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칼럼]애니메이션 진흥 법안에 대한 기대

[칼럼]애니메이션 진흥 법안에 대한 기대 대표 이미지

2011년 한해는 유난히 한국 애니메이션 시장에 대한 많은 이야기들이 등장한 시기였다. 물론 이야기의 중심에는 <마당을 나온 암탉>의 성공과 그 배경에 맞춰져 있지만, 돌이켜 생각해보면 올해 초의 <소중한 날의 꿈>의 개봉과 하반기 각종 평단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등장한 문제작 <돼지의 꿈>도 빠뜨릴 수 없는 작품들이다. 그 때문일까? 일각에서의 풍문에 의하면 많은 영화 제작사들이 장편 애니메이션 제작에 대한 가능성을 타진중이라는 소식이 들려온다. 그것이 비온 후 죽순이 될지, 아니면 비온 후 더욱 탄탄한 땅이 될지는 두고 볼 일이지만, 적어도 투자상 소위 하이리스크로 분류되어 지독한 제작난에 허덕이던 한국의 장편 애니메이션계에는 고무적인 일이라 할 만하다. 

하지만 이러한 단기적이고, 심리적인 제작 호재라는 것이 한국의 애니메이션 역사에서 매번 널뛰기를 해왔던 상황을 기억해 본다면, 그리고 예가 그리 길지 않았던 상황을 떠올리면, 지금의 상황이 마냥 반길 것만은 아닐 것이다. 그 즈음에서 우리는 올해 등장한 애니메이션 진흥 법안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2011년 4월에 국회에서 발의되었던 애니메이션 진흥 법안은 지난 6월말에 한차례 공청회가 열리면서 조용히 ― 지금도 몇몇 관계자 이외에는 많은 이들이 이 법안에 대해서 소문정도로만 알고 있다 ― 등장하였다. 말하자면 정책적으로 한국의 애니메이션을 부흥시키겠다는 것이다. 법안을 둘러싼 내막은 잘 모르더라도 이 얼마나 반가운 이야기인가? 게다가 애니메이션은 타이밍이 중요한 요소인데 애니메이션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지고 있었던 2011년, 올해 등장하였으니 이 또한 기막힌 타이밍이다. 

법안의 주요내용은 “애니메이션과 관련된 분야를 지원·육성하여 애니메이션의 질적 향상”을 꾀하고, 이를 위해 “애니메이션 진흥위원회와 애니메이션의 발전 기금 설치, 한국애니메이션자료원 설치, 애니메이션 공제조합, 애니메이션분쟁조정위원회, 법률·회계 관련 무료 애니메이션상담센터 운영”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많은 부분들이 아마도 지금의 영화진흥법과 영진위를 모델로 삼은 것으로 보이는데, 이 법안의 규모나 중요성으로 보았을 때에는 분명 큰 정책 사업임은 분명하다. 물론 사업의 중요성만큼이나 법안의 몇 가지 사항들도 되짚어볼 필요는 있다. 예컨대, 콘텐츠진흥원이나 애니메이션센터와 같은 기존 지원 단체와의 업무조정이나, 기금마련을 위한 방식, 만화진흥법 등과의 조율, 한국영상자료원과 기타 아카이브와의 공조, 애니메이션의 이론과 미학 연구에 대한 지원, 심지어는 포괄적인 의미인 애니메이션의 경계 설정에 이르기까지 큰 매듭이니 만큼, 풀어야 할 것도 많다. 

무엇보다 지금 이 법안을 들여다보고 꼼꼼하게 살펴야 하는 이들은 애니메이션 작업에 몰두하고 있는 실무자들이다. 가끔 예술인들에게는 정책이라는 게 정치와 행정이라는 다소 수직적이고 경직된 사고로 맞물려 돌아가는 오물처럼 보일수도 있지만 그것은 이미 우리 삶의 가장 가까운 지점에서 작동하는 기저가 된다는 사실을 망각해서는 안 된다. 

지금의 한국영화가 있기까지에는 ― 물론 상황이 썩 좋은 것은 아니지만 ― 수많은 영화인들의 노력과 함께, 10여년이 넘게 진행된 영화진흥위원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상자료원 등과 같은 정책적 지원사업의 성과를 간과할 수 없다. 이들은 모두 문화와 산업, 그리고 교육 등을 통해 영화 시장의 토대형성에 상당한 기여를 한 셈이다. 앞으로 애니메이션 진흥 법안과 관련된 사항이 어떻게 진행될지는 미지수지만, 관심 있게 들여다보자. 지금의 관심이 10년 이후를 좌우할지도 모르니까. 지금 인터넷 검색창에 “애니메이션 진흥 법안”을 쳐 보세요.

관련 영화인

불러오는 중입니다.

관련 영화글

불러오는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