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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이스]맨 온 와이어

제임스 마쉬, 2008

[초이스]맨 온 와이어 대표 이미지

2008년 선댄스영화제 심사위원대상, 2009년 아카데미 장편다큐멘터리상 등 화려한 수상경력이 달린 <맨 온 와이어> (Man on wire, James Marsh, 2008) . 이 작품은 줄타는 사람에 관한 이야기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줄과는 다르다. 높은 빌딩 사이에 와이어를 걸치고 그 위를 사뿐사뿐 걸어다닌다.

줄타기 곡예사인 필립 페티와 그 친구들은 세계무역센터, 쌍둥이 빌딩 사이를 건너가려한다. 1976년이다. 하지만 이 위험한 상상은 1968년 세계무역센터가 건설될 때부터 시작한다. 좀더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면 10대부터 줄타기에 대한 꿈을 꾼다. 다큐멘터리는 세계무역센터에서 줄타기하기 위한 준비과정과 마침내 줄타기에 성공하는 과정을 기본 축으로 하여, 필립의 어린 시절, 줄타기 경력, 친구들과의 관계 등이 과거와 현재를 교차하여 긴장감을 만들어 낸다. 전체적으로는 이 줄타기 공연(?)에 관계했던 사람들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한다. 작품 초반에는 흡사 에롤 모리스의 <가늘고 푸른선>에서와 같이 인터뷰에 기반한 재연을 사용하여 현장감을 높이고, 작품에 몰입하게 만든다. 특히 예닐곱 정도의 인터뷰를 긴장감 있게 이어가는 방식은 인터뷰 중심의 다큐멘터리의 교과서와 같이 느껴진다. 

작품 중반에 세계무역센터 옥상에서 숨어 있는 장면에서 조금 늘어지기는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빠른 템포로 ‘과연 줄타기에 성공할 수 있을까’하는 기대감을 지속적으로 갖게 한다. 과거의 흑백화면과 재연된 흑백의 톤이 사실적인 신뢰감을 주고, 당시 줄타기 모의를 했던 이들이 가졌던 긴장감을 잘 살려준다. 또 곳곳에 보여지는 사진들은 정적인 이미지가 주는 깊은 집중을 만들어낸다. 과도하다고 느낄 정도로 상당히 많은 장면들에서 음악을 사용하면서 필립과 그 친구들의 도전을 흥미롭게 만든다. 어떻게 보면 <맨 온 와이어>는 잘 엮어진 인터뷰 장면, 드라마틱한 재연과 아름다운 이미지, 분위기를 잡아가는 음악 등으로 관객들의 집중과 흥미로움을 최대화 하는 다큐멘터리로 보인다. 

필립은 400m 높이에서 45분 동안 와이어를 8번 왕복하고 난 뒤 경찰에 체포되어 내려오는데, 사람들은 왜? 라는 질문을 던진다. 필립은 ‘엄청나고, 신비한’ 일을 한 자신에게 그런 질문은 부적절하다고 말한다. 갇혀진 틀에 대한 도전은 분명 엄청난 일이다. 고층빌딩과 빌딩 사이에서 아름답게 춤을 추는 것은 분명 신비한 일이다. 하지만, ‘왜’ 라는 질문을 갖고 있는 사람에게 작품은 친절하게 설명하지는 않는다. 줄타기 공연이 끝나고 필립과 그 친구들은 힘든 시간을 갖는다. 유명세에 시달리고, 그 후유증에 ‘우정’과 ‘사랑’이 흔들기기 때문이다. 맨 온 와이어는 한계에 도전하는 인간을 그리고 있으며, 성취감과 도전하는 이들의 감동을 만나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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