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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이스]사실은 있잖아 나한테 초능력이 있어

송광호, 2009

[초이스]사실은 있잖아 나한테 초능력이 있어 대표 이미지

“마술하고 초능력 정도는 구분 할 수 있거든. 너나 꼬시려고 그러는 거니?”

한 소녀를 사랑하는 소년이 있다. 하지만 그 소년은 소녀에게 쉽게 다가서지 못한다. 소년은 어설픈 마술로 소녀의 마음을 사려 하지만, 정작 소녀가 원하는 것은 그게 아니다. 진정으로 마음이 통하고, 이해해 줄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한 것이다. 하지만 소년은 그렇게 하지 못한다. 왕따인 소녀와 친하게 지냈다가는 자신 역시 반 친구들에게 왕따를 당할 거라는 두려움 때문이다. 소년의 외면 속에 소녀는 또 다시 반 친구들에게 성폭행을 당한다. 소년은 이것을 바라만 볼 뿐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 성폭행을 당한 소녀가 소년에게 전화를 건다.

“나 몸이 점점 이상해지고 있어.”

울먹이는 소녀에게 소년은

“병원이라도 가보는 게...”

다가가고 싶지만, 다가갈 수 없는 소년이 두려운 것은 투명인간이 되는 것이다. 학교에서도 집에서도 존재감 없는 투명인간처럼 살아 왔던 소년에게는 또 다시 그렇게 되고 싶지 않다. 
소녀는 그렇게 소년에게서 사라진다. 소년은 소녀의 빈자리를 느끼며 자신의 잘 못을 깨달아가게 되고, 마침내 소녀가 다시 학교에 나타난다. 그리고 피의 복수가 시작된다.

‘사실은 있잖아 나한테 초능력이 있어.’는 한국 중학생들의 잔인한 성장기를 다룬 영화다. 어른들의 무관심 혹은 외면 속에서 그들만의 세상에 살아가고 있는 아이들. 그들만의 세상은 어른들이 상상하는 놀이터 같은 그러저러한 세상이 아니다. 폭력과 성폭력이 난무하고, 철저히 힘의 논리가 지배하는 잔인한 무법의 세상이다. 
나는 밤길에 중, 고생들의 눈길을 피한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잃을 게 없는 사람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뉴스를 통해 한 여자아이를 집단 성폭행 했다는 중학생들의 이야기는 심심찮게 접할 수 있다. “어디서 저런 무모함이...”
이들에게는 이런 행위는 은밀하고 더러운 것이 아니다. 그들의 세상 안에서는 서로 공유하고 즐기는 문화가 되어버렸다. 이 영화를 만든 송광호 감독은 공공연히 벌어지는 초, 중, 고 청소년의 성범죄 이야기들을 접하고, 이 영화를 만들기 결심했다고 한다. 아이들 장난처럼 치부 해 버리고 무관심으로 일관했던 그림자 뒤에는 상처를 받고 아파하며 울고 있는 아이들이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다고 했다. 이 영화는 이러한 무거운 사회적 배경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절대 무겁지 않다. 잔잔한 음악과 그림처럼 펼쳐지는 배경은 한편의 애니메이션 같다. 건조한 듯 흘러가는 이야기는 후반으로 갈수록 그 힘이 더해져 마침내 클라이맥스에서는 시원하게 터져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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