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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이스]레인보우

[초이스]레인보우 대표 이미지

주인공 지완은 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속칭 ‘영화판’에 뛰어든다.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며 직장까지 그만두고 시작한 영화지만 영화판의 녹록치 않은 현실은 그녀에게 그리 쉽게 문을 열어주지 않는다. 자신의 시나리오를 가지고 영화사에 들어가게 된 지완에게 영화사 프로듀서는 지완의 시나리오를 상업적 감각이 없고 비현실적이라며 수정을 요구하고, 지완의 작업은 막막해지기만 한다.

주인공 지완이 자기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쓸 수 없는 이유는 “영화”라는 예술의 특성때문일 것이다. 영화는 아무리 작은규모라해도 적지 않은 돈이 필요한 예술이다. 대개 ‘남의 돈’일지도 모르는 영화사 또는 영화사가 끌어온 투자자들의 돈으로 만들어지는 예술이고, 그렇게 만들어진 예술상품인 “영화”는 그만큼의 돈을 벌어와야 한다. 그 과정에서 상업성과 예술성이 수시로 거론되고, 근거없는 대중성에 작가는 상처를 받는다. 지완이 “하고 싶은 이야기”가 예술적인지, 상업적인지 또는 관객의 요구에 부합하는 대중적인 이야기인지 아직은 알 수 없다. 하지만 상품으로서의 영화제작과 판매에 충실히 따르고자 하는 영화사 직원들의 기준에 의하면 지완의 이야기는 비현실적이고, 상업적 감각이 없는 이야기, 즉 돈을 못벌어올 상품이기 때문에 굳이 영화로 만들 필요가 없는 이야기다. 그러나 지완의 시나리오가 상업적인지 아닌지보다 더 중요한건 그 와중에 영화를 시작하게 된 지완의 꿈과 목표가 사라져버린다는 것이다. 원래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슬그머니 사라져버리고 누구의 이야기인지도 모를 백만, 2백만을 노리는 ‘시나리오’만이 남게 된다. 영화 <레인보우>를 보다보면 어느새 영화사(라고 쓰고 회사 또는 생계라고 읽어도 좋다)의 입맛에 맞게 ‘열정적’(이라고 쓰고 ‘자발적’이라고 읽는다)으로 시나리오(혹은 꿈)를 수정하고 있는 자신이 보이게 될런지도 모른다.

영화 <레인보우>는 “정동진독립영화제에서 관람해야 제일 재밌게 볼 수 있을 것이다.”라고 여러분께 추천해볼까 한다.
“별이 지는 하늘, 영화가 뜨는 바다”라는 문구를 전면에 내세우며 낭만과 대안의 독립영화 잔치를 표방하는 영화제가 있다. 매년 8월 첫째주면 정동진의 작은학교 운동장에서 초절정재미와 의미를 담은 독립영화를 상영하며 관객과 호흡하고자 하는 정동진독립영화제가 바로 그것이다.
반복되는 일상의 지친 마음과 육체의 피로를 회복하기 위해 찾는 여름 휴가지만 대개의 관광지에서는 북적대는 사람들로 인해 휴식은 커녕 또다른 피곤함을 만나기 마련이다. 그러나 정동진독립영화제는 그렇지 않다. 지붕도, 벽도 없는 넓은 운동장의 스크린 뒤로 경적을 울리는 기차가 지나가고, 하늘 위에선 별이 쏟아져내리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극장’과 독립영화가 만나는 영화제. 그리고 여럿이 함께 모여 솔솔 피어오르는 쑥불을 지펴놓고 독립영화를 보는 낭만적인 순간을 경험하게 되면 지금까지 바쁘게 앞만 보고 달리기만 하던 지친 사람들에게 자신이 잃어버렸던 꿈을 한번쯤 되돌아보게 해준다.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 영화를 하려했지만 영화판의 현실에 밀려 본의아니게 그 이야기를 잃어가고 있던 지완이 다시 자신의 이야기를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영화 <레인보우>는 그래서 더욱더 정동진독립영화제를 찾은 관객들에게 큰 매력을 발산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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