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칼럼]대구독립영화전용관 오오극장, 1년을 되돌아보며
2016년 2월 11일은 대구독립영화전용관 오오극장이 개관한 지 딱 1년이 되는 날이다. 1년이라는 쉼표를 찍고 되돌아보니 그야말로 격세지감이다. 벌써 1년이라니. 영화관 설립을 준비하는 과정까지 치면 2년에 가까운 세월이 걸린 셈인데, 그사이에 뜻하지 않은 오해도 받아야 했고, 굳이 많은 힘을 들여서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느냐는 걱정과 우려도 많이 받았었다. 어쨌든 영화관은 만들어졌고, 지금도 오오극장 역사의 새로운 페이지가 될 하루하루를 지나고 있다.
오오극장은 설립단계에서 중요한 몇 가지를 염두에 두고 출발했다. 첫 번째는 자립의 가능성이었다. 전국에 있는 독립예술영화전용관들 중 정부의 지원 없이 운영될 수 있는 곳은 흔치 않을 것이다. 그건 오오극장도 마찬가지인데, 그나마 위안이 되는 점은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라는 점이다. 오오극장은 55석 규모의 상영관과 20~30명 정도 앉을 수 있는 커뮤니티 카페 ‘삼삼다방’으로 구성되어 있다. 공간의 크기가 크지 않다 보니 임대료 등 운영비가 적게 드는 측면이 있다. 물론 상대적으로 그렇다는 얘기다. 아직까지 극장을 원활히 운영하기 위한 적정한 수의 인력과 현실적인 임금 등 안정적인 운영 구조는 갖추고 있지 못한 상황이다. 그런 가운데 공적지원에 대한 기대를 해보지만, 지원사업과 관련한 일련의 사태를 보건대 그마저도 쉽지 않아 보인다. 모난 돌이 정 맞는다고 하지만, 독립영화전용관인데 어찌 모나지 않을 수가 있을까. 안타까운 시절이지만, 현실이 그렇다면 다른 대안을 찾을 수밖에 없다.
사실 이것이 대안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시작한 것은 아니었다. 우리에겐 극장을 운영할 새로운 조직이 필요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협동조합이다. 오오극장은 현재 ‘대구경북영화영상협동조합’에서 운영을 한다. 이 협동조합은 다중이해관계 협동조합으로 독립영화 감독(생산자), 관객(소비자), 후원자 등이 참여하는 협동조합이다. 지금은 소수의 조합원이지만, 앞으로 조합원으로 더 늘려나갈 생각이다. 조합원을 늘린다는 건 그만큼 극장 운영에 대한 책임성과 위험성을 분산시키는 것이다. 조합원들이 늘어나면 지금껏 운영진들이 놓치고 있었던 다양한 요구와 이해들도 새롭게 분출될 것이다. 앞으로는 여러 가지 면에서 조합원들이 오오극장의 튼튼한 뿌리 역할을 할 수 있을 거로 생각한다.
두 번째는 커뮤니티시네마의 가능성이었다. 커뮤니티시네마는 영화를 매개로 다양한 공동체와 소통하고, 관객에게 한 발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한 오오극장의 상영 및 관람정책이다. 이를 통해 일방적 서비스로 이익을 추구하는 멀티플렉스와 달리 관객들의 다양한 영화 취향과 관람형태를 존중하고, 관객이 직접 참여하며, 늘 상상하고 변화하는 영화관을 지향하고 있다. 관객프로그램단의 운영, 시민제작자 작품 상영, 밴드공연과 함께하는 상영, 점심의 인문학과 함께하는 상영, 사회적 이슈에 관한 토론과 함께하는 상영 등이 있어왔다. 또 한편으로는 극장 대관을 통해서도 커뮤니티시네마의 가능성이 발견되기도 했다. 한 회사에서는 무비데이라는 행사를 통해 직원들이 밤새 영화를 즐겼고, 한 아이돌 그룹의 팬클럽은 가수의 공연실황을 100명의 팬클럽 회원들과 함께 보았으며, 정년을 앞둔 스승의 퇴임식을 영화상영과 함께하기도 했다. 이런 대관 행사들이 꼭 독립영화가 매개가 된 것은 아니었지만, 누구나 오고갈 수 있는 공간이라는 측면에서 봤을 때, 오오극장이 우리들만의 공간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경험해 나가고 있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이렇게 다양한 커뮤니티들이 오오극장이라는 공간을 매개로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것이 인식된다면, 극장은 문턱이 낮아질 것이고, 이용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점점 많아질 것이다. 자연스레 독립영화와의 접점도 많아지는 것이다.
세 번째는 로컬시네마의 가능성이었다. 적어도 1년에 1편 정도의 대구지역 장편 독립영화를 개봉하는 것을 목표를 삼았지만, 아직 실현되지 못하고 있다. 뒤집어 말하면 상영되는 개봉영화의 대부분은 다른 지역 작품들인 셈이다. 물론 개봉하는 장편 독립영화가 아닌, 단편영화, 시민제작 영화, 대구지역 제작지원 작품 등은 대구독립영화 쇼케이스나 기획전을 통해 꾸준히 소개하고 있지만, 개봉영화의 상징성을 생각해 볼 때, 단 1편의 작품도 개봉하지 못한 것은 지난 1년간 극장을 운영하며 제일 안타깝게 생각하는 부분이다. 사실 안정적인 상영시설이 생기면 제작을 견인해 줄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지만, 아직까진 그 토대가 부족해 보인다. 오오극장이 지난 1년간 상영관으로써의 기능에 충실하고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다면, 앞으로는 현장의 영화인들과 함께 제작-배급-상영과 관련된 일련의 정책과 사업을 고민해 보아야 할 시점인 것 같다.
독립영화전용관의 역사가 시작된 지 8년이 넘었다. 그사이 많은 부침이 있었고, 지금도 힘든 시절을 지나고 있다. 그 가운데 지역 최초의 독립영화전용관 오오극장이 만들어졌다. 지난 1년을 되돌아보면 뜻밖의 일들도 있었고, 뜻대로 되지 않았던 일들도 있었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일희일비하지 않고, 우리가 지향하고자 하는 극장의 모습을 견지해 나가며, 오오극장만의 역사를 계속 써내려 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