 쓰는 데 전혀 문제가 없었지만, 편집이 덜 끝나 전체적으로 화면 분량에 정확히 맞추는 게 불가능했다. 더군다나 녹음이 이뤄질 애비로드 스튜디오는 당시 워낙 노후된 장비들로 차 있어서 전자음마저 제대로 구현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시간에 쫓긴 호너는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어 곡을 쓰고 연주해야 한다고 성토했고, 녹음 하루 전날엔 한 시퀀스가 통째로 편집이 바뀌어 36시간 동안 다시 작업을 해야 했다. 곡에 대한 의견 차이로 호너와 카메론은 수없이 다퉜고, 더 완벽한 사람을 찾아보겠다는 감독의 말에 그만두겠다며 강경하게 응수했다. 결국 호너의 곡은 의도와 상관없이 누더기로 마구 재단되고 반려당하며 삭제되었고, 그는 두 번 다시 제임스 카메론과 작업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호너는 이 영화로 아카데미 음악상에 처음 노미네이트되었지만, 상처뿐인 영광이었다. 에이리언 2 여러모로 제임스 호너의 <에일리언 2>는 제리 골드스미스가 음악을 맡은 전편 < 에이리언 >과 닮았다. 고딕적인 호러 분위기를 물씬 풍겼던 1편과 달리 밀리터리 액션 음악에 가까웠던 후속편이지만, 두 작품 다 영화상에서 스코어가 제대로 구현되지 못했다. 1편의 감독이었던 리들리 스콧과 편집자인 테리 로링스는 제리의 스코어가 너무 빽빽하다고 생각했고, 좀 더 미니멀한 사운드를 찾다 결국 제리의 다른 스코어였던 <프로이드>에서 여러 곡을 골라 배치했다. 엔드 크레딧엔 하워드 핸슨의 ‘Symphony No. 2, Romantic’을 삽입했다. 제리 골드스미스는 이를 두고 죽을 때까지 두 사람을 미워(?)했다. 제임스 호너가 음악을 맡은 속편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제임스 카메론은 호너의 다른 스코어였던 < 스타트렉 2 >과 3편의 요소(정확히는 클링곤 테마)가 묻어나기를 요구했고, 오프닝과 엔딩 테마에선 아람 하차투리안의 ‘가야네 발렛 슈트’의 곡조를 인용하기를 바랐다. <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에서 잠깐 동안의 평화와 안식을 보여줄 때 흘러나왔던 곡으로, <에일리언 2>에서도 모든 상황이 시작하기 직전의 평화스러운 모습과 모든 것이 종료된 이후 안식을 나타내듯 상징적으로 쓰이길 원했다. 호너가 만든 많은 곡들이 빠졌고, 원래 장면과 다르게 잘려져 부분적으로만 사용되거나 또는 다른 곡으로 대체되었다. 편집상에서 아주 드러내 감독판에서만 들을 수 있는 ‘Dark Discovery / Newt’s Horror’를 비롯해 착륙선을 타고 비행할 때 흐르는 ‘Combat Drop’이나 뉴트가 등장하던 장면에 쓰일 ‘Newt’, 그리고 여왕과 리플리가 대면하던 씬의 ‘The Queen’도 생략되었다. 해병대가 연구실에서 에일리언 숙주를 발견하는 장면에 쓰일 ‘Med. Lab’은 거의 음악 없이 진행되는 바람에 아주 적은 부분만 인용되었고, 대기정화시설에서 흐르던 ‘Atmosphere Station’ 역시 작은 레벨로 분위기를 자아내는 용도로만 사용되었다. 반면 여러 번 반복돼 사용된 큐도 있다. ‘Queen To Bishop’과 ‘Bishop’s Countdown’이 바로 그 곡들로 특히 후자 경우 녹음 당시 한 곡이 비었다는 걸 깨닫고 호너가 단 하루 만에 모든 작업을 마무리한 큐였다. 