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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비디오모험기]괴짜신부 / 별난 새댁

김영걸 / 노진섭, 1971

[한국영화비디오모험기]괴짜신부 / 별난 새댁 대표 이미지
 
1960년대는 한국영화의 황금기로 불렸다. 그리고 많은 스타들이 대중의 사랑을 받았다. 그러다가 60년대 후반으로 접어들면서 세 명의 미녀 배우가 혜성같이 등장했다. 그녀들은 트로이카라는 이름으로 한국영화계를 주름 잡았다. 문희, 윤정희, 남정임이 바로 그녀들이다. 그녀들은 주로 멜로드라마의 주인공으로 활약하며 자신들의 존재감을 부각하고 관객들의 사랑을 받았다. 그러나 모두가 훌륭한 멜로영화의 주인공이 될 수는 없는 법. 상대적으로 문희와 윤정희가 남정임보다는 작품의 운이 따르기 시작한다. 그래서인지 남정임은 활극이나 코미디 장르의 출연횟수가 상대적으로 두 여배우에 비해서는 많았는데 그 이유는 아마 작품경쟁에서 밀렸기 때문일 지도 모르겠다. 

1970년대에 들어서는 한국영화가 침체기로 들어선다. 작품의 수준도 많이 떨어지고, 다양성도 부족해진다. 흥행에 유리하다는 판단에서인지 액션, 활극, 코미디의 비중이 늘어났고, 그런 만큼 여배우들의 입지는 좁아졌다. 문희, 윤정희도 코미디 영화의 출연이 늘어났다. 트로이카 중에서는 남정임이 60년대 후반부터 구봉서 등 인기코미디언과의 콤비로 흥행 성공작을 내놓았다. 하지만 그녀는 능수능란한 코미디언들의 그늘에 가려 뚜렷한 이미지를 각인시키지는 못했다. 문희 역시 멜로드라마에서의 청순함을 코미디 영화에서의 발랄함으로 연결하는 데는 한계를 보였다. 반면 명랑이라는 카테고리로 넓게 펼쳐 놓았을 때, 가장 존재감이 돋보였던 배우는 바로 윤정희다.

김영걸 감독의 1971년 작품 <괴짜신부>는 윤정희의 밝고 명랑한 연기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결혼식장으로 가는 첫 시퀀스는 이 영화에서 가장 재미있는 장면이다. 이 영화의 주된 내용인 신세대 며느리와 시어머니 간의 갈등과 해결 과정 역시 상당히 유쾌하게 진행된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 가장 돋보이는 것은 바로 윤정희의 얼굴이다. 멜로드라마에서 차갑고 도도한 성숙미가 돋보였던 얼굴이지만 코미디 영화에서 밝고 명랑한 얼굴로의 변화가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그녀가 얼마나 다양한 얼굴을 가지고 있는 배우인지 새삼 확인할 수 있는 영화가 바로 <괴짜신부>라고 할 수 있다.
 
괴짜신부 / 별난 새댁

노진섭 감독의 1970년 작품 <별난 새댁>에서 문희는 밝고 명랑한 현대여성을 연기한다. 이 작품은 당시의 신세대라 할 여성의 결혼 해프닝과 딸부잣집의 에피소드를 다루는 코미디영화다. 이 영화에서 문희 역시 기존의 이미지와는 다른 연기를 보여주기 위해 애쓰고 있다. 하지만 비슷한 시기의 <명동 가시나>에서 보여주었던 강인한 여성역이 어색 했듯, <별난새댁>의 도도한 신세대 신부라는 역할 역시 어색하다는 느낌을 떨쳐버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아쉽게도 문희의 얼굴은 윤정희만큼 다양하진 못했다. 그래도 문희는 멜로드라마에서 만큼은 발군이다. 

<괴짜신부>와 <별난 새댁>은 공통적으로 산업화와 서구화되면서 급격하게 변하는 가치관에 대해 다루고 있다. <괴짜신부>는 전통사회에서 현대사회로 넘어가는 시점에서 구세대와 신세대의 갈등이라 할 고부간의 갈등을 다루고, <별난 새댁>은 전통적인 남녀의 역할을 거부하려는 부부간의 갈등을 다루고 있다. 이런 주제는 당시의 가장 큰 이슈였을 것이다. 이렇듯 두 영화는 코미디 영화가 보여줄 수 있는 세태풍자를 소재로 끌고 들어오면서 1970년대 당시의 신세대라 할 여성을 주인공으로 등장시킨다. 그리고 그녀들을 통해 제시하고 있는 것은 바로 파격이다. <괴짜신부>의 백란(윤정희)과 <별난 새댁>의 도도해(문희)는 전통이라 불리던 질서를 지키기보다는 새초롬한 표정으로 반항한다. 그리고 그로 인해 갈등이 발생한다.

모든 영화가 그렇듯 <괴짜신부>와 <별난 새댁>도 갈등을 해결한다. 하지만 그 해결과정에서도 더 이상의 파격을 동반하지도 않고, 가치관의 갈등에 대해서도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지는 않는다. 서로 간의 이해로 구세대와 신세대의 갈등을 해결 하도록 노력하자는 <괴짜신부>의 메시지는 전형적이긴 하지만 거부감은 없다. 반면 <별난 새댁>은 딸 부자집의 아버지가 새로운 아들(김정훈)을 얻게 되는 과정을 통해 갈등이 해결된다. 딸 삼 형제도 좋지만, 결국은 아들이 있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은근히 전달함으로써 도도해가 가족계획을 위해 잠자리를 거부하며 갈등을 만들었던 상황은 그저 하나의 해프닝으로 만 끝나고 말았다. 

김영걸 감독의 <괴짜신부>와 노진섭 감독의 <별난새댁>은 한국영화사에 남을 만한 작품성을 보여주는 영화는 아니다. 하지만 불세출의 트로이카 문희, 윤정희의 다양한 얼굴을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 이 영화들은 제 몫은 한 셈이다. 하지만 굳이 따지자면 나는 <괴짜신부>의 손을 들어주고 싶다. 좀 더 자연스러운 윤정희의 연기와 갈등을 해결하는 방식이 마음에 들기 때문이다.

<괴짜신부>
윤정희
김경수

감독 김영걸
각본 이일목
촬영 이석기

1971년 87분 칼라
판매원 (주)동양프로덕션
영상도서관 배가번호 0172

<별난 새댁>
신성일
문희
허장강

감독 노진섭
각본 한기전
촬영 권재홍

1970년 100분 칼라
판매원 한양비디오
영상도서관 배가번호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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