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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올 한 해 독립영화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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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한 해를 마무리할 시간이 다 되었다고 생각하니 씁쓸해진다. 여러 모로 사건 사고도 많았고 총선, 대선 등 선거가 많은 한 해다 보니 사회 전반이 경황이 없었던 것 같다. 물론 독립영화도 그런 한 해가 아니었나 싶다. 이런 의미에서 올 한 해 독립영화가 걸어온 길을 생각해 보았다. 

명확한 통계에 기반을 둔 것은 아니지만 대체적으로 올 한 해도 독립영화는 꾸준히 자신의 역할을 다하기 위해 노력한 한 해였다. 다양한 소재를 독특한 방식으로 풀어나가는 독립영화의 특성상 여러 영화들이 다채로운 방식으로 우리의 눈을 즐겁게 한 한 해가 아니었나 싶다. 

먼저 제작부분을 살펴보면 다큐멘터리의 강세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이는 독립영화가 가지는 진정성을 펼치기에 다큐멘터리라는 영역이 매우 유리하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상대적으로 극영화가 저조한 것은 이제 소재의 측면에서는 독립 극영화가 기존의 상업영화나 저예산영화들과의 차별화가 쉽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완득이>나 <방가? 방가!> 등의 영화들처럼 기존 독립영화의 소재로 비춰졌던 다문화를 다룬 영화들도 이제는 얼마든지 상업영화의 형식으로 재미와 교훈을 줄 수 있다는 것이 증명되었고 <26년>이나 <남영동 1985>처럼 정치적 소재의 영화들도 거침없이 나오고 있다. 이런 점에서 더 이상 독립 극영화가 소재만으론 소구할 수 없는 시대가 되었다. 물론, <두 번의 결혼식과 한 번의 장례식>처럼 동성애 소재에 있어서는 아직 강점을 가지고 있지만 이러한 영역도 서서히 줄어들고 있다. 모호하지만 <쌍화점>등의 영화도 이미 나왔었고 <왕의 남자>에서도 이러한 요소들은 찾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새롭고 신선한 얼굴이 많이 탄생하지 못한 점은 올해 독립영화계의 아쉬움으로 남는다. 배우를 양성하는 시스템을 갖출 형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새로운 얼굴에 대한 기대와 수요는 여전하기에 갈증을 느낀 한 해라 생각된다.

반면 다큐멘터리의 경우 독립영화가 가지는 자유로운 창작과 작지만 그 자체로 시장을 형성하는 배급여건의 덕을 좀 본 것 같다, <오래된 인력거>나 <달팽이의 별>같은 명품다큐가 나오기도 했고 <말하는 건축가>와 <두 개의 문> 등과 같이 색다르고 정치적인 영화들도 대중의 사랑을 받았기 때문이다. <워낭소리>와 같은 엄청난 흥행을 한 영화가 나온 것은 아니지만 이는 극히 예외적인 경우이고 앞으로도 이런 경우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보여진다. 따라서 일반적인 분석의 틀을 가지고 보았을 때 독립 다큐멘터리는 여전히 서서히 그리고 차분하게 한국 독립영화의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고 자부할 만하다. 누구도 따라하지 못할 소재와 색다른 접근방식으로 풀어나가는 의미 있는 다큐멘터리들의 약진은 여전히 한국독립영화의 현재이자 미래이기 때문이다. 

애니메이션의 경우 오랜 제작기간과 제작비 등으로 인해 한 해 한 해 그 성과를 살피는 것이 그리 의미 있는 일이 아니지만 연상호, 안재훈감독 등 한국독립애니메이션의 명맥을 면면히 이어오는 감독들의 존재가 반갑다는 측면을 강조하고 싶다. 이들을 비롯한 다수의 작가들이 실험적이고 대중적인 어찌 보면 상충되는 개념이지만 끊임없는 시도를 해오고 있다는 점에서 그리 미래가 어두운 것은 아니다. 시스템에 몸을 기대기보다는 새로운 방식을 개발하고 만들어가는 그 과정 자체에서 독립영화의 정신과 저력을 충분히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배급과 상영의 영역을 살펴보면 한국 영화시장이 이미 대자본의 전일적 지배하에 들어간 상황에서도 한국 독립영화는 꾸준히 그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예술영화관 위주의 소규모 배급이지만 이를 공격적으로 진행하는 여러 배급사들이 있고 이를 뒷받침해주는 상징적인 극장들이 있기에 최소한 유통의 교두보는 확보되어 있다. 큰 영화들이 대다수의 스크린을 장악하고 엄청난 양의 작은 영화들이 소수의 극장에 몰려있는 이 비극적인 배급시장의 현실로부터 자유롭진 못하지만 아직 희망을 놓기에는 여전히 좋은 영화들이 생산되고 있다. 독립영화 전용관은 아직 서울에서만 겨우 명맥을 유지하는 형편이지만 인디스페이스라는 민간독립영화전용관이 마련되었고 영화진흥위원회의 인디플러스와 예술영화 체인극장인 아트플러스가 최소한의 상영기회는 마련하고 있으니 그나마 다행이 아닐 수 없다. 독립영화계의 보다 공격적인 정책제안과 배급여건 개선을 위한 조직적인 운동과 노력이 아쉬운 것은 여전하지만 요구와 수요가 있는 한 점차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 

언제나 창작은 고통스럽고 유통은 고통을 동반한다. 새로운 영화는 새로운 사고를 요구하고 이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지칠 줄 모르는 창작의 열기와 이를 뒷받침할 정책과 인프라가 함께 할 때 성장할 수 있다. 이 점에서는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다. 다 함께 또 다른 전진을 준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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