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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의시네마테크]영화의 세계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② - <말타의 매> <빅 슬립> <스텔라 달라스>

존 휴스턴, 1941

[2주의시네마테크]영화의 세계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② - <말타의 매> <빅 슬립> <스텔라 달라스> 대표 이미지

고전의 반열에 오른 작품들은 우리네 모습이나 욕망을 되새김질할 원천이라도 품고 있는지, 시대에 묻혀있다가도 불현듯 다시 다가와 새로운 영감을 던지고는 한다. ‘영화의 세계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는 이런 고전 읽기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다. 프로그램 목록에는 매우 대중적인 장르인 필름 누아르와 멜로드라마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작품들도 포함되어 있는데 이들은 장르에 대한 이해를 도울 뿐 아니라 고전 배우들이 전하는 캐릭터를 통해서도 큰 매력을 선사한다.

<말타의 매>는 필름 누아르의 시작이라 회자되는 작품답게, 음모의 정체를 쫓느라 좌충우돌하는 탐정, 저의는 베일에 감추고 주인공 남성을 빠져들게 하는 팜므파탈, 범죄가 깊고 넓게 침투해 있는 사회 모습 등을 버무린다. 사설탐정 샘 스페이드(험프리 보가트)는 비밀스러운 여인과 사랑에 빠져드는 한편 이런저런 상황들로 사건에 연루된다. 탐정은 자신을 덫에서 구해낼 수 있을까? 마지막 장면에서 그는 희생양이 되지 않겠다는 말을 반복하는데 이는 매우 냉철한 것 같으면서도 한편 강박적이다. 영화가 사회의 어두운 욕망을 폭로하는 한편, 동료애와 사랑을 따르는 투박함과 세상의 함정에 빠지지 않으려는 노련함 사이에서 위기감과 소외를 느끼는 현대사회의 인물상을 그려내고 있기 때문이다. 
 
영화의 세계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② - <말타의 매> <빅 슬립> <스텔라 달라스>

<빅 슬립>에서 필립 말로우(또! 험프리 보가트)는 사랑과 의리를 중시하는 낭만적인 인물이지만 순진한 믿음 따위는 취급하지 않는다. 험프리 보가트가 만들어낸 하드보일드 탐정의 매력은 전형적인 미남형이나 완벽하게 다져진 몸매가 아니라 전적으로 그의 분위기에 기인한다. 오히려 구부정한 자세와 작은 키가 왜소한 느낌을 주지만 그 몸짓과 발성은 세상에 초연한 안티히어로의 모습을 멋들어지게 표현한다. 그러나 <빅 슬립>의 세상 역시 어지럽고 진실은 끝내 완벽히 밝혀지거나 해결되지 못한다. 누아르는 섣부른 낙관이나 해피엔딩을 허용하지 않는 검은 세계인 것이다. 
 
영화의 세계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② - <말타의 매> <빅 슬립> <스텔라 달라스>

한편 <스텔라 달라스>는 계급갈등이나 젠더갈등 등이 빚어내는 멜로드라마의 전형들이 녹아 있어 멜로를 다룰 때 반드시 언급되는 영화 중 하나이다. 주인공 스텔라(바바라 스탠윅)는, 노동계급 여성으로 부르주아 남성과 결혼에 이르지만 문화적 차이를 좁히지 못하며 딸의 행복을 위해 전남편의 세상에 딸을 두고 돌아선다. 그런데 바바라 스탠윅의 스텔라는 사회의 굴레를 받아들이는 순간에도 당당하다. 영화가 멜로에서 반복되는 부당한 관계 및 결말의 어떤 전형을 보여주고 있음에도, 그녀의 희열에 찬 듯한 마지막 표정은 심지어 그녀가 성공을 이룬 것처럼 느껴지게까지 한다. 물론 이는 모성애의 아름다움에 왕관을 주는 장면이기도 하다. 하지만 영화 내내 그녀의 당찬 노동계급 말투 및 행동은, 신분이 다른 남성에게 다가가기 위해 적극적이고, 숙녀이기를 요구하는 남편의 욕망에 거스르며, 딸의 사회적 삶과 성공을 위해 엄마이기를 포기하는 그 모든 순간을 관통하며 세상 뭐라던 자신에게 충실한 어느 여인을 보여준다. 그 우아함은 사회의 잣대를 이해할지언정 이에 굴복하지는 않으며 모성에의 찬가 사이를 비집고 나와 스텔라 자신을 빛나게 한다.

우리는 무슨 이야기에 열광하고 어떤 인물을 동경하면서 위 장르의 자장 안에서 세상을 다루고 있을까? 담백하게 그 정수를 전하는 고전 영화는 익숙한 장르의 근본 질문에 보다 정확히 도달할 기회를 주는 것 같다. 누아르의 질문이 범죄와 부패로 얽힌 사회에 살아남아 그 어둠에 먹히지 않을 수 있을지를 향한다면, 멜로는 계급갈등이나 가부장제 등의 사회구조를 이겨내는 사랑이 가능한지를 묻는다. 둘 다 사회의 장벽과 대면하여 어떤 사랑을 갈망하며, 많은 경우 세상에 백기를 든다. 누아르가 더 큰 음모의 폭로를 통해 주인공에게 실패를 안긴다면, 멜로는 맹목적인 판타지나 완벽한 주류적 가치의 수용 속에서 출구를 봉쇄한다. 그러나 고독한 투쟁을 벌이는 위 고전 영화의 인물들은 어떤 순간에도 그 우아함을 잃지 않고 위풍당당하게 세상과 마주한다. 그것이 바로 우리가 진짜 동경하는 스타의 면모이자 우리 스스로에게 꿈꾸는 바가 아닐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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