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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독립영화 매거진 창간을 앞두고, 그 배경을 역추적 하다.

[칼럼]독립영화 매거진 창간을 앞두고, 그 배경을 역추적 하다. 대표 이미지
 
한국영화 1억 명 시대 독립영화의 자리는 어디인가? 독립영화 개봉스코어 1만이라는 상징은 여전히 달성하기 어려운 목표이지만, 최근 몇 년간 이를 훌쩍 뛰어넘는 값진 결실들이 맺어졌다. 민간독립영화전용관의 출범 이후 <두 개의 문>과 <지슬> 등이 어려운 조건 속에서 이루어낸 성과들은 독립영화 패러다임의 변화를 촉진하고 있다. 곧이어 계획이 발표될 ‘독립영화유통지원센터’ 설립은 독립영화의 배급 상영망 구축과 통합적인 프로그램 배급지원을 주요 모토로 삼고 있다. 이를 통해 단일한 전략으로 독립영화 유통을 확장시키며 재생산구조를 확립하겠다는 전망이다. 독립영화는 이제 1만을 넘어 10만 스코어의 기반을 구축하는 또 한 걸음을 내딛고 있다.

이제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해보자. 지난 6월 폐막한 인디포럼2013은 신작선정의 변에 현재 독립영화의 퇴보경향을 비평적 관점에서 적나라하게 비판했다. 790편으로 역대 최다 편수가 출품되었지만, 독립영화에 기대하는 패기와 도전은 찾아보기 어렵다는 것. 도식과 답습, 소재에 대한 착취, 창조적 시선의 부재 등에 대한 아쉬움을 담은 뼈아픈 글이었다. 특정 작품으로 구체화하지 않고 출품작 전체를 일반화했기에 이 글에 대한 저항도 만만치 않았다. 실로 오랜만에 보는 풍경이었다. 영화제들이 성장해 갈 초기에는 이런 일이 비일비재했다. 영화제 운영의 실수도 많았고, 감독들도 자기 자리를 어색해했고, 관객의 관람태도도 지금보다 불온했다. 독립영화가 막 지지받기 시작할 때, 독립영화는 동시에 언제나 의심받았고, 쉽게 공격당했다. 덤비기 쉬운 상대처럼 그만큼 프로페셔널하지 못했기 때문이기도 했다. 시간이 축적되어 딴지에 대한 방어력이 생기고 운영에 노하우가 더해지면서, 이제 감독은 영화를 만들고 영화제는 작품을 선별해 틀고, 관객은 영화를 본다. 그들 중 몇몇은 개봉을 목표로 하고, 무대에 올라선 이들은 이젠 악전고투 중에 독립영화의 표상을 부여받는다. 예리한 시선은 기가 꺾일 수밖에 없다. 단지 그 뿐이다. 허나 이는 너무 단선적이지 않은가? 세상의 수직화를 경계하는 사람들의 군락에서 이런저런 거친 해프닝들이 너무나 조심스럽게 일어나고 있는 건 뭔가 의심해 볼 만한 여지가 있다.

물론 다른 노력들도 곳곳에서 펼쳐지고 있다. 두 개의 사례를 들어보자. 먼저 다큐멘터리 영역이 눈에 띈다. 지난해 자발적으로 생겨난 다큐멘터리작가네트워크와 신진다큐멘터리작가모임이 그것이다. 이들은 매달 자신들의 영화를 상영하고 연출자의 입장에서 비평하는가 하면, 다큐멘터리 실태 조사를 실시하여 정책적 위치를 진단하기도 했다. 또한 여타의 다큐진영과 협업하여 다큐멘터리 웹진을 구상하기도 하였다. 인디포럼 역시 역동적이고 새로운 시도를 통해 독립영화계를 자극하고 있다. 매달 월례비행을 통해 심도 깊게 작품을 해체하는데, 유사한 상영회와 비교했을 때보다 비평적 시선에 포커싱하고 있다는 것이 차별점이다. 이와 더불어 2010년부터 ‘독립비평TAKE’를 운영, 젊은 비평가들의 글을 모으고 있으며 더 확대된 웹진을 염두하고 있다고 한다. 두 흐름은 크게 공통적이다. 하나는 작가와 관객의 만남을 기반으로 한 상영이고 다른 하나는 바로 자유로운 비평에 대한 촉진과 이를 위한 공간을 확보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전자인 상영은 독립영화 활동이 숙명과도 같은 것이라 주류 시스템을 경유하며 꾸준히 발전해 왔으나, 후자는 상대적으로 열악하고 초라하기 그지없다. 오죽하면 창작자들의 모임 스스로 비평을 촉구하겠는가.

