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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한국은 현재 CG산업 모드로 전환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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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몇 달간 그야말로 전 세계는 영화 <아바타> 열풍으로 들썩거리고 있다. 국내에서도 <아바타> 대박 열풍이 이어져 극장가에서는 연일 관객 동원 상종가를 치며 외화로는 처음으로 천만 관객 대열에 합류하더니, 이젠 <괴물>의 기록(1,301만명)을 넘어서고 말았다. (영화관 통합전산망 집계결과 2010년3월10일 현재 13,203,595명)
기존 영화에 비해 두 배 가량 비싼 입장료임에도 개봉 10주차가 넘어가는 시점까지 <아바타> 아이맥스관은 여전히 영화표를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 만큼 쉽지가 않았다. 한마디로 <아바타>가 ‘대세’인 셈이다. 
이거 꼭 어디서 봤던 판이다. 갑자기 덴젤 워싱톤이 출연했던 <데자뷰>처럼 뭔가 익숙한 기분이 들며 머리를 스치는 것이 있다. 1997년 겨울, 그때도 영화 한편이 세상을 들었다 놓을 만큼 엄청난 반향을 일으키며 전 세계 영화계를 발칵 뒤집어 놓은 적이 있었다. 흡사 지금의 아바타 신드롬처럼 그때도 사람들은 이 영화에 열광하며 어딜 가나 이 얘기를 하고 있었다. 그 중심이 되는 영화는 다름아닌 <타이타닉>이었고, 감독은 <아바타>를 만든 바로 그 사람, 제임스 카메론이었다.
그가 꼭 12년 만에 아바타로 돌아와 다시 한 번 영화계의 판도를 바꾸며 본격적인 3D 영화 역사의 새로운 챕터를 쓰고 있는 것이다. 아바타는 CG 혁명을 일으키며 화려한 테크놀로지의 향연을 선사하면서 2D, 3D를 넘어 4D까지 점령하며 세계 최고 흥행 영화로 기록되었다. 

<아바타>의 성공으로 국내 3D 시장도 들썩거리며 활기를 띠고 있다. 정부는 차세대 융합형 콘텐츠 육성 전략을 발표하며 국내 CG산업을 최우선 집중 육성 과제로 선정한 바 있지만, <아바타>를 비롯한 3D 영화의 돌풍에 자극받아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CG산업 육성계획으로 확대하여 서둘러 다시 발표했다. 본격적인 디지털 시대를 맞아 방송을 비롯한 영화, 애니메이션, 광고, 게임 등 디지털 콘텐츠 분야에 핵심 기반으로 떠오른 CG를 차세대 융합콘텐츠 육성전략의 후속조치로 국가적 차원에서 향후 4년간 총 2천억원의 자금 지원을 팍팍 해주면서 CG 산업의 글로벌 진출을 통한 콘텐츠강국으로서의 위상을 확고히 다져 나가겠다는 계산인 셈이다. 
최근 몇 년간 국내 CG산업은 세계 최고를 자랑하는 IT 기반의 첨단 디지털 기술력을 근간으로 세계 시장의 높은 벽을 두드리며 지속적인 성장과 발전을 이루고 있다. 영화 <괴물>을 비롯해 <해운대>, <전우치> 등 한국 영화에서도 CG기술은 이제 필수 불가결한 성공의 요소로 대두되었고, <불멸의 이순신>을 비롯하여 한국형 블록버스터 드라마를 표방했던 <아이리스> 같은 방송 드라마에서도 이젠 수준 높은 CG기술을 심심찮게 접할 수 있게 되었다. 
이렇게 국내 CG 산업은 컴퓨터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기술의 급속한 발전을 통해 2D에서 3D 기반으로 그 무게 중심이 빠르게 옮겨가고 있는 추세이며, 실제로 이런 변화를 가장 빠르고 활발하게 수용하고 있는 것이 애니메이션과 영화 분야일 것이다. 그러나 본격적인 CG 기술이 적용된 초기의 애니메이션과 영화들은 지나치게 화려한 볼거리에만 치중한 나머지 스토리를 간과하는 실수를 범하며 침체기를 이끌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시도들은 기술적 관점에서 영상기술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키며 그 가능성을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이제 한국 CG산업은 본격적인 제2의 CG기술 발전 모드로의 변환을 꾀하고 있는 시점에 서있다. 해외 기관들과 관련분야 최고의 대학들과 연계하여 CG분야의 고급 인력들을 양상하고 국내 교육기관을 통해 CG분야의 전문가를 길러낸다는 비전도 세우고 있어, 이 분야에 관심을 갖고 있는 인력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이런 정부의 자금지원과 인력육성 정책이 마냥 반가운 것만은 아니다. 1990년대 초반 한국 애니메이션의 발전을 위해 당시 정부는 관련 학과 설립과 더불어 연관 산업에 어마어마한 지원금을 투자하며 애니메이션의 부흥기를 꾀했으나 연이어 개봉한 극장용 애니메이션의 흥행실패로 정부의 지원정책은 급속히 감소하고, 수요에 비해 과잉 공급된 애니메이션 전문 인력들은 갈 곳을 잃고 뿔뿔이 흩어지거나 다른 분야로 유입되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렇게 한때 잘나가던 애니메이션 산업이 빙하기를 맞게 된 쓰라린 경험이 있기 때문에 이런 전철을 다시 밟지 않았으면 하는 기우에서 하는 소리이다. 

프론티어 정신도 좋고, 흥행대박도 좋다. 그런데 몇 년 안에 CG 혁명을 일으켜 세계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단기 전략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뭐 하나 뻥 터지면 부화뇌동하여 무한 질주 본능으로 무작정 뛰고 보는 자세는 버려야 할 것 이다. 기술력에 총력을 기울이는 것도 좋지만 자칫하면 현란한 기술은 단지 기술로만 난무하게 될 수 있다. 
2008년 시그래프 아시아 컨러퍼스에서 PIXAR의 롭 쿡이 연설 내내 강조한 말이 있다. 예술은 기술에 도전하고, 기술은 예술에 영감을 주는 영원한 동반자의 관계이다. 인간의 상상만으로 끝났을 아이디어들이 테크놀로지의 발전에 의해 실제처럼 화면에서 구현되고 있다. 이것이 단순히 기술적인 진보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예술과 기술이 정서적 교감을 나눌 수 있는 하이브드리(Hybrid)적 사고가 앞으로 우리가 고민하고 발전시켜 나가야 할 숙제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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