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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예술가의 벽(Artists Wall)-①뱅크시 (Banksy) 편

[칼럼]예술가의 벽(Artists Wall)-①뱅크시 (Banksy) 편 대표 이미지

예술가들에게는 벽이 있다. 

벽이란 말 그대로 건물을 이루고 방을 이루는 등 공간을 분리시키는 (1차원적) 면을 말한다.
그 벽면을 예술가들은 어떻게 자신의 창조적 틀로서 사용하는 지 영국작가인 그라피티 아티스트 뱅크시(Banksy)의 작품을 통해 한 번 살펴보자.

틀 안으로 들어가라. 그러면 자유로우리라. 
누구나 틀을 가지고 있다. 그것이 마음의 감정적 틀이든 사회적 틀이든, 사람들은 이 틀을 쉽사리 받아들이지 못하거나 혹은 절대 이것만은 용납할 수 없다고 강력히 부정한다. 그러나 예술가들에게는 틀이 언제나 일종의 작업 도구로 작용한다. 틀이 있기에 그들은 그 틀의 안과 밖, 또는 틀 이전의 원형 상태를 가리킬 수 있는 것이다. 
뱅크시는 ‘특수한 공간’과 ‘기존 제도’의 경계지역을 자신의 작품공간으로 삼아 예술의 정신과 자유를 선언하곤 한다. 그는 항상 예술이 우리의 실제 삶에서 격리되어 제도 안에서 전시되고 사회적으로 온건해지는 지점을 경계하듯 박제화 되지 않는 팽팽한 힘의 줄타기를 하는 곳을 골라서 매섭게 작업을 펼쳐왔다. 는 유명 미술관에 들어가 자신의 그림을 슬쩍 다른 그림들 사이에 붙여놓는 그가 대영 박물관에 들어가 마치 선사시대의 암각화 인냥 벽 파편조각을 붙여놓고 나와 8일간 아무도 모르게 전시했던 작품이다. 쇼핑카트와 원시인, 그리고 화살 맞은 소 그림이 유성펜으로 그려져 있는 이 돌조각 아래에는 박물관의 다른 유물들과 같이 다음과 같은 작품설명이 붙여져 있다. 
“잘 보존된 이 선사시대 예술의 표본은 시외의 사냥터를 향해 모험중인 원시인을 그린 것으로 포스트 카타토닉 시대의 것이다. 뱅크시무스 맥시무스라는 예명을 가진 한 예술가에 의해 만들어진 이 작품은...행정관리들에 의해 그 예술적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파괴되어진 수많은 벽면의 일부이며 대부분의 이런 종류의 예술작업은 불행히도 거의 살아남지 못했다.” 
결국 이 작품은 많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대영 박물관에 영구 소장되게 되었다. 그의 반항적인 예술작업의 매력에 빠진 세상은 이제 그 합법성의 논란에서 벗어나 그의 작품이 있는 곳을 보호하고, 놓치면 후회할 관광코스로 만들었으며, 그림이 그려진 벽을 통째로 떼어 비싼 값에 거래하고 있는 중이다. 
그런 그가 올 해 초에 선댄스 필름 페스티벌에 다큐 필름 을 선보였다. 로스앤젤레스의 프랑스 이주민인 Thierry Guetta의 거리미술에 대한 집착을 다룬 다큐필름인데 상영 전 페스티벌 주변의 거리에 사전 예고하듯 그의 스텐실 기법의 벽화를 여럿 그려놓아 논란을 일으키기도 한 뱅크시. 벽화에서 영화까지 나아가고 있는 그에게 벽은 없어서는 안 될 가장 중요한 작업 재료이자 그의 예술 정신을 상징하는 듯하다. 

올해 말까지 학생들이 실사와 애니가 혼합된 다큐멘터리 필름 작업을 할 예정이다. 영화연출, 촬영, 피디, 애니메이션 연출 이렇게 한국영화아카데미의 전 전공이 공동으로 협업을 하게 되는 것이다. 개인의 예술성을 제한하고 개성적인 창작을 불가능하게 하는 공동작업이 너무도 괴롭다며 다시는 안하고 싶다고 하던 장편 애니메이션 연출과정 학생들 말을 해마다 들을 때마다 나는 예술가의 창조성을 제한하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하는 근원적인 물음을 해보곤 한다.

게릴라 아티스트 뱅크시에게 그의 창조성을 막는 벽은 과연 무엇일까? 그는 제도권의 벽 안에서 누구나 살 수 있는 대량생산된 스프레이 페인트로 스텐실 기법의 차용한 소재와 이미지를 항상 사용한다. 전복과 억압에 대한 저항을 상징하는 내용이지만 그것은 제도권과 현대 사회의 틀이라는 배경 없이는 작동되지 않는다. 역설적이게도 그것은 틀 없이는 또는 벽(?) 없이는 불가능한 작업인 것이다. 그렇기에 그가 프레임이라는 환영적 영화의 틀 안으로 들어온 것은 당연한 수순이 아닐까? 그가 할 법한 한 마디.

“예술가들이여! 벽은 자유다!”

그러나 틀을 견디어낼 힘을 가져야만 가질 수 있는 자유이기도 하다.
애니메이션을 키워드로 써야하는 이 컬럼 코너에 과연 이 글은 게재될 수 있을까?
나는 애니메이션 교육자이자 예술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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