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칼럼]당신의 영화관은 안녕한가요
2014년도 얼마 남지 않았다. 연말이 되면 한해를 돌아보며 평가보고서를 쓰기에 여념이 없어진다. 1년 동안 관객은 몇 명이나 왔는지, 총 매출은 얼마인지, 수입과 지출은 어떻게 쓰였는지. 그리고 올 한해 사업을 마무리하며 각 팀별로 평가보고서를 작성하고 그것을 토대로 전체평가회의를 한다. 마지막으로 더 나은 내년을 위해 또다시 사업계획서를 작성하고 새로운 한 해를 시작하게 된다. 2014년과 크게 다르진 않지만, 그래도 조금은 더 좋아질 것을 기대하며, 그리고 독립영화를 위해 더 많은 도움이 되고 함께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서 1년 동안 고민의 결과를 사업계획서 안에 녹여낸다.
그러다 문득, 2012년 인디스페이스를 재개관을 준비하던 그때가 떠올랐다. 아직 극장은 잡히지도 않았고, 서울 시내 곳곳을 돌아다녀 봐도 마땅한 공간 하나 없었지만 발기인대회를 하고 후원의 밤을 하는 등 분주히 재개관을 준비하고 있었다. 2007년 인디스페이스가 첫 개관했을 때의 벅찬 감동과 2009년 휴관했을 때의 아쉬웠던 기억들이 겹쳐지면서 정말이지 열심히 준비했다. 지나친 낙관은 하지 않았지만, 초반 근심 섞인 우려는 아마 어쩔 수 없었던 것 같았다. 그래도 5월에 정식 개관을 했고, 그런 걱정의 마음을 누군가는 알아주었는지 개관 두 달째인 7월에 개봉한 <두 개의 문>이 연일 매진사례를 기록하며 광화문으로 옮겨간 인디스페이스를 알렸고, 어려운 재정난에도 큰 도움을 주었다. 그리고 정치적 소재나 사회적 이슈의 민감한 영화들이 나름 인디스페이스에서 큰 히트를 치며, (긍정의 의미든 부정의 의미든) 인디스페이스라는 공간도 확고히 자리를 잡아가게 되었다.
그리고 2013년을 지나 2014년, 햇수로 3년을 지나온 지금, 인디스페이스는 어떨까.
최근 인디스페이스는 개관 7주년(11월 8일은 인디스페이스의 개관일)을 맞아 소박한 기획전과 함께 한 차례의 토론회를 가졌다. ‘지역 영화관의 새로운 도전-지역 독립예술영화관을 만드는 또 다른 방법을 토론하다’가 그 주제였다. 우리와 같은 시기에 개관한 강릉의 신영극장, 그리고 한창 개관을 준비 중인 대구의 오오극장의 사례발표와 함께 오랜 시간 지역에서 예술영화전용관을 운영하고 있는 대전아트시네마, 서울 유일의 시네마테크 서울아트시네마, 그리고 독립예술영화전용관을 준비하려고 하는 부산독립영화협회와 울산미디어연대가 패널로 참여하여 오랜만에 지역의 극장 활동가들과 한자리에 모일 수 있었다. 그러나 이 날 토론회는 절망과 희망이 공존하는 자리였다. 영진위의 ‘예술영화전용관 운영지원사업의 재공모 심사결과’로 대전아트시네마를 비롯한 지역의 대표적 예술영화전용관 대거 탈락하며 충격을 안겨주었고 그에 대한 고민과 한숨의 흔적들을 확인할 수 있었고, 그럼에도 대구는 오오극장의 설립을 가시화하고 있었으며 부산과 울산, 그리고 청주 지역은 독립/예술영화전용관의 필요와 요구를 구체화하고 있었다.
그리고 세월호 참사를 다루고 있는 <다이빙벨>이 독립영화전용관 인디플러스에서는 끝내 상영되지 못하였다. 인디플러스는 영화진흥위원회가 직영하고, 인디스페이스를 운영하고 있는 (사)독립영화전용관확대를위한시민모임이 프로그램 및 홍보를 위탁받아 운영하고 있는 제1독립영화전용관이다. 이 영화는 영화진흥위원회가 독립영화 인정 심사에서 ‘독립영화’로 인정하였고, 4만 명 이상의 관객이 본 영화이다. 불허의 이유는 ‘해당 영화가 다룬 사건의 진상이 여전히 규명 중이며, 공적기금으로 운영되는 극장의 특성상 상영 이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작품의 상영은 힘들다’는 이유였다. 게다가 공적기금으로 운영되는 극장임에도 개봉은 물론 타 단체가 신청한 대관까지 불허하였다. 여전히 독립영화에 검열은 존재하고, 표현의 자유를 위한 싸움은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과연 인디플러스는 온전히 제 역할을 해나갈 수 있을까?
2014년을 준비하면서 인디스페이스는 안정적인 독립영화의 개봉 상영, 그리고 극장-배급사-감독들의 간의 교류 확대, 지역 독립영화관 네트워크 확대 등을 목표로 사업의 계획을 세웠다. 인디스페이스에서 개봉하면 다른 극장보다는 관객들이 더 많이 찾아왔으면 하는 바람, 독립영화 감독/배급사들이 편하게 인디스페이스의 문을 두드리고, 함께 고민을 나누었으면 하는 바람, 서울뿐 아니라 지역의 독립/예술영화전용관 네트워크를 통해 관객개발과 홍보를 함께하고, 그러면서 서로가 더 잘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그 사업계획서에 담겨 있었다. 그리고 1년이 지난 지금, 여전히 유효한 그 계획들과 함께 2015년에는 우리에게 어떤 계획들이 필요할까. 다시 머리를 맞대어 함께 고민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