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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컴퓨터와 인터넷은 전통과 장르의 징검다리

[칼럼]컴퓨터와 인터넷은 전통과 장르의 징검다리 대표 이미지

1995년경 국내 광고. 연극 분야에서 독보적 아트활동을 하던 ‘무대와 영상’ 스튜디오가 있었고, 그곳은 연극 무대미술을 비롯하여 TV광고에서 클레이 애니메이션을 제작할 수 있는 유일한 스튜디오였다. 그곳을 다니며 영화와 애니메이션에 대해 푹 빠져 있을 때 박기형 감독의 독립영화 시사회장에서 어떤 관객이 날 세워 질문을 했던 내용이 늘 기억의 한 구석에 남아있다. 그 당시 박기형 감독은 <여고괴담>을 찍기 전 이였고 지원금을 받아 독립영화를 제작했던 상황이었다. 질문의 요지는 '독립영화는 16mm로 촬영해야지 35mm로 촬영하는 것을 독립영화라 할 수 있느냐?' 란 질문이었다. 진정성과 열정이 담긴 질문과 답변에 꼬리를 무는 질의 응답시간으로 흘렀던 기억이 시간이 지난 지금도 장르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때 생각이 난다. 35mm로 제작하는 것은 16mm에 비해 많은 비용이 들어가고 그 당시 16mm가 독립 영상 제작에 주류를 이루고 있었다. 지금은 16mm와 35mm 카메라는 현장에서도 보기도 힘들어 졌지만 지금도 디지털로 촬영을 하다 필름의 이미지를 아는 감독들은 가끔 의도적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17년의 기간이 지나고 있는 2013년 국내의 촬영 방법은 많은 변화를 가져왔고 지금도 발전하고 있다. 애니메이션의 전통적 제작 방법이란 변화하는 이 시대에 과연 어떤 의미 일까?란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는데, 애니메이션은 무조건 1콤마씩 제작되어 져야 한다는 의견과 이제는 제작 도구 및 매체가 다양해 졌으니 고전적 방법도 인정하나 고전적 방법만 고집하면 다양하게 발전 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내용이 토론의 주된 내용이었다. 국제애니메이션영화협회(L’Association Internationale du Film d’Animation, ASIFA)가 창립하면서 밝혔던 선언문에 따르면 애니메이션이란 ‘기본적으로 화상의 1콤마(comma)씩의 수단에 의해 창조된 모든 것을 말한다고 정의’했었다.

애니메이션의 재료와 제작 방식은 시간이 갈수록 다양해져 왔는데 재료 면에서는 기존의 셀 외에 인형, 종이, 찰흙, 모래 따위를 들 수 있고. 제작 기법에 따라 구분하면 필름에 직접 그림을 그려 넣은 기법, 종이 등을 특정한 형태로 잘라 이를 촬영하는 컷 아웃 애니메이션(cut out animation), 컴퓨터 애니메이션(computer animation), 정사진을 다양한 시야와 속도로 담아 움직이는 느낌을 만들어가는 정사진 애니메이션(still animation), 복사기를 이용하거나 카메라를 움직이면서 그림을 촬영하는 그래픽 영화 등 다양한 변용과 기법들이 있다. 그림을 그려 촬영하던 셀 방식에서 다양한 기법으로 발전할 수 있었던 중심에는 예술가와 과학자의 노력으로 카메라의 발달이 있었다. 협회에 사용되어진 명칭 속 단어 처럼 필름과 애니메이션은 떨어뜨려 생각 할 수 없는 밀접한 관계였는데 컴퓨터의 발달로 혼돈이 오기 시작했다. 필름으로 작업해야 진정한 애니메이션이고 컴퓨터를 사용하는 것은 전통성에서 어긋난다는 것이다. 이 화두는 혼돈기 애니메이션 공모전 심사에서도 언급이 있을 정도였다. 하지만 정의를 내리는 데는 그리 복잡하거나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컴퓨터의 개인화가 급가속화 되면서 비싼 카메라 장비가 저렴해지고 다루기도 쉬워지는 동시에 조작하기 쉬운 프로그램들이 제작되면서 전통 셀 방식이나 촬영방법이 아닌 전혀 다른 3D 그래픽이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이후 장르를 구분하고 나면 얼마 지나지 않아 새로운 것이 나오는 주기가 빨라졌고 새로 나오는 툴을 받아들이는데도 버거운 상황이 발생 된 것이다.

카메라가 만들어지고 극장에서 영화를 보던 시기에 텔레비전이 보급 되면서 영상의 발전은 폭발적이었고 그 폭발력은 컴퓨터의 발달과 더불어 프로그램의 전문화로 확장되어 무궁무진 하게 발전해 나가고 있다. 2000년대 들어 2D와 3D는 작품의 색깔과 요구에 따라 선택적으로 쓰이는 추세이다. 전통적인 2D 기술이 사라진 것이 아니며, 첨단 기술이라고 해서 무분별하게 3D가 쓰이지도 않는다. 2D에 3D를 합성하기도 하고, 순수하게 2D, 3D만을 사용한 작품들도 제작되고 이제는 실사에 2D, 3D합성해서 사용하고 있다. ‘무엇을 사용했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떤 목적을 가지고 사용하느냐’가 중요해진 것이다. 컴퓨터의 발달은 제작 기술 편리성과 인터넷 환경을 만들었고 만화는 빠르게 적응하여 웹툰이란 고유 장르로 정착했고 진화 하고 있다. 영화와 회화. 만화와 미술. 영화와 애니메이션. 만화와 애니메이션 각각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장르가 컴퓨터의 발달로 더욱 모호해 지는 시기에 컴퓨터를 통해 더욱 커지고 활발해진 인터넷이란 매체의 징검다리를 더욱 적극적으로 밟고 넘어가 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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