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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우주유일의 다큐멘터리 팟캐스트 「다독다독」

[칼럼]우주유일의 다큐멘터리 팟캐스트 「다독다독」 대표 이미지

어떤 교집합
「다독다독」의 소개를 뜬금없는 팬심 고백으로 시작해야겠다. (무척이나) 좋아하는 웹툰 작가가 있다. 울적할 때마다 몇 번씩 그녀의 작품들을 보고, 책을 사고, SNS를 지켜보다가 그녀가 진행한다는 팟캐스트를 알게 되었다. 몇 사람의 웹툰작가들이 주제별로 소개하고 싶은 만화를 가져와서 함께 이야기하는 (그녀의 작품 제목이기도 한) 「어떤 교집합」이라는 팟캐스트였다. 웹툰 작가들끼리 만화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자연스럽게 작업 노하우라거나 창작에 대한 서로의 생각을 나누는 걸 듣고 있으니 굉장히 부러웠다. 독립다큐멘터리를 만드는 사람들도 이런 게 있으면 좋지 않을까? 다른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촬영이나 편집을 하는지, 똑같은 영화를 보고 어떤 생각을 하는지, 그런 걸 뒤풀이 자리에서만 나누는 게 아니라 이렇게 차곡차곡 모아두는 방법은 없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마침 2014년 영화제를 준비하고 있던 인디다큐페스티벌 최민아 사무국장님과 고민을 나눌 기회가 생겼고, ‘독립과 협동 사이’라는 사회적 경제 스터디 모임에서도 독립다큐 팟캐스트를 만들고 싶다는 이야기가 나왔단 걸 듣게 됐다. 쇠뿔도 단김에 빼라고, ‘독립과 협동 사이’에서 활동했던 스이 감독, 최민아 사무국장과 함께 독립다큐 팟캐스트 제작 회의를 진행했다. 실수인지 다행인지 모를 ‘교집합’의 시작. 

재미와 의미 사이
첫 모임 이후, ‘신나는 다큐모임’에서 권효, 박명진, 송이, 김보람 감독이 합류해서 제법 거대한 제작팀이 꾸려졌다. 서로를 다독이자는 의미, 그리고 다큐-독립, 많은(다) 다큐(doc) 등의 의미를 과하게 때려 넣은 「다독다독」이라는 팟캐스트 이름을 붙였다. 출연료든 제작비든 아무런 재원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인데도 다들 제 돈 들여가며 열심이었다. 작업하면서 비슷한 고민과 갈증을 느꼈기 때문일 것이다. 한 해에도 몇 십편 이상의 독립다큐멘터리들이 제작되지만 제대로 소개되는 것은 개봉하거나 영화제에서 이슈가 된 몇 편뿐.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의 기본 욕망은 이야기를 다른 이들과 나누고 싶은 것일 테니, 모두들 이 기회를 잘 살려보고 싶었던 것 같다. 물론 첫 녹음은 예상과 달리 실수 연발 엉망진창이었다.

의욕이 앞섰던 첫 녹음의 실수를 바탕으로 몇 가지 꼭지를 기획했다. ‘한 줄기 다큐’는 하나의 주제를 정해서 진행자들이 각각 그에 어울리는 다큐멘터리를 가져와 추천하는 것이다. 독립다큐멘터리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보다 친근하게 독립다큐를 알리는 게 목표다. 지금까지 다큐멘터리 초보자에게 추천하고 싶은 다큐, 아버지와 함께 보는 다큐, 선거 전후에 봐야 할 다큐 라는 주제로 총 일곱 편의 다큐멘터리가 소개되었다. 쉽고 재미있게 다큐멘터리를 이야기하고 싶은데 아직 좀 진지하다. ‘이주의 다큐’(현재는 업로드 일정상 ‘이달의 다큐’가 됨)는 시의성 있는 독립다큐를 소개한다. ‘한 줄기 다큐’에 비해 다큐멘터리가 가진 정치적인 성격에 주목하는 꼭지이다. 마감뉴스의 1분 논평 같은 형식으로 구성했다. 두 꼭지에서 소개된 다큐는 청취자들이 쉽게 구해 볼 수 있는 작품으로 선정했다. 방송 이후에 페이스북 페이지에 다운로드 사이트와 DVD 판매처의 링크를 걸고 있다. 

또 하나의 꼭지는 ‘다큐멘터리 친구를 소개합니다; 부제- 어쩌다 이렇게 되었나’이다. 독립다큐멘터리를 만드는 제작자들을 초대해서 어쩌다 독립다큐멘터리에 발을 들여놓았는지, 요즘 하는 고민은 어떤 것인지를 들어보는 꼭지다. 작품은 알아도 그걸 만든 사람을 모르는 경우가 많고, 감독이 아니면 제작에 참여했더라도 제대로 인사하고 얘기 나눌 기회가 많지 않기 때문에 기획한 꼭지다. 서로를 보다 가깝게 느낄 수 있고, 또 나만 이렇게 사는 게 아니구나 싶은 ‘다독다독’을 하고 싶었다. 앞으로는 독립다큐 제작자들뿐 아니라 미디어활동가, 배급활동가, 영화제 자원활동가 등 다양한 사람이 나와서 자신들의 이야기를 들려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뒤늦은 고민
몇 회 안 되는 녹음을 했지만 사실 제작진들은 조금 지쳐 있다. 가볍게 놀멍쉬멍 하려던 초기의 계획과는 달리 일은 점점 늘어났고 준비할 것도 많아졌다. 생계를 해결하는 게 바쁘니 한 번 모여 회의하는 것조차 쉽지 않은 데도 말이다. 얼마 전 녹음에서는 제작진 중 한 명이, '의미도 있고 재미도 있고 다 좋은데 돈이 없네”라는 자조적인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물론 녹음 과정에 흥이 날 때도 있다. 종종 방송을 들었다는 얘기를 들으면 므흣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넘쳐나는 팟캐스트 안에서 겨우 한 줌의 사람들에게 가닿을 뿐이라도. 그러나 피드백이 일절 없는 날이면 그렇게 허무할 수가 없다. 

요즘 제작진의 고민은 「다독다독」이 어느 방향에 더 무게를 두고 가야 할까 하는 것이다. 누군가는 더 제작자 중심으로 심도 깊은 이야기를 나눠야 한다고 하고, 누군가는 좀 더 많은 사람이 들을 수 있도록 쉽고 재미있게 다가가야 한다고 한다. 

내 바람은? 
독립다큐멘터리에 대한 팟캐스트가 몇 개쯤 더 생겨서 그 모든 걸 각각 다 할 수 있는 거. 그래서 나 역시도 즐거운 청취자가 되는 것이다. 그런 날이 올 때까지는 독립다큐제작자들이 만드는 우주 유일의 다큐멘터리 팟캐스트 「다독다독」을 많이 들어주세요~ 그리고 의견도 좀 주세요. 출연 요청도 받습니다~

+
1.「다독다독」팟캐스트:
itunes.apple.com/kr/podcast/dadogdadog/id858476255?mt=2&i=316134718
2. 페이스북 페이지: www.facebook.com/dadocdadock
3. 뜬금없던 고백의 마무리. 고아라 작가님 사..사.. 좋아합니다!
4. 「다독다독」은 팟빵, 아이블러그, 아이튠즈 등에서 검색으로 찾으실 수 있고, 2주에 한 번씩 업로드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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