파워풀하고 아주 강렬한 액션 큐로 지금껏 북미 예고편에서 가장 많이 등장한 곡으로도 유명하다. 진정한 지옥도를 맛보고 싶다면 ‘Futile Escape’가 제격이다. 이미 앞서 얘기한 ‘Bishop’s Countdown’과 리플리가 해병대들을 구하러 장갑차를 끌고 갈 때 흐르는 ‘Ripley’s Rescue’로 변주되긴 했지만, 진정한 묘미는 8분 30초에 이르는 이 대곡에 있다. 제임스 호너가 작업 중에 받았던 모든 스트레스와 고통, 분노, 좌절과 실망을 한데 뭉쳐 격정적으로 쏟아낸 것과 같은 이 악곡은 영화상 가장 긴 탈출 (액션) 시퀀스에 쓰인 트랙으로 가히 세상의 모든 아비규환과 절규, 광기와 공포가 흉포하게 담겨있다. 천지개벽이 일어나듯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총공세를 펼쳐대는 관현악의 놀랄만한 비명은 강렬하고도 무시무시하다. 여기가 바로 지옥이구나! 를 깨우치게 할 만큼 모든 혼이 울부짖고 브라스가 포효하며 스트링이 빠르게 활강하고 약동한다. 세상의 모든 악기가 내지르는 공포의 처절한 소리들은 너무도 실감 나게 그리고 절절하게 이 악몽을 묘사한다. 어디에도 없는 출구와 뚫려버린 피난처를 찾아 헤매게 되는 심경을 담아낸 아우성은 극도로 강한 아드레날린을 분비시킨다. 그럼에도 결국 호너는 카메론을 100% 만족시키지 못했다. 카메론은 여전히 전편의 영향력이 남아있기(연장되기)를 바랬고, 그 분위기를 위해 골드스미스의 큐들을 몇 곡 골라 2편에서 그대로 사용했다. 1편 사운드트랙에 있는 ‘Parker’s Death’와 ‘Sleepy Alien’ 등이 그러한 트랙들이다. 2001년에야 이 모든 (생략, 변형된) 큐들을 온전하게 담아낸 디럭스 에디션 버전의 사운드트랙이 출반되었다. 타이타닉, 아바타 두 명의 제임스가 화해하기까지 대략 10년의 세월이 걸렸다. 카메론과 호너는 각각 자신의 분야에서 거장이 되어 있었고, 시간은 완벽주의자인 그 둘을 조금 느긋하고 여유롭게 만들어주었다. 호너는 카메론이 구상한 < 타이타닉 >의 이야기를 맘에 들어 했고, 카메론은 바로 전 해 작업한 호너의 < 브레이브 하트 >를 만족해했다. 둘은 첫 만남에서 5분 만에 화해하고 3시간 동안 <타이타닉>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그리고 카메론과 호너는 이 영화로 처음 아카데미상을 거머쥐었다. 다행히도 이야기의 끝은 해피엔딩이다. 이후 둘은 다시 10 여년이 지나 < 아바타 >의 작업을 함께했으며 세상의 모든 영화의 수익에 관련된 기록을 싹 다 갈아치웠다. 그들은 다시 2016년 이후 <아바타> 후속편들로 세상을 지배할 계획 중에 있다. Track List 1. Main Title 2. Bad Dreams 3. Dark Discovery / Newt's Horror 4. LV-426 5. Combat Drop 6. The Complex 7. Atmosphere Station 8. Med. Lab. 9. Newt 10. Sub-Level 3 11. Ripley's Rescue 12. FaceHuggers 13. Futile Escape 14. Newt Is Taken 15. Going After Newt 16. The Queen 17. Bishop's Countdown 18. Queen To Bishop 19. Resolution And Hyperscape 20. Bad Dreams (Alternate) 21. Ripley's Rescue (Percussion Only) 22. LV-426 (Alternate Edit - Film Version) 23. Combat Drop (Percussion Only) 24. Hyperspace (Alternate Ending)
