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칼럼]소통과 주목 두번째 이야기
지난 칼럼에서 단편영화의 '소통'과 관련된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영화 제작의 목적 중 하나는 관객에게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기 위해서 만드는 것입니다. 예전에는 작품을 완성해도 관객에게 다가가는 과정이 쉽지 않았지만, 미디어의 발전과 네트워크의 확장으로 지금은 마음만 먹으면 공간과 시간의 제약 없이 작품과 관객이 만날 수 있는 창구는 다양하게 열려 있습니다. 그러니까 ''좀 더 적극적으로 완성된 작품을 관객과 만날 기회를 부여해야 한다'' 지난 칼럼에서 이야기하였습니다. 단편영화를 만드는 목적 중 하나가 관객과 만나는 것이라서, 단지 그 이유만으로 온라인 상영을 해야 한다고 이야기 했던 것은 아닙니다. 이렇게 적극적으로 온라인 상영을 해야 하는 또 다른 이유에 대해서 이번에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그 또 다른 이유는 바로 '사람(관객)들의 주목(注目)'이라는 희소성 자원을 얻기 위한 것인데요, '주목경제(Attention Economy)'라는 이야기를 들어보셨나요? ''관심의 경제''라고 이야기하기도 하는데요, 사람들이 하루에 소비할 수 있는 정보와 콘텐츠의 양은 점점 증가하는 데 반해, 특정 콘텐츠에 주목할 수 있는 시간은 유한하기 때문에 사람들의 관심(주목)을 얻기 위해 경쟁이 치열해 진다는 것입니다. 경제적으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관심과 주목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지요. 이 모든 일이 기술의 발전과 디지털화로 인해서 생산이 훨씬 쉬워져서 나타난 현상인데요, 영화제작의 경우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글에서 '단편영화, 왜 만드십니까?'라는 도발적인 질문을 던졌습니다. 그 질문에 대한 답변 중에는 제작된 단편영화가 영화제에 선택되어 상영되기를 바라는 마음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짧은 기간 동안 많은 관객과 직접 만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영화제 출품의 이유가 궁극적으로는 여러분의 영화가 관객들로부터 '주목'받기 위함이 아니던가요? 단순히 영화제에서 상영되는 것을 넘어서 좀 더 욕심을 부린다면 그래서 영화제의 심사위원들의 눈에 띄어서 수상할 수 있다면 그 어떤 작품보다도 더 많은 주목을 받을 수 있겠지요. 이렇게 주목받은 작품들은 영화 제작자나 감독의 눈에 들어 입봉의 기회를 얻기도 하고요, 시나리오를 써서 투자사에 가지고 갈 때에 감독의 훌륭한 포트폴리오가 되어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주목”받는 방법이 지금까지는 영화제라는 창구를 통해서 유일하게 획득할 수 있었지만, 현재는 그 방법이 다양해졌습니다. 물론 지금도 여전히 영화제라는 방법이 주목받기에 가장 중요하고 좋은 방법이라는 것을 부정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관객에 의해서 주목받을 수 있는 세상이 점점 열리고 있고 시간이 갈수록 더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결국, 상업영화도 얼마나 많은 관객이 선택하냐에 의해서 웃고 울고 할 수 있는 것이니까요.
<백야행>을 연출한 박신우 감독은 형사역으로 한석규를 섭외하려고 했으나 전작에 이어서 또다시 형사역을 하기 부담스러워 고사했다가 박신우 감독의 단편영화 <미성년자관람불가>를 보고 출연을 결정했다는 기사를 본 기억이 있습니다. 단편영화의 효과적인 노출이 박신우 감독에게 한석규를 캐스팅할 수 있게 했던 거겠지요.
아래 몇 가지 소개해 드릴 작품들은 영화제 상영이나 심사위원의 눈에 띄어서 영화제에서 수상의 결과로 주목받은 경우가 아니고, 온라인에 자신의 작품을 공개하고 관객들의 입소문을 통해서 주목받은 경우 입니다. 그래서 결국 장편영화 제작의 투자까지 이끌어낸 사례이죠.
2000년에 제작된 <405>라는 작품이 있습니다. http://www.405themovie.com 이 작품은 그 당시로써도 획기적으로 웹에 공개되어서 많은 인기를 끌었는데요. 그 당시에는 유튜브도 없었고 동영상 포탈도 없었던 시절이었음에도 많은 인기를 누릴 수 있었죠.
''닐 블롬캠프'' 감독이 만들었던 단편영화 <요하네스버그에서 살아남기>를 유튜브에서 본 ''피터 잭슨''이 닐 블롬캠프에게 투자한 결과로 <디스트릭트 9>이 만들어진 건 이미 유명한 에피소드죠.
http://www.spyfilms.com/#/neill_blomkamp/canadian/alive_in_joburg
가장 최근의 예로 우루과이 출신 ''페데 알바레스'' 감독은 35만 원으로 제작한 <패닉 어택>이라는 4분 48초의 단편영화를 작년 11월 3일에 유튜브에서 공개하였는데요, ''샘 레이미'' 감독이 이 작품을 보고 350억 원의 규모의 투자를 제안했다고 하네요. 현재 우루과이와 아르헨티나에서 장편영화로 촬영 중이라고 합니다. 감독은 BBC와 인터뷰에서 '목요일에 영상을 올리고 주말이 지나자 내 메일함은 할리우드 스튜디오들로부터 온 메일로 가득 차있었다. 제작진 모두가 깜짝 놀랐다. 누구든 동영상을 유튜브에 올릴 수 있다면, 누구에게나 이 같은 기회가 열려 있는 것이다.'라고 이야기합니다. 이 동영상은 유튜브에서 2010년 7월 현재 6백만 회 이상 재생되고 있습니다.
위의 몇 가지 예에서 알아보았듯이 이제 관객에게 주목받을 수 있는 창구는 영화제뿐 아니라 많은 다양한 방법들로 확장되었습니다. 영화제에서 주목을 받을 것인지 아니면, 온라인 상영을 통해서 관객에게 주목을 받을 것인지 잘 판단해서 선택하시기 바랍니다. 작품의 특성에 따라서 효과적으로 주목받기 위한 방법에는 각각 장단점이 있을 테니까요. 마지막으로 최근에 본 재미있는 영상 하나 보여 드리겠습니다. 아래 영상 한번 보시지요.
기술의 발전으로 제작 비용은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중요한 건 여러분의 상상력과 실행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