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칼럼]동성아트홀은 변신 중!
독립영화와 예술영화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라면 한 번쯤은 들어 봤을 극장이 대구에 있다는 것과 그 극장이 동성아트홀이라는 건 웬만하면 아실 법하다. 그런데 이 극장이 지금 대변신 중에 있다는 사실을 아는 분들은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아시다시피 대구 동성아트홀은 지난 2004년부터 지금까지 2천 편 이상의 예술영화와 독립영화를 상영한 대구지역 영화문화의 메카였다. 아이러니하게도 작년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의 예술영화관 지원 사업에서 탈락하며 오히려 더 알려지게 된 이 극장에서, 필자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프로그래머로 활동하고 있다.
간단히 역사를 말씀드리면 지역의 대표적인 극장 만경관에서 간판 화가로 오랫동안 활동하던 배사흠 대표가 1992년 오랜 꿈인 자신의 극장을 열게 되었고 그것이 바로 지금의 동성아트홀이다. 선견지명이 있었는지 몰라도 당시에 지은 극장 작명의 의미가 ‘대구의 중심가 동성로에서 아트한 영화들을 상영하는 극장’이라는 것이었다. 인수 후 당시로써는 상당한 비용인 3억 원가량을 들여 시설을 보수하여 현재에 이르렀는데 멀티플렉스가 본격화 된 2000년대에 들어서서는 지속적으로 내리막길을 걸어 비디오 관으로까지 전락한 상황이었다. 그러다 2004년, 시네마테크를 운영하며 상영관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던 필자와 위의 상황에 직면한 동성아트홀이 만나 곧바로 협력을 약속하고 함께 영진위 예술영화관에 지원해 극장의 성격을 바꾸게 되었다. 그러나 극장의 성격을 알리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렸는데, 2000년대 후반에 이를 때까지 상당수의 사람들은 이 극장을 서울 대학로의 동숭아트홀로 부르곤 해서 필자는 매번 이를 설명하느라 설움 아닌 설움을 겪는 해프닝도 있었다. 그러나 이 기간 동안 대구경북시네마테크의 전용관에 상응하는 기능을 동성아트홀이 맡아 줌으로써 해외의 많은 고전 작품들을 지역에 소개할 수 있었던 큰 기쁨이 있었다.
지역에서 예술독립영화의 첨병 역할을 해왔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CGV대구에 무비꼴라쥬가 생기고 롯데시네마대구에 아르떼라는 예술영화관이 생기는 등 치열한 시장 환경에서 살아남기 매우 힘들어진 상황이 전개되었다. 또한 이 극장들이 모두 몇백 미터 거리에 있을 뿐만 아니라 상영작들도 겹치게 되는 상황이 지속되었는데, 설상가상으로 작년 영진위의 예술영화관 사업에서마저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로 탈락하게 됨으로써 급기야 올해 2015년 2월 25일 동성아트홀은 폐관에 이르게 되었다. 이 때 여러 자구노력이 있었고 지역에서도 폐관을 안타까워하는 공감대가 형성되어 많은 언론이 이 사실을 알려주었다.
여기서 다시 기사회생의 전기를 마련하게 된다. 현재의 대표인 광개토병원 김주성 원장이 이 안타까움을 알고 선뜻 극장인수에 나서 주었고 그 결과 동성아트홀은 회생할 수 있었다. 배사흠 대표를 명예관장으로 하여 그 정신을 계승하고 기존 직원들이 운영을 맡아 운영의 지속성을 유지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첫 사업으로 노후화된 시설을 개보수하기로 결정하였다. 또한 공중이용시설인 극장이라는 특성도 있어 메르스가 대구에 퍼지던 시점인 6월에 곧바로 휴관공지를 하고 리모델링에 착수했다.

리모델링 중인 동성아트홀
이상 지난 20여 년의 역사를 숨 가쁘게 말씀드렸다. 지금은 상영시설과 휴게시설을 중심으로 대변신을 하고 있는데 실제 그 폭과 깊이를 정하는 데는 상당한 고민과 시간이 걸렸다. 왜냐하면 현재의 시설을 개보수한다 해도 근본적으로 건물의 취약점이 있어 보수에 드는 비용을 어느 선에서 정할지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현재의 동성아트홀에서 보다 안정적이고 확고한 시설로 운영해야 한다는 고민과, 다른 곳에 좀 더 안정적인 예술영화관을 하나 더 설립한다는 중장기적인 계획이 함께 하기 때문에 개보수의 규모를 산정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예술독립영화에 대한 관객들의 목마름을 외면할 수 없었고, 현재의 여건에서 최선을 다해 보자는 결심이 서 바로 리모델링을 결정하게 되었다.
그렇다면 향후 동성아트홀은 어떤 극장이 될 것인가. 현재 주변 환경을 보면 CGV아트하우스가 앞에 있고, 옆에 실버영화관이 있으며, 그 근처에 독립영화전용관 오오극장이 있다. 그러한 지리적 여건과 함께 영화관의 성격이 함께 결정되는데, 실질적으로 대중성이 있는 예술영화의 경우 CGV아트하우스가 많이 상영하게 될 것이고, 국내 독립영화의 경우 전용관인 오오극장이 전담하는 형국이 될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동성아트홀은 (CGV아트하우스에서 소화하지 못하는) 다양한 예술영화 전시장으로써의 역할과 독립영화에 대한 일정 역할도 함께 담당하게 될 것이다. 이전에는 이 모든 영화들을 동성아트홀이 담당해왔는데, 어떤 면에서 그 스펙트럼이 많이 좁아진 셈이다. 극장 자체로 보면 수익성은 더 나빠진 것일 수도 있겠지만, 그간 시설의 노후화도 관객들에게 상당한 불편을 준 셈이라 이러한 부분을 개선한다면 근처의 극장들과 더불어 예술영화와 독립영화에 대한 지역민의 관심 향상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는 믿음과 기대가 있다.

동성아트홀 근방 극장 지도
독립영화와 예술영화를 지역에 소개해 지역민의 영화문화를 더 넓고 튼튼하게 한다는 소명의식을 뒷받침할 종합적 플랜의 일환이 아닌, 저마다 각자의 영역에서 자신만의 방식에 의해 유사한 극장이 늘어나게 된 점에는 약간의 아쉬움이 있지만, 동성아트홀은 그 존재가 거의 알려져 있지 않았던 대구 지역에서 다양한 영화를 소개한 산파로서의 자긍심을 안고 있기에 오늘 스크린 너머 들리는 망치 소리에서 희망을 본다. 또한 보다 안락한 여건에서 보다 다양한 영화들이 동성아트홀을 메우고 거기에 환호하는 관객들의 모습을 그리면서 영화문화의 다양성과 문화 복지라는 큰 꿈을 꾸며 다시 재기할 동성아트홀에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을 부탁드리고 싶다. 아울러 지자체를 비롯한 다양한 기관에서도 문화도시 대구를 말로서만이 아닌 보다 실질적으로 이룰 수 있는 효과적인 방안으로서 동성아트홀에 대한 관심과 접근이 있기를 바라며 개봉관이 없어 힘들어하던 많은 감독들과 영화사, 그리고 스크린 독과점으로 영화선택권이 박탈당한 채 답답함을 하소연하던 그 관객들의 열정이 다시 동성아트홀에 가득 담기기를 희망한다. 마지막으로 개인적인 소박한 바람이 있다면 영화인의 한 사람으로서 이 힘들지만 보람찬 여정에 함께 하고 있다는 자부심을 언제까지나 간직하며 살아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