‘누가 이 사람을 모르시나요’로 시작하는 노래 < 남과 북 >(한운사 작, 박춘석 작곡, 곽순옥 노래)은 바로 영화 <남과 북>(1965, 한운사 작, 김기덕 감독), 그리고 이 작품의 원작인 라디오드라마 <남과 북>의 주제가이다. 1960년대에 쏟아져나온 수많은 6?25 전쟁 소재 영화중 <남과 북>은 반공주의로 기울지 않은 매우 드문 작품이다. 한운사의 라디오드라마를 바탕으로 한 이 영화는, 같은 작가의 < 빨간 마후라 > 등과 비교해 보아도, 반공주의의 색깔이 많이 희석된 독특한 작품이라 할 만하다. 이 작품은 여러 매체로 가장 많이 리메이크된 작품 중 하나일 터이다. 1964년 KBS의 28부작 라디오드라마로 처음 발표(홍두표 연출)된 이후, 1965년에 김기덕 감독의 영화로, 1972년에 KBS에서 최상현 연출의 13부작 텔레비전드라마로, 1984년 김기 감독의 영화로, 1992년에는 MBC에서 고석만 연출의 2부작 텔레비전드라마로 제작되었고, 1996년에는 KBS에서 다시 라디오드라마로 리메이크했다. 여기에 리라이팅 소설과 뮤지컬까지 만들어졌으니, 아마 신파극 <장한몽>이나 나운규 의 < 아리랑 >을 제외하고는 이 정도의 리메이크 기록은 깨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작품의 핵심이 매력적이고 탄탄하다는 의미일 것이다. 내용은, 6?25 전쟁 막바지에 전선에서 만난 남과 북의 두 장교가 한 여자를 사이에 두고 겪는 비극이다. 국군 대위 이해로는 전선을 뚫고 남하하여 투항한 인민군 소좌 장일구를 잡는데, 그 장일구가 자신의 아내 고은아와 그 아들을 찾아 죽음을 무릅쓰고 남하했음을 알게 된다. 장일구는 인민군의 총공격 정보를, 고은아를 데려오는 조건으로만 털어놓겠다고 고집을 피우고, 그를 담당한 정보참모는 48시간 안에 고은아를 데려오겠다는 약속을 하며 장일구에게 정보를 빼내려 한다. 이미 이 구도만으로도 작품은 팽팽한 긴장으로 넘친다. 집안의 반대를 무릅쓰고 장일구와 고은아가 열정적인 사랑을 했고 이미 그들 사이에 아이까지 태어났다는 것만으로도 그들의 사랑은 안타까운 사랑이 되어 있다. 그러나 전쟁으로 장일구와 헤어진 이후 간호장교로 일하던 고은아를 열정적으로 설득하고, 결국 장일구가 돌아오면 그에게 돌아가도록 해주겠다는 약속까지 한 후 결혼한 이해로와의 사랑도 만만치 않을 뿐 아니라, 이들 사이에도 이미 임신 3개월의 아이가 생겨나 있다. 삼각관계는 한껏 당겨진 활시위처럼 팽팽한 긴장으로 넘친다. 여기에 48시간이라는 제한된 시간과, 인민군의 총공격이 임박하여 빨리 정보를 빼내야 한다는 조건이 긴장감을 더한다. 정보를 빼내기 위해서는 장일구의 요구를 무시할 수 없고, 이해로가 고통스러울 것이 분명함에도 불구하고 고은아를 장일구 앞에 대령해야 한다. 시간이 마냥 주어진 것도 아니고 적진에서는 총성이 들리기 시작하는데, 악천후 속에서 청주와 서울을 오가면서 고은아를 데려와야 한다. 제한된 시간 안에 모든 행동을 마무리해야 하는 이러한 설정은 ‘웰 메이드 플레이’의 정석을 보여준다. 