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칼럼]슬랩스틱 코미디 애니메이션의 경쟁력
애니메이션과 극영화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라는 생각을 가끔 해본다. 개인적으로 영화는 움직이는 영상을 카메라에 옮기는 것이고, 애니메이션은 멈춰져 있는 그림이나 사물을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게 하는 것이다. 즉, 한 장 한 장의 프레임을 연속적인 동작처럼 보이게 해서 사람의 눈을 속이는 것이다. 이처럼 애니메이션에서 움직임이란 것은 가장 중요한 핵심요소 중의 하나지만 움직임만 있다고 시청자들이 쉽게 흥미를 느끼게 하지는 못한다.
1908년 제작되어 세계 최초의 애니메이션이라고 불리는 에밀 콜의 판타즈마고리(Fantnsmagorie)를 보더라도 움직임은 감독이 전달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위해서 존재하는 것임을 알 수 있다. 평범한 이야기에서는 평범한 움직임을 보여주고, 공포가 핵심인 이야기에서는 영화 역사를 통해 드러난 다양한 기술적인 장치를 사용한다. 그중에 대중들이 애니메이션을 통해 접하는 것 중의 하나는 즐거움을 추구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코미디를 통해 느낄 수 있는 유쾌함을 원한다. 그렇다면 애니메이션에서 코믹함과 즐거움을 전달하기 위해서 어떤 식의 움직임이 주를 이루는지 봤을 때 슬랩스틱 코미디 기법을 활용한 움직임이 주를 이룬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슬랩스틱 코미디라고 하면 코미디의 한 종류로 ‘소란스러운 희극’이라고 부른다. 어릿광대가 막대기를 가지고 연극공연을 한데서 유래되었고, 과장된 몸짓과 목소리가 두드러진 특징이다. 슬랩(slap)은 철썩 때리는 것이고 스틱(stick)은 ‘단장’ 또는 ‘막대기’라는 뜻으로, 본래 광대가 연극을 할 때 쓰던 막대기를 말한다.(시사용어 사전, 2005) 이런 슬랩스틱 코미디에서 중요한 테크닉은 과장을 통한 표정과 몸짓 등이 주를 이룬다. 실제 우리가 시청하고 있는 다양한 애니메이션에서 이를 많이 발견할 수 있다. 극장용 장편 애니메이션 중에 이미 한국에서 개봉되었던 <쿵푸 팬더>는 1탄 400만 명, 2탄 500만 명의 관객을 모아 극장에서 큰 흥행성적을 기록하였다. 이 작품의 주인공 ‘푸’는 뚱뚱한 외형적인 특징과 함께 캐릭터의 성격을 코믹하게 부각한 후에 과장된 움직임에서 슬랩스틱 코미디 기법을 적절하게 사용하였다. 그러한 결과 때문인지 이제까지 국내에서 개봉된 많은 애니메이션 중에서 가장 많은 관객들의 호응과 인기를 얻었다. 물론 탄탄한 시나리오가 있었기에 가능했지만, 그 시나리오의 중심에는 슬랩스틱 코미디적인 과장된 움직임이 애니메이션에 녹아들어 있었기 때문에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
TV 시리즈에서도 슬랩스틱 코미디 기법이 많이 사용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어린 시절 즐겁게 보았던 <톰과 제리>와 <로드러너> 등의 애니메이션에서는 더욱 적극적으로 슬랩스틱 코미디 기법이 사용되었다. 어떤 작품보다도 더욱 과장된 움직임과 구성을 통해 즐거운 웃음을 선사하면서 수용자들의 기억 속에 인기 애니메이션으로 각인되었다. 하지만 슬랩스틱 코미디 기법이 사용된 애니메이션 제작에서 어려운 부분은 공식처럼 정해진 방식을 응용하면서 실제 작품 속에 아이디어로 이끌어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국내에서는 <뽀롱뽀롱 뽀로로>의 성공 이후로 슬랩스틱 코미디 기법이 사용된 애니메이션 보다는 교육적인 요소가 가미된 유아용 애니메이션 위주로 제작되었다. 주로 다이얼로그 위주의 애니메이션이며, 주 타깃층은 미취학 아동에 머무르는 결과로 귀결되었다.
