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칼럼]국내 최대 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의 현재

[칼럼]국내 최대 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의 현재 대표 이미지

해마다 부산국제영화제, 전주국제영화제,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등 다양한 영화 축제들은 관객들로 인산인해다. 웬만한 화제작은 매진이기 일쑤, 관객들은 표를 확보하기 위해 부지런히 발품을 팔고, 남들보다 조금이라도 빠른 마우스 클릭에 온힘을 기울인다. 애니메이션 축제는 어떨까? 

지난 7월 22일, 열여섯번째 행사를 마친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이하 SICAF)은 부산국제영화제, 전주국제영화제 등에 버금가는 역사를 지니고 있지만 관객들의 호응도는 이들에 미치지 못한다. 
문화산업의 중요성을 인식한 정부가 1995년, 문화산업수출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만화 관련 산업 육성을 위해 개최한 SICAF는 매년 전시와 영화제, 산업마켓 등을 통해 만화ㆍ애니메이션을 망라한 다양한 콘텐츠들을 소개하고 있다. 특히 영화제는 2005년 국제애니메이션필름협회(ASIFA)로부터 공인을 받으며 안시, 히로시마, 오타와, 자그레브 등과 함께 세계적인 애니메이션 페스티벌로서의 성장을 인정받았다. 

전세계의 흥미로운 작품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다는 점, 유명 감독들을 직접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는 여타 다른 영화제와 같지만 만화ㆍ애니메이션에 특화된 행사로 아이부터 어른까지 다양한 관객들을 포용 가능하다는 점은 SICAF만의 큰 차별성이자 강점이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SICAF는 규모나 관객들의 참여 면에서 예전의 위용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비즈니스 성격 강화를 위한 개최 일정 변경, 예산상의 문제로 인한 장소 변경 등으로 인해 행사의 정체성 확립과 인지도 높이기에 난항을 겪어왔다. 프로그래머를 비롯한 조직위원회 구성원의 잦은 변동으로 행사 노하우 축적이나 일관성 유지도 쉽지 않았다. SICAF 전시의 주요 관람층은 가족 관객, 영화제는 20~30대로 각기 다르다보니 둘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면서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행사를 기획, 운영해야 하는 고충도 있었다. 그러다보니 국내에서 만들어진 애니메이션의 월드 프리미어 상영조차 일반 영화제의 차지가 돼버렸다. 언론의 관심도 다른 영화제에 비해 낮은 것이 사실이다. 더구나 올해 서울시의 SICAF 10년 지원 협약이 종료되면서 추후 행사 운영의 어려움까지 예상되고 있다.(현재 서울시와 재협약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SICAF의 가장 큰 어려움은 국내 관객들의 애니메이션 편식이 아닐까 싶다. 어린이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만화ㆍ 애니메이션에 대한 인식은 SICAF와 같은 행사들과 다양한 작품들의 개봉으로 많이 달라졌지만 특정 작품들에 편중된 선호도는 여전하다.
단적으로 올해 픽사에서 일하는 한국 애니메이터들의 특강 ‘픽사 이야기’가 개최된 서울애니메이션센터는 밀려든 참석자들로 북적였지만 스톱모션의 대가, 배리 퍼브스 특별전이 상영됐던 명동역 CGV는 빈자리가 더 많았다는 점만으로도 쉽게 느낄 수 있다. 일본 애니메이션이나 픽사, 디즈니 등 할리우드 대형 스튜디오들의 작품, 감독들의 참여 여부에 따라 그 해 영화제 관람객 수가 확연히 달라질 정도다. 특히 일본 애니메이션에 대한 높은 관심은 지난 SICAF 상영 작품들의 매진 행렬로도 증명되고 있다. 반면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체코단편애니메이션이, 전주국제영화제에서는 쟝 프랑수아 라기오니의 <르 타블로>가 매진됐다는 사실은 역설적이다. 

국내 최대의 만화ㆍ애니메이션 페스티벌로서 SICAF의 위치는 상징적이다. 만화ㆍ애니메이션 행사의 원조로 춘천애니타운페스티벌, 동아ㆍLG국제만화페스티벌 등 유사 행사들의 개최 원동력이 됐고, 이들이 사라지는 가운데서도 자신의 위치를 지켜왔다. 그리고 성장을 위한 여러 가지 변화를 시도해왔으며 몇 년 전부터는 서울캐릭터ㆍ라이선싱페어와 공동개최를 통해 재도약을 꿈꾸고 있다. 
SICAF가 수많은 행사들과의 경쟁, 많은 콘텐츠의 범람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자립도를 높이는 것이 중요한 과제겠지만 애니메이션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소개하는 역할 역시 지속하기를 바란다.

관련 영화인

불러오는 중입니다.

관련 영화글

불러오는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