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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이스]지우개 연인

박지연, 2007

[초이스]지우개 연인 대표 이미지

이 작품은 원래 애니메이션 시나리오 작가인 박지연 감독이 만든 단편인데 박지연 감독은 원래 EBS에서 방영했던 애니메이션 ‘레카’와 ‘흑장미 부인의 문방구’ 등의 시나리오를 썼던 작가이다. 사실 그녀는 그 전에 한 번도 애니메이션을 만들어 본적이 없다.

이 작품은 문화센터 워크숍에서 만들어진 작품인데 그 워크숍의 담당 강사는 나였다.
그녀는 ‘버리는 것은 없다’ 방식으로 애니메이션을 만들었다. 그녀는 내가 ‘작화는 이런 방식으로 하면 됩니다.’라고 테스트로 그려 준 컷 까지 모두 화면에 넣었다. 그리고 부족한 것은 친구, 후배 그리고 엄마와 자신의 중학교 제자들까지 한 장씩 그리게 해서 작품을 만들었다. 그리고 작품은 종종 채색이 덜된 부분이 보이고 심지어는 화면의 픽셀이 깨진 부분도 있다. 감독이 포토샵을 잘 모르는데다가 픽셀이 깨진 것도 괜찮아 보인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완성이 되고 나서 작품을 보니.........너무 재미있었다.

두 연인이 대화하는 내용을 따라가는 애니메이션인데 두 사람의 대화는 옛날 방화에서 나오는 그것이다. 그러니까 ‘날 잡아 봐요~’해변에서 뛰어가는 두 남녀 분위기.
들장미 소녀 캔디 같은 분위기의 화면에 옛날 방화의 말투의 성우녹음의 간극이 큰 재미를 준다. 신선했다. 그리고 상영 할 때마다 관객들도 무척 좋아했다.

나중에 생각해 보니 이러한 제작 방식과 완성된 작품이 주는 재미는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만든다. 만들면서 재미를 느끼고 어찌되었던 끝까지 자신의 목소리로 노래하는 작품.
마이클 두독 비트의 ‘아버지와 딸’도 훌륭하고 픽사의 단편들도 훌륭하고 앙시나 자그레브의 대상 작품들도 훌륭하지만 그것만 보고 애니메이션을 만들고 있으면 왠지 올림픽 금메달을 따야하는 육상선수 같은 기분이 되어 버린다. 

언제부터였을까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것이 스트레스가 되고 많은 준비가 필요해 진 것이......... 이런 작품들을 보면 준비가 없어도 되며 즐겁게 연주하는 거리 공연 같다.
우리가 하고 있는 이 일들이 엄숙하지 않고, 다른 사람도 즐겁고, 만든 사람 스스로를 위로해 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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