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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2010년 한국 독립, 단편 애니메이션 나만의 결산

[칼럼]2010년 한국 독립, 단편 애니메이션 나만의 결산 대표 이미지

애니메이션 DB에 있는 지난 칼럼들을 읽어보니 문득 고래관광이 떠올랐다. 고래관련 산업에 종사하는 우리들은 고래관광코스에서 한국의 고래를 보기 위해 크루즈에 탔다. 그리고 선상에서 고래를 보며 이야기를 나눌 생각이었다. 그런데 한참이 지나도 바다에 고래가 보이지 않았다. 그래도 이야기는 해야 되니까 누구는 미국 고래이야기를, 또 어떤 사람은 일본 고래이야기를, 또 어떤 사람은 예전에 이 근방에서 살았다던 고래를, 또 어떤 사람은 고래의 미적인 아름다움에 대해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렇게 우리는 실제로는 볼 수 없었던 고래이야기를 계속 하고 있었다. 이상하게 형이상학적이다. 꼭 사무엘 베케트의 ‘고도를 기다리며’ 같다.

어째든 오늘은 존재하지 않는 아름다운 향유고래의 이야기는 그만하고 학교 앞바다에서 볼수 있는 작은 학생 고래와 깊은 바다에서 지원제도만 먹고 산다는 독립 고래들의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2010년 한국 독립, 단편 애니메이션 나만의 결산. 두둥!

☆2010 최고의 신인

<코피루왁>의 한지원 감독

정말 혜성 같은 신인이 등장했다. 이게 졸업 작품도 아니고 실습작품이라니. 긴 러닝타임을 소화해 내는 저력, 세련된 스타일, 선명한 주제의식. 단연 올해의 최고의 작품이다. 이 스물 두 살의 젊은 감독의 장편이 벌써부터 기대된다. 일본애니메이션 스타일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하지만, 그게 어때서? 우리는 영향을 받을 한국애니메이션을 본 것이 너무 오래 되었지 않나. 감독 인터뷰를 보니, 만화에 도전해 볼 생각이라는데 그러지 말고 애니메이션을 계속 만들었으면 좋겠다.

☆2010 최고의 작화

<하트>의 오수형 감독

오수형은 질리지도 않고 농밀한 움직임을 가진 애니메이션을 만들어 내고 있다. 전작 도 부드럽기 그지없는 애니메이팅을 보여주지만 이번 작품 또한 충격적이다. 상당히 입체감을 가진 이미지여서 어떤 사람은 3D를 사용한 것이 아닌지 의심하기도 하지만 감독에게 확인해 보니, 100% 2D라고 한다. 

☆2010년 상복

<고양이 입속으로 뛰어들다>의 최진성 감독

단편이지만 극장용에 가까운 놀라운 퀄리티를 보여준다. 하지만 대사가 별로 없어서 좀 길게 느껴진다. 2010콘텐츠 어워드, 서울 창작애니메이션 대상을 수상했다.


<레일> 명배영 감독
아쉽게 아직 못 봤다. 부천 환타스틱 영화제, 서울 창작애니메이션 대상, 아시아그라프 등에서 수상했다.

☆2010 신작을 내 놓은 주목할 만한 작가들

<일상적인 삶>의 김준 감독
<도시에 사는 사람들의 공간감>에 이어 섬세한 일상에 대한 표현, 사색과 관찰하기, 자신이 살고 있는 서울의 공간을 세밀하게 보여준다.

<깡통> 정민지 감독
이 작품이야말로 <아빠하고 나하고>와 이어지는 계원 스타일 애니메이션의 장점을 계승하고 있는 작품. <동물 농장>에 이어 한국사회의 여성의 상품화라는 주제의식과 같은 미술 스타일을 보여준다. 

<맘>의 장욱상 감독
<인더포레스트>와 <토이 아티스트>로 끊임없이 좋은 단편을 만들고 있는 장욱상 감독. 이번에는 미니어쳐와 3D가 합쳐진 Mom을 만들었다. 결합은 성공.

<묘아>의 강민지 감독
전작은 화면이 분할되며 접히는 놀라운 페이퍼 애니메이션 <종이 한장>. 이번에는 고양이를 위한 애니메이션. 올해 나온 페이퍼 애니메이션으로 최고 작품.

