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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독립영화와 국제적 문화자본

[칼럼]독립영화와 국제적 문화자본 대표 이미지

로테르담 국제영화제는 전 세계 독립영화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영화제 중 하나다. 매년 1월 말에 열리는 로테르담 영화제는 전 세계에서 출품된 다양한 형식과 장르의 독립영화들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특히 지난 수년간 한국 독립영화는 로테르담에서 특별한 러브콜을 받아왔다. <똥파리>, <무산일기> 등 다수의 한국 독립영화들이 경쟁부문에서 두각을 보여 왔고, 올해도 박홍민 감독의 <물고기>와 이광국 감독의 <로맨스 조>가 경쟁부문에 올라 많은 주목을 받았다.

장, 단편을 포함하여 아마도 세계의 국제영화제 중 가장 많은 독립영화를 소개하는 영화제이니만큼, 영화의 편수도 스타일도 그리고 만듦새도 천차만별이다. 이러한 다양함은 로테르담이 갖고 있는 가장 큰 덕목일 게다. 한편 영화들과 더불어, 독립영화에 대한 적극적인 국제 지원 프로그램은 전 세계 수많은 독립영화인들이 로테르담을 매년 찾는 또 다른 이유다. 신진 감독들의 차기작을 지원하고 비즈니스 기회를 열어주는 로테르담의 간판 프로그램인 시네마트를 필두로, 젊은 독립영화인들의 활발한 교류를 고무하는 각종 지원 프로그램으로 인해 춥고 우중충한 1월의 로테르담은 젊은 영화인들의 빛나는 재능과 불타는 열정으로 연일 뜨거운 분위기가 가득하다.

그렇게 열기로 가득한 로테르담의 풍경은 ''''독립영화''''를 둘러싼 어떤 고민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흔히 독립영화에 대한 국내적 논의와 관점, 혹은 키워드들은 국제적 장에서 또 다른 상황들과 만난다. 로테르담의 독립영화 국제 지원 프로그램 같은 국제적 플랫폼은 제작의 열악함과 유통의 제약, 다양한 영화향유 문화의 부재 등 지역 독립영화의 현안에 대한 어떤 출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자국 내 독립영화의 시장 및 지원체계가 전무하다시피한 동남아시아와 남미, 아프리카 등 저개발 지역의 독립영화인들에게 로테르담은 거의 유일한 기회의 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대부분의 지원 프로그램들 역시 ''''저개발 지역 감독들의 발굴''''이나 ''''남쪽 영화(cinema du sud) 지원'''', 혹은 ''''1세계 자본과 3세계 재능의 만남'''' 같이 아예 대 놓고 해묵은 제국주의적 표현을 내세우면서 이들 지역들에 집중되는 경향이 크다. 이러한 지원 프로그램들의 선한(!) 의도에도 불구하고 분명하게 목도할 수 있는 것은 미래의 영화에 대한 유럽 자본의 선점이라는 문화제국주의적 욕망의 끈질긴 시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로테르담이 세계 독립영화인들에게 젖과 꿀이 흐르는 땅 같은 독보적인 위치를 갖게 된 데에는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의 고됨에 있을 것이다. 사실 한국은 ‘발전국가’로 분류되어 유로존이 제공하는 3세계 영화 지원 프로그램의 대상이 되지 못하는 경우가 태반이지만, 상대적인 호조건에도 불구하고 그 고됨의 근원은 한국 독립영화인이나 우간다 독립영화인에게 같을 것이다. 그렇다면 1세계 자본과 3세계 재능의 만남이라는 영상-자본의 전 지구적 역학 관계에 대한 고민은 문화제국주의에 대한 구호적인 반감이나 혹은 국경을 넘는 수혜적 자본에 대한 무조건적 수용이라는 두 극단적 태도 너머 혹은 그 사이에 있는 어떤 지점에서 시작되어야 할 것이다. 전 지구적 문화자본과 그 흐름 안에서 독립영화는 과거와는 또 다른 어떤 정치 문화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으며 그 전복적 기획을 위한 어떤 전략이 필요할 것인가? 우리 삶 곳곳에 배어있는 전지구화라는 화두는 이제 독립영화에도 확장된 관점과 논의를 요구한다. 더 이상 그것은 단지 한국 독립영화의 국제영화제 진출이라는 해묵은 지표로 설명될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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