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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독립영화를 둘러싼 말잔치에 대한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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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영화’를 두고 참으로 무성한 말들이 오가는 요즘이다. <송환>이나 <사이에서>, <후회하지 않아>가 주목받았을 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아무래도 작년 <워낭소리>가 폭발적인 흥행을 기록한 결과일 것이다. 충무로에서 대놓고 흥행을 노리고 만들어진 영화도 고작 몇 만 명 동원하다가 나가떨어지는 일이 비일비재한 상황이니, 어쩌면 당연한 현상인지 모른다. 하지만 이런 담론 홍수에는 ‘독립영화 초짜’인 내가 보기에 당황스러운 면들이 많다. 개중에 ‘독립영화’라는 말을 꺼내지 않으려 노력하면서 ‘독립영화’에 대해 말을 쏟아내고자 하는 사람들이 꽤 많이 보인다는 것도 재미있는 현상이다. 마치 ‘독립영화’라는 말이 무언가 불경하거나 불쾌한 말이라도 된다는 듯, 이미 합의된 언중(言衆)의 용어를 어쩔 수 없이 사용한다는 식으로 한두 번 입에 올렸다가 황급히 지우는 식이다.

작년 한 해, 주로 여당 국회의원들과 영진위가 주최한 독립영화 관련 토론회들이 참 숱하게도 열렸다. 취재차 가보면 독립영화와 별 상관없는 이들이 언제나 <워낭소리>를 언급하며 “최근 독립영화가 너무 상업화됐다”는 지적을 내놓는다. 요즘엔 “독립영화 감독들이 돈맛을 알아버렸다”는 식의 원색적인 비난도 빈번히 등장한다. 독립영화라는 말 대신 ‘비상업영화’나 ‘다양성영화’ 같은 말을 쓰자는 주장도 한다. 하지만 이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나는 혼란스럽고 의아하다. 그들이 말하는 ‘너무 상업화된 독립영화’란 과연 구체적으로 어떤 영화인가. 혹은 독립영화계의 어떤 현상들을 가리키는 것일까. 

<워낭소리>가 모범적인 ‘저비용 고수익의 고효율 상품’의 선례로 포장되는 사이에, 정작 이 ‘성공복음’을 받아들인 이들이 과연 누구였을까. 오히려 기존의 충무로 감독과 제작자들이거나, 새로이 영화 ‘시장’에 진입하고자 하는 이들이 아니었을까. 어쩌면 <워낭소리>조차도 기존의 독립영화와는 다른 방식의, 새로운 흐름으로 등장한 영화이지는 않을까, 종종 생각하곤 한다. 그런 새로운 영화를 먼저 시험적으로 수용한 곳이 독립영화 진영이고, 뒤이어 충무로 시스템 역시 이런 영화들을 포용할 방법을 찾고있는 게 아닌가 싶은 것이다.

독립영화라는 ‘틈새시장’을 개척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조금씩 보이는 건 사실이다. 한국 독립영화만 전문으로 배급하는 회사가 세 개로 늘었고, 디지털을 고민하며 독립영화의 부가판권을 다루는 회사도 등장했다. 그러나 이 회사들이 영리를 추구하기보다 오히려 시장경제의 틈새를 이용하려 애쓰며 여전히 ‘운동단체’처럼 활동한다는 사실은 아는 사람은 다 안다. 시장경제와 긴장을 유지하되 전면부정을 하지는 않고 그 안에서 틈새를 찾아보겠다는 이들에게 설마 ‘지나치게 상업화됐다’는 우려를 하고 있는 것일까. 오히려 이들에게는 ‘좌파’ 딱지가 붙는 것이 현실 아닌가. 거기에, 이런 시스템을 통해 새로이 영화시장에 진입한 젊은 영화인들 중 충무로와 해외시장 진출을 꿈꾸는 이들은 과연 자신의 영화에 ‘독립영화’라는 딱지가 붙는 것을 좋아하고 환영할까.

‘독립영화’를 둘러싸고 벌어지고 있는 이 무수한 말잔치가 과연 실제 독립영화인들과 그들의 영화를 가리키는 것인지, 아니면 시대의 변화를 외면한 채 허수아비 사냥에만 골몰하는 이들의 공허한 말은 아닌지 짚어볼 필요가 있다. 아무래도 지금 한국 독립영화는 독립영화와 별 상관없는 이들에게 엉터리 재판을 당하고 있는 것 같기 때문이다. ‘그들’이 말하는 바에 따르면, 요즘 한국 독립영화는 이렇다고 한다 : “지나치게 정치적으로 오염된 좌파들이 자기들만의 리그를 구축해 만들어낸 재미없는 영화들. 그 결과 관객의 외면을 받은 영화들. 또한 지나치게 상업화가 돼서 더 이상 독립영화라 부를 수 없는 정도로 흥행에 성공한 영화들.” 나아가 그들은 이렇게 주장한다. “원래 독립영화는 가난할 수밖에 없으므로 계속 가난하게 두어야 한다. 지원을 한다며 돕는 것은 오히려 그들의 본질과 자존심을 해친다. 하지만 해외 영화제에서 상을 타오거나 흥행이 될 만한 (독립)영화들에는 지원금을 몰아주어야 한다.” 나는 이 논리를 논리적으로 이해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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