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칼럼]좋은 시나리오 리뷰
나는 그동안 영화과를 다니면서, 그리고 졸업 후 첫 장편 영화인 <독>이라는 작품을 만들면서, 시나리오에 대한 수많은 리뷰를 들었고 또 해왔다. 아마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작품, 혹은 남의 작품에 대해 리뷰를 받고 리뷰를 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나 역시 거침없는 독설에 상처를 받기도 하고, 달콤한 칭찬에 들떠 있었던 경험이 있다. 그리고 지금 대학원에서 시나리오를 전공하면서 수많은 리뷰를 하고 리뷰를 받으면서 리뷰에 대한 생각을 달리해 본다. 리뷰라는 것은 작가에게 무척 중요한 것이고, 그 중요성에 많은 깨달음을 얻으면서, 내가 앞서 했던 리뷰에 대한 자세를 바꾸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지금부터 지극히 개인적으로 좋은 리뷰에 대한 방법에 대해 제시해 보겠다.
먼저 좋은 리뷰의 전제조건은 누가 뭐라해도 ‘작가에게 도움이 되기’가 되어야 한다. 이는 리뷰의 최종적인 목적이기도 하다.
좋은 리뷰의 첫 번째는 열심히 읽기이다. 리뷰를 해 준다고 했다가 시간에 쫓겨, 그 작품을 건성으로 읽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리고 건성으로 읽은 후에 그 작품에 대해 잘 아는 냥 말한 적도 있을 것이다. 이는 매우 위험한 리뷰라고 볼 수 있다. 특히나 작가가 리뷰어를 상당히 신뢰를 하는 경우(스승, 선배등 존경하는 인물)는 더욱 그렇다. 기본적인 신뢰가 바탕이 되기 때문에 대충 읽고 흘려 말한 말 한마디가, 작가에게는 엄청난 혼란을 야기 시킨다. 한번 읽어준다는 생각, 그리고 이만큼 읽었으니 그 또한 애정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그 작품을 내 작품이라 생각하고 꼼꼼히 읽지 않고, 작품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없다면, 차라리 리뷰를 중단하는 것이 더 옳은 편이다. 리뷰어는 작가가 그 글을 쓰기위해 엄청난 시간과 공이 들였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으면 안 된다.
두 번째는 작품이 가지고 있는 장점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된다는 것이다. 우리는 비판에는 익숙하지만, 칭찬에는 인색한 편이다. 혹자는 혹독한 비판이 작가에게 훨씬 도움이 되며, 좋은 작품을 만드는데 필수 조건이라 말한다. 하지만, 나는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나를 돌이켜보면, 정말 마음에 들지 않는 시나리오를 봤을 때는 화가 치밀어 올라서, 그 작품에 대한 독기 품은 비판을 한 적이 있다. 이는 작가에게 도움이 될 만한 리뷰를 해 주기보다는 자신의 감정을 해소하기위해 내뱉는 것에 불과 하다. 그러다 보면 작품을 떠나 작가와 감정적인 부분으로 싸우게 되는 일이 있다. 또한 작품을 읽고, 자신이 가지고 있는 지적 우월함을 표현하기 위해 리뷰를 하는 경우도 있다. 이는 작가나 작품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네 작품은 쓰레기다.” 라고 말할 필요가 없다. 작품을 쓰고 말고는 작가가 결정하는 것이다. 리뷰어의 역할은 작가를 돕는 것이다. 좋은 작품을 만드는 데는 단점을 보안하기가 필요하지만, 장점을 극대화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진심으로 작가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면, 작품이 가지고 있는 단점을 작가에게 설득할 필요가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애정을 가지고, 작품의 장점을 들여다보고 작가에게 그 장점들을 말하는 것이 작가가 쉽게 단점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데 도움이 된다.
세 번째는 대안이 있는 비판하기이다. 작품에 대한 장점들에 대한 이야기가 진행되었다면, 어떤 작품이나 가지고 있는 단점에 대한 지적이 필요하다. 단점의 경우는 작가가 그것에 대해 전혀 모르는 것 일 수 있고, 작가역시 인지하고 있지만, 잘 풀리지 않아 대안이 필요한 경우가 있다. 단점을 지적할 때 작가스스로가 취약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을 계속해서 비판 할 필요는 없다. 작품이 안 좋은 이유는 너무나 많다. 안 좋은 점을 계속해서 지적하고 파헤쳐내는 것에 묘한 쾌감이 있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그 쾌감을 즐긴 후에는 그 안 좋은 점을 보안 할 수 있는 대안을 생각해야한다. 그것이 다소 빈약할 지라도 작가에게 여러 가능성들을 제시하여 선택하게 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이는 내가 제안하는 좋은 리뷰에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나는 또한 극단적으로 ‘대안이 없는 비판은 하지 마라.’라고 말하기도 한다. 리뷰어가 적극적으로 안 좋은 점을 보안 할 수 있는 여러 대안을 같이 상상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작가는 리뷰어를 더욱 신뢰하고, 의견을 수렴하는데 적극적인 태도를 보일 것이고 작가가 좀 더 좋은 작품을 만드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리뷰어에게 리뷰를 맡기는 작가의 태도에 대해 언급하겠다. 작가는 언제나 칭찬을 받기를 원하고, 그런 기대심리를 가지고 리뷰어에게 자신의 작품을 보여주는 경우가 종종 있다. “어때 재미있지?”라는 태도는 리뷰어에게 도움이 될 만한 리뷰를 결코 받지 못 할 것이다. 오히려 공격의 대상이 되기 쉽다. 작가는 리뷰를 부탁 할 때는 자신의 작품은 완전하지 않는 것이라 생각하고, 작품을 더 좋은 쪽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리뷰를 맡긴다는 겸손한 태도를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그것이 리뷰어로부터 좋은 리뷰를 받을 수 있는 전제 조건이고, 리뷰어를 존중하는 태도 이기도다. 작가는 남의 글을 읽는다는 것은 특히나 아직 완성되지 않는 글을 읽는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귀찮고, 많은 노력이 수반한다는 것을 인지해야한다.
지금까지 내가 말한 좋은 리뷰에 대한 생각은 방법론이기도 하지만, 작가와 리뷰어 사이의 태도에 가깝다. 다시 말하지만, 나도 악독한 리뷰를 한 적이 있고, 악독한 리뷰를 받아 본적이 있다. 그 악독한 리뷰가 작품에 도움이 되더라도, 감정적인 반응 때문에 그것을 받아들이기에는 꽤나 많은 시간이 걸렸다. 그런 과정을 겪으며 작가와 리뷰어에 대한 관계가 이렇다면 얼마나 많이 감정적인 소비를 줄이고, 작품을 좋은 쪽으로 가게 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해서 이 글을 써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