또한 캐릭터의 움직임이 명확해야만 과장된 움직임을 통해 웃음을 주는 것을 표현할 수 있기에 당시 2D 기법보다는 CGI 3D 기법으로 주로 제작되다 보니 기술적으로도 부족함이 없지 않았다. 하지만, 미국에서 캐릭터 애니메이션에 대한 공부를 한 다양한 해외파의 국내 유입으로 캐릭터 애니메이션의 중요성을 인지하게 되었다. 그중에 중요한 작품으로 2002년에 극장용 장편 애니메이션의 주인공 캐릭터인 ‘북극곰 빼꼼’의 등장과 함께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다. 빼꼼은 극장용 장편 애니메이션의 캐릭터이지만, 1분에서 2분 남짓의 스팟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져 인터넷에 소개되면서 기존 다이얼로그 위주의 애니메이션과는 달리 대사가 없이 움직임과 스토리의 반전을 통해 네티즌들에게 인기를 얻었다. 차후 TV 시리즈로 제작되어 현재는 총 156편의 작품까지 만들어졌다. 빼꼼 시리즈를 보면 2D 애니메이션에 볼 수 있는 과장된 움직임의 슬랩스틱 코미디와는 조금 다른 것을 발견한 수 있다. 리얼한 움직임을 통한 캐릭터가 보여주는 슬랩스틱 코미디를 볼 수 있으며, 여기에 스토리의 반전이 결합되면서 다이얼로그 애니메이션에서는 볼 수 없는 다른 즐거움을 느낄 수 있게 하였다. 이후 현재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라바’로 이어지면서 애니메이션 제작에서 슬랩스틱 코미디 기법을 사용한 작품의 경쟁력을 점차 확인시켜주고 있다. 산업적인 측면과 애니메이션 자체가 사람들에게 전해주는 즐거움을 이야기할 때도 부족함이 없다.
이런 슬랩스틱 코미디 작품의 중요한 부분 점 중의 하나는 시장을 확대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제작되는 수많은 애니메이션은 미취학 아동을 대상으로만 제작되고 있다. 덕분에 해당 타깃층에서는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게 되었지만, 국내에서 타깃 연령층의 폭이 좁아지면서 시장을 축소하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빼꼼과 라바 등을 통해 확인한 바와 같이 슬랩스틱 코미디 기법을 적극적으로 사용한 애니메이션은 미취학 아동에서부터 성인에 이르기까지 많이 사람들이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면서 시장을 확장시키는 힘을 갖고 있다. 그렇기에 슬랩스틱 코미디 기법을 이용하여 제작된 애니메이션을 하나의 장르로 자리매김하고 산업적인 경쟁력을 더욱 키우기 위해서는 더 많은 작품제작으로 이어져야 한다. 또한 슬랩스틱 코미디 기법은 인터넷의 보급과 모바일 SNS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해외 시장 진출에 더욱 용이하다. 다이얼로그 위주의 애니메이션 작품은 언어장벽과 번역을 해야 하다는 방해요소가 있지만, 슬랩스틱 코미디 애니메이션은 움직임 위주의 스토리 전달이기에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러한 요소를 별것 아닌 것으로 치부할 수 있지만,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웃음을 선사하는 프로그램들이 특히 많다는 것은 스트레스로부터 벗어나려는 시청자들의 비상구는 결국 웃음이기에 신경 써야 한다. 그리고 현재 수많은 애니메이션 제작사는 캐릭터의 움직임을 통해 슬랩스틱 코미디를 보여줄 수 있는 실력을 갖추고 있다. 그렇기에 더 많은 슬랩스틱 코미디 애니메이션을 기획 제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