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뉴우스
[오늘의뉴우스]식민지 조선의 해방과 미-일 권력 교체의 현장
기립 중인 일본 측 인사들. 가운데가 아베 노부유키 조선총독부 총독
1945년 8월 6일부터 8월 9일까지의 미군의 히로시마 원폭 투하, 소련군의 대일전 참전, 그리고 나가사키 원폭 투하의 결과는 잔혹하되 효과적이었다. 1945년 8월 15일 일본 천황은 연합국에 대한 항복 선언을 낭독했다. 이는 식민지 조선의 갑작스러운 해방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했다. 다만 조선인의 자력에 의한 성과가 아니었듯, 조선의 지배권은 38선을 경계로 미국과 소련이 나눠맡았다.
이 가운데 연합국에 대한 일본의 항복 문서는 9월 2일 미국 전함 미주리호 선상에서 서명되었고, 이에 더해 미 군정 지배하의 남한에서는 9월 9일 별도의 항복 조인식이 개최되었다. 38선 이남에만 적용되는 「미국군 태평양방면 최고사령관 대리 재조선 미국군사령관에 대한 조선 북위 38도 이남 지역의 일본 육·해·공군 고급 지휘관의 항복서」 조인이었다. 9월 9일이라는 일자는 남한에의 미군 진주가 9월 8일에 이뤄졌던 데 연유했다. 그리고 당시의 항복 조인식을 생생히 보여주는 미국 측 영상이 <JAPANESE SURRENDER ON KOREA> 이다. 이는 고려대 한국사연구소 역사영상융합연구팀이 한국영상자료원의 협조하에 미국 국립문서기록관리청(NARA)에서 수집한 9분 1초짜리 영상이다.
하지(John Hodge) 중장(주한 미군 사령관)과 미 24군단은 1945년 9월 8일 인천에 상륙했고, 9일 오전 서울에 들어섰다. 그리고 같은 날 오후 4시, 조선 총독부 제1회의실에서 일본과의 항복 조인식이 개최되었다. <JAPANESE SURRENDER ON KOREA> 영상을 보면, 미군 관계자로 가득한 회의실에 아베 노부유키(阿部信行) 조선총독부 총독이 일본군 코즈키 요시오(上月良夫) 제17방면군 사령관, 야마구치(山口儀三郞) 진해 경비부사령관을 앞세우고 입장한다. 이들이 기립한 가운데, 뒤이어 미 제24군단 하지 중장과 제7함대 사령관 킨케이드(Thomas C. Kinkaid) 제독 등 미군 장성이 들어온다.

입장하는 미군 측 인사들. 가운데가 주한 미 사령관 존 하지 중장
하지 중장의 모두 발언 이후, 수많은 미군의 시선과 플래시 세례 하에서 마침내 일본 측 인사들이 항복문서에 서명한다. 이 중 마지막 서명자인 아베 노부유키 총독은 서명 도중 손수건으로 길게 코를 풀며 감정을 추스르는 듯한 모습도 보이고 있다. 이후 일본 측이 서명한 문건은 미국 측의 확인과 서명을 거치고, 항복서 조인식이 마무리된다.

항복문서에 서명하는 아베 노부유키 총리

항복문서 검토 이후 발언 중인 하지 중장

기립 자세로 미군 장성 측이 퇴장할 때까지 기다리는 일본 측
퇴장 역시 아베 총독을 비롯한 일본 측 인사들이 먼저 기립한 가운데, 하지 중장과 킨케이드 제독이 먼저 회의장을 빠져나간다. 미군 측 관계자들이 빠져나간 후에야 기립 자세를 풀고 퇴장하는 일본 측 참석자들의 모습은, 이 자리의 승자가 누구인지를 분명히 드러내고 있다.
조인식 현장 외에도 본 영상에는 같은 날의 총독부 마당으로 열 지어 들어서는 미군 행렬 및 성조기 게양식 등의 현장이 담겨있다. 역시 가장 상징적인 것은 총독부 정문 앞에 펄럭이던 일장기를 내리고, 새롭게 성조기를 올리는 장면이다. 미국 국기가 게양되자, 미군들은 경례를 올렸고, 멀리서 이를 지켜보던 조선인 군중들은 환호와 박수를 터뜨렸다.

도열 중인 미군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내려지는 일장기

게양되는 성조기. 멀리 환호하는 조선인 군중들이 있다

높이 게양되어 펄럭이는 성조기
일장기를 대신하여 새롭게 올라간 성조기가 상징하듯, 1945년 9월 9일 조선 총독의 항복이 조인된 이 날부터 남한 지역은 미군의 군정 치하에 들어갔다. 38도 이남의 모든 행정권은 군정 아래에서만 시행되었고, 대한민국임시정부나 그 어떤 조선인들의 조직도 주권 행사 기관으로 인정받지 못했다. 이러한 상황은 분단 정부로 귀결된 1948년 8월 15일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전까지 지속하게 된다. 일제 식민지에서의 해방이되, 미국이라는 강자가 지배하는 또 다른 세계질서의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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