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칼럼]이야기의 매력과 애니메이션
보통 우리가 많이 관람하거나 시청하는 애니메이션은 이미지이면서 이야기를 포함한다. 이미지의 시각적인 요소와 의미망을 구성하는 이야기가 유기적으로 결합되어 현실적으로 그려내기 어려운 상상 이야기를 개연성 있게 그려내는데 애니메이션만큼 설득력 있는 매체도 드물다. 그래서 애니메이션은 이미지와 이야기가 유기적으로 스미지 못할 때는 관객으로부터 외면을 받는다.
한때 그림만 좋으면 애니메이션으로써 성공한다고 믿어졌었다. 뭐니뭐니해도 애니메이션은 움직이는 그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순식간에 사라지는 시각적인 이미지만 가지고 나름대로의 상상을 끌어가기에는 부족함을 느낀다. 특히 그것이 상업용 애니메이션이라면 더욱 그렇다. 유쾌하고 재미있고, 감동적인 이야기를 통해 자신의 내적 욕구를 해결하려는 관객들에게 이미지만으로 이야기한다면 너무 어려워 할 것이다. 물론 어떤 이미지들은 자체적으로 이야기를 내포하고 있다. 하지만 누구나 그런 이미지에서 이야기를 유추해 내기는 쉽지 않을뿐더러, 다소간의 훈련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영화와 마찬가지로 오락거리로써 즐거움을 수용하기 위해 애니메이션을 보는 관객들이 많다는 것을 우리는 이해해야 한다. 애니메이션산업은 대규모의 자본이 투여되기 때문에 산업이 유지되기 위해서는 수익이 발생돼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대중의 이해에 부합되어야 계속 작품을 생산할 수 있다.
자, 이제 애니메이션의 두 가지 요소, 시각적 이미지와 이야기가 어떻게 결합되어 매력적인 이야기를 만드는지 생각해 보자. 앞으로의 세기는 스토리를 향유하여, 부가가치를 올리는 스토리텔링의 시대가 될 것이라고 예언하는 미래학자들의 전언이 아니더라도 우리 생활을 돌아보면 우리가 요즘 무엇을 소비하는지 쉽게 알 수 있을뿐더러, 그런 이야기산업의 비중이 우리 삶에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애니메이션이나 영화의 경우, 스토리를 어떻게 구성하느냐에 따라서 그 효과를 최대한 살릴 수가 있다는 것은 누구나 인지하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우리 애니메이션에서 항상 부족하다고 거론되는 좋은 이야기가 갖추어야할 요소가 있다면 무엇일까?
시나리오작가 프랭크 데니얼은 이를 매우 간단한 한 문장으로 정의했는데, ‘누군가 무엇을 열심히 성취하려고 노력하는데 쉽지 않다.’는 것이다. 여기서 ‘누구’는 주인공이다. 그리고 ‘무엇을’은 주인공이 하고자 하는 일이거나 희망이겠다. 그러나 그것을 이루기가 쉽지 않는 거다. 그것이 쉽다면 갈등이 발생하지 않고 사람들도 그 이야기에 빠져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하고자 하는 일이 어렵지만 충분히 해결할 가능이 있어야한다.
플롯이란 원인과 결과로 엮인 이야기인데, 폴롯은 여러 가지이다. 어떤 사람은 91가지 플롯으로 나누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61가지로 또 어떤 사람은 36가지로 나누고, 또 어떤 사람은 21가지로 나누기도 한다. 이는 각 플롯들이 독립적이라기 보다 서로 연관관계가 있어서 통합되기도 하고 분리되기도 한다는 것이다.
이런 플롯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중요한 것은 어떻게 하면 매력적인 이야기와 캐릭터를 창조하느냐는 것이다. 대체로 애니메이션의 경우 미국 애니메이션의 특징으로 떠오르는 영웅형 스토리텔링과 지브리 애니메이션의 특징으로 거론되는 성장형 스토리텔링이 현재 많이 성공하고 있다.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보자, 우리가 어릴 때 즐겨보던 <로보트 태권브이>나 <태권동자 마루치 아라치>도 작품마다 악을 벌하고 절대 싸움에서 지지 않는 무적의 주인공이 등장하는 영웅 이야기이다. ‘마루치와 아라치’도 어려서 파란해골에게 부모와 스승을 잃고 자라던 태백산을 떠나 낯선 근대 도시로 내려온다. 그리고 정식으로 태권도를 배워 파란해골을 찾아 무찌른다는 복수의 플롯이지만 주인공이 피치 못할 사정에 의해 자신이 살던 곳을 떠나 여행을 하게 되고, 온갖 어려운 고난을 겪고 복수에 성공하고 우리들의 영웅으로 돌아온다는 얘기다. 이들은 이렇게 자신들이 살고 있는 곳을 반드시 떠나서 여행을 하게 되고, 그 여행에서 영웅으로서 자질을 갖추어 보물이거나, 자신감이거나, 사랑 같은 획득물을 얻고 돌아와 영웅이 되는 것이다.
영웅 스토리텔링의 캐릭터가 전형적인 이야기 구조가 반복됨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에게 긴장감과 흥미를 계속해서 이끌어내는 이유는 무엇일까? 여기에는 우리가 이루지 못한 꿈이 있기 때문이다. 주인공은 우리들이 쉽게 이룰 수 없는 과제를 성취한다. 그 성취를 통해 우리의 내면에 존재하는 갈등을 해결하거나 희망을 증폭시킨다. 예를 든다면 ‘마루치와 아라치’나 <로보트 태권브이>의 ‘훈이’가 세계 태권도 선수권대회에서 세계의 선수들을 우리의 태권도로 무찌르면서 당대의 어린이들의 내면 속에 잠재한 열등감을 극복하고 영웅으로 태어나거나, 디즈니의 <라이온 킹>의 주인공 ‘심바’는 아버지를 죽음으로 몰았다는 내적 갈등을 극복하고 다시 초원의 왕으로 등극하는 것이다. 그리고 여기에 화려한 외적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안타고니스트와의 대결, 액션이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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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기회에는 성장형 스토리텔링의 특징과 매력적인 캐릭터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