<수달이야기>의 권미정 감독
동물들이 귀엽다. 하지만 제목은 너무 무난한게 아닐까? 권미정 감독은 수많은 외주들을 해나가며 지속가능한 삶, 환경. 생태계 파괴를 경고하는 작품을 계속 만들에 내고 있다.

<도시>의 김예영, 김영근 감독
작년 <산책가>로 바쁜 한해를 보냈던, 만나보면 귀엽고 사랑스러운 두 감독. 이번에는 메트로폴리스에서의 분절된 개인을 보여주었다. 단편 작업 외에 새로운 사업을 구상하고 있는데 건투를 빈다.

의 황은정 감독
2001년 <절망의 아침식사>라는 특별한 단편을 만든 그녀, 10년 만에 돌아왔다. 여전히 키치적이며 실험적인 자신의 특색을 지키면서. 아마 감독은 그 10년 사이 유학을 갔다온 듯 하다.

<Birthday Party>의 조주상 감독
양성평등이라는 짧고 경쾌한 애니메이션 각종 페스티발을 휘쓸었던 조주상 감독. 2008년 <픽토그램 스토리>에 이어 올해는 3D 애니메이션을 만들었다.

의 박재영 감독
<창조기>라는 독특한 애니메이션 만들었던 시골에서 상경한 박재영 감독의 두 번째 작품. 애니메이션 제작과 서울 생활 적응 모두 잘하기를.

☆2010 장편과 OVA

<돼지의 왕>의 연상호 감독
1억 2천만원의 예산으로 5개월 만에 장편을 만들고 있는 괴물 같은 생산력. 2011년 2월에 완성된다고 한다.

아카데미 제작 연구과정 장편
개봉되어 많은 관객이 보는 로망은 없었지만. 짧은 기간과 적은 예산을 생각하면 꽤 사랑스러운 작품이 나왔다. 보다보면 재미있다. 정말이다. SICAF에서의 수상은 당연한 결과.

<소중한 날의 꿈> 부산 영화제 상영
매진사례로 못 봤다. 너무 궁금하다. 어서 개봉하기를.

<파닥 파닥>의 이대희 감독의 고난의 행군.
단편 ‘페이퍼 보이’를 만들었던 이대희 감독의 독립장편인 <파닥 파닥>이 저예산 제작으로 인한 막판 고난의 행군을 하고 있다. 꼭 완성되어 개봉했으면 좋겠다.

<고스트 메신저> 스튜디오 애니멀의 야심작.
벌써부터 엄청난 팬을 거느린 애니멀의 야심작. OVA를 겨냥하고 만들고 있다고 한다. 조경훈 대표, 구봉회 감독의 야심이 이제 슬슬 본격적인 작품으로 성과 낼 때가 되었다. 많은 팬들의 기대가 있는 작품이니까 상업적인 성과도 냈으면 좋겠다.

<우리별 일호와 얼룩소>, <지금이 아니면 안돼>의 장편 제작 
스튜디오 <지금이 아니면 안돼>의 장형윤 감독의 장편 <우리별 일호와 얼룩소>가 서울애니메이션 센터의 제작 지원으로 4억 5천만원의 예산으로 제작에 돌입하였다. 뭐니 뭐니 해도 올해의 최고의 소식이었다. 하하. 열심히 하겠습니다.

☆2010년 우울한 소식들

‘인디애니페스트 문화부 지원 중단’
유일한 국내 작품을 대상으로 한 애니메이션 영화제인 ‘인디애니페스트’가 촛불 집회 참여 단체라는 이유로 예산이 삭감되었다.

‘한국컨텐츠진흥원 단편애니메이션 지원사업 중단’
내년부터는 단편애니메이션 제작지원 사업이 중단 될 듯하다. 이 제작지원은 서울 애니메이션의 센터의 제작지원과 함께 한국 단편 애니메이션의 중요한 버팀목이었다. 이 사업이 사라지게 되면서 단편 작가들은 앞으로 더 힘든 시간을 보내야 될 것만 같다. 단편이 그 특징상 영화제 수상 외에 수출실적이 안나오는 것은 알지만 한국 단편의 놀라운 성장의 중요한 밑거름이 된 사업인 만큼 꼭 되살렸으면 좋겠다. 

이렇게 2010년 한해도 마무리 되었다. 개인적으로 올해를 돌아보면 이기호 소설집의 제목이 생각난다.

갈팡질팡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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