이 점은, 다소 늘어질 수 있는 28부작 드라마를 2시간짜리 영화로 압축해도 매우 잘 짜여진 구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만든 바탕이 되었다. 이해로 역의 최무룡 , 장일구 역의 신영균 , 고은아 역의 엄앵란 , 정보참모 역의 남궁원 이 열연하는 영화 < 남과 북 >은 1960년대 작품으로서는 보기 드물게 팽팽한 긴장감과 빠른 속도감을 지닌 작품인 셈이다. 당연히 드라마에 비해 영화는 훨씬 속도가 빠르다. 드라마에서 상당 부분을 차지했던 장일구의 과거 이야기, 가난한 홀어머니 밑에서 자란 수재 장일구의 성장과정, 상전 집 고명딸 고은아의 사랑 등 방송극 특유의 일상성을 과감히 제거했다. 그 결과 영화의 속도감과 구성은 좋아졌으나, 대신 군대 내의 논의 과정에서 전달되어 오는 작가의 전쟁관, 즉 6?25 전쟁이 우리의 선택이 아닌 국제적 역학관계의 산물이라는 내용 등이 제거되었고, 고은아와 결혼할 때에 약속했던 것처럼 장일구에게 아내를 내어주겠다는 이해로의 고뇌 장면도 많이 제거되었다. 그 결과 영화에서는 이해로가 다소 약화되어 우직하게 밀어붙이는 장일구와의 힘의 균형이 다소 깨어진 아쉬움이 있다. 무엇보다도 이 작품이 빛나는 지점은, 수많은 반공적 작품이 생산되고 있던 1960년대 중반에 이 작품을 반공이 아닌 반전의 주제의식 몰고 간 점, 주인공들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신파적 갈등 속에 던져놓았음에도 불구하고 절제감과 격조를 유지하며 이야기를 끌고간 점 등이다. 여러 리메이크 버전을 놓고 비교해 보면 결말 처리가 계속 달라지고 있음이 눈에 띈다. 1964년 원작 드라마와 1965년 영화의 결말(영화에서는 마지막 부분 필름이 유실되어 시나리오로만 확인할 수 있다)은 이해로와 장일구가 모두 전선에서 죽는 것으로 끝난다. 이해로와 장일구, 고은아의 삼자대면에서, 이해로는 자신은 상상도 하지 못한 결행을 하여 고은아를 만나러 온 장일구의 사랑을 보며 약속대로 고은아를 양보하겠다고 하고, 장일구는 이미 멋진 남자와 결혼하여 잘 살고 있는 고은아를 보며 자신이 물러나겠다고 하고, 고은아는 울다가 탈진하여 의무실로 실려 간다. 결론이 나지 않은 채, 이해로는 전투에 나가게 되고 거기에서 어이없이 전사하는데, 이 소식을 들고 충격을 받은 장일구는 이해로를 죽인 놈들을 가만 둘 수 없다며 맨몸으로 총격전이 벌어지는 곳으로 뛰어나간다. 이때 정보참모가 ‘빨갱이들의 총에 죽게 할 수 없다’며 장일구를 자신의 총으로 쏘아 죽인다. 가장 비참한 결말이지만, 전쟁의 비극을 부각하기에는 가장 좋은 결말이다. 그런데 1972년 텔레비전드라마에서는 전쟁이 끝난 4년 후 그간 소식을 끊고 살다가 정보참모를 찾아온 장일구에게 4년 전 이해로의 전사했음을 알려주는 것으로 끝난다. 반면 1984년 영화에서는 장일구만 이동 중에 사고로 죽는다. 1992년 MBC 드라마에서는 이해로는 부상당한 채 살지만, 장일구는 이동 중 사고가 나서 어수선해진 틈에 정보참모의 총을 꺼내 자살한다. 두 명을 모두 죽이는 애초의 결말이 너무 처참해서 어쨌든 한 명이라도 살려보고 싶었던 것 같다. 하지만 작가가 아무리 측은지심을 발휘하려 해도 전쟁의 비극은 엄연하다. 1964년 드라마와 1965년의 영화가, 수많은 리메이크 중 가장 뛰어난 버전으로 남은 것은 그 까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