후자에 주목하여 기존 독립영화 잡지의 역사를 돌아보니, 1999년부터 발간된 계간 「독립영화」가 유일하다. 초기 글들을 보면, 독립영화를 둘러싼 치열한 담론들이 생생하게 담겨 있다. 2009년부터는 한국독립영화협회 비평분과가 발간을 책임지며 비평전문지를 표방하였으나, 공교롭게도 정부 지원이 중단되어 발간횟수가 크게 줄었고, 현재는 1년에 1권을 발간하는 수준이다. 이외 영화제와 극장에서 발행하는 잡지들이 있었으나, 임시적으로 발행되거나 거점을 기반한 텍스트 중심이었다. 이 빈약한 근거는 창작자들이 독립영화 비평과 기록에 목마를 수 없는 까닭이다.

문제의식에 맥을 같이하며 고민 끝에 서울독립영화제가 새로운 독립영화 매거진을 하반기 런칭 할 계획이다. 잡지 종말의 시대에 웬 잡지냐고 하겠으나, 홍대를 기반으로 해서 쏟아지고 있는 독립잡지들에게서 용기와 가능성을 얻었다. 매거진은 사람과 사람의 만남을 통해 정보를 얻고, 교감하고, 소통하고자 인터뷰를 잡지에 가장 주요한 키워드로 잡았다. 서두에 언급한 직선적인 배급 환경에서 나눠지기 어려웠던 다양하고 입체적인 이야기들이 지면을 통해 기록되어지기를 희망한다. 편집위원들은 모두 젊은 독립영화 기획자들이다. 한국독립영화협회, 인디다큐페스티발, 인디스페이스에서 활동하는 이들이 감독을 만나고, 현장을 찾아가고, 단체를 방문하며 각자가 씨앗을 나르는 꿀벌이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계절이 지나면서 우리들의 생태계도 조금씩 변화할 것이다. 독립영화의 오랜 화두인 비평의 활성화에도 미약하나마 기여하고자 독립영화 비평의 든든한 버팀목인 남다은과 변성찬을 필진으로 섭외하였다. 인디뮤지션 시와와 독립영화 정책가 원승환은 각각 칼럼을 맞아, 문화와 독립영화 전반에 대한 각자의 이야기를 전할 예정이다. 

힘 빼고 준비하는 것이지만, 기왕이면 애초의 목적대로 독립영화에 기대하는 다른 이상들이 샘솟는 매거진이 되었으면 좋겠다. 독립영화 기반 확충이 산업적 프레임을 모델로 하는 한, 문화로서의 독립영화에 대한 디테일은 다루어지기 힘든 것이 사실일터, 독립영화의 추상적 ‘다름’을 끊임없이 찾고 발견하고자 하는 몽상가들의 놀이터로서, 독립영화 인터뷰 전문 매거진이 활용되기를 기대한다. 오프라인뿐만 아니라 온라인에서도 만날 수 있는 콘텐츠들이 다큐진영과 인디포럼에서 구상하고 있는 웹진과도 융합되면 더욱 좋겠다는 상상도 해본다. 7월말 찾아갈 창간 준비호는 아직 제호도 결정하지 못한 걸음마 단계이지만, 언제나 그렇듯 지켜보고 응원과 조언을 아끼지 말아 주시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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