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이스
[초이스]판타스틱 셀 / 로스트 유토피아
미즈에 미라이, 2003/2007
8년 전, 일본의 타마 미술 대학교, 항상 뭔가 세포 같은 것을 그려대던 학생이 있었다. 그리고 그는 그 세포를 주인공으로 애니메이션을 만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곧 그가 만든 애니메이션은 그 독특함으로 앙시와 자그레브를 비롯한 세계의 많은 애니메이션 영화제에서 상영되기 시작했다. 그의 이름은 미즈에 미라이. 나는 2008년 SICAF에서 감독을 만났는데 처음에는 그냥 한국어로 ‘미래’인 ‘미라이’라는 이름이 재미있어서 ‘당신이 일본 단편애니메이션의 미래’냐고 계속 놀려 댔었다. 하지만 그에게 받은 작품 DVD를 보고는 작품들이 너무 좋아져 버렸다.
작품에는 끝없이 세포들이 등장하는데 이 세포는 인간의 몸을 구성하고 바로 그 세포이다. 그들은 끝임 없이 증식하고 음악에 맞추어 춤을 추고 합쳐지고 변형된다. 우리가 생물 시간에 잠깐 보았던 그 세포들이 그의 작품에서는 한없이 등장하며 마치 우리가 바다 밑의 해양 생물을 보고 있는 것 같은 기분도 들고 감춰진 마이크로의 세계로 들어선 것 같은 느낌도 든다.
이렇게 ‘한 가지 소재로 이야기 구조 없이 많은 작품을 만들 수 있구나’하는 생각도 들었고 또 로스트 유토피아 같은 작품은 주제에도 많이 공감했었다. 감독의 말에 의하면 작품을 만들다가 보면 해보고 싶은 것이 생기고 그 작품에서 다 못해본 것을 가지고 다음 작품을 만든다고 한다. 그렇게 만든 작품이 11작품. 판타스틱 셀로 시작 되는 그의 작품들을 굳이 정의 하자면 실험애니메이션이라고 생각되지만 어차피 실험애니메이션을 보는 방식이 따로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캐릭터와 스토리로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것이 아닌 다른 방식의 애니메이션들이 실험애니메이션이라는 생각이 든다. 실험애니메이션도 많은 이야기들이 있고 미즈에 미라이 감독의 애니메이션에서 우리는 조형적인 아름다움과 세포들의 여러 가지의 이야기를 찾을 수 있다.
아직 서른을 넘기지 않는 젊은 감독 미즈에 미라이의 다음 작품이 기대가 되는 것은 한가지의 관심을 계속 발전시키며 1년에 한 두 작품 씩 꾸준히 만들어 가고 있는 그의 작품에 대한 욕심 때문이다. 올해 일본의 단편 애니메이션 감독들이 30인의 젊은 작가전을 했다고 하는데 한국의 젊은 감독과 같이 만나 서로의 작품을 보고 이야기를 나누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작품들을 볼 때면 가끔은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것은 신나는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한국과 일본의 감독들, 모두 파이팅!
참, DVD를 일본 사이트에 구해서 보기는 쉽지 않지만 유튜브에서 MIZUE MIRAI를 검색하면 몇 개의 그의 작품들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역시 제대로 작품을 감상하고 싶다면 영화제에서 보거나 DVD를 구입해서 보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제목: 판타스틱 셀/로스트 유토피아
제작년도: 2003년/2007년
감독: 미즈에 미라이MIZUE MIRA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