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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이스]아이들

류미례, 2010

[초이스]아이들 대표 이미지

<아이들>은 류미례 감독과 세 아이들에 대한 영화다. 올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첫 상영을 한 이 작품은 6년 만에 완성했다. 감독은 10년 동안 세 아이를 키우면서 일어났던 일상들을 꼼꼼히 카메라에 담았는데, 아이를 키우면서 영화를 찍는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를 말해주고 있다. 

류미례 감독이 영화를 찍기 시작한 것은 ‘장애’에 대한 주제에 관심이 많아서였다. 그리고 장애인들을 도와주는 기관에서 영화를 찍기 시작하면서 그곳에서 지금의 남편을 만나 결혼하게 된다. 그리고 첫 아이 하은이를 낳았다. 

준비가 되지 않은 엄마는 아이 키우기에 서툴렀기 때문에 아이를 돌보는데 많은 시간을 들여야 했다. 그렇기 때문에 좀처럼 카메라를 들 수가 없었다. 하지만 감독의 영화를 계속 찍고 싶다는 열망은, 아이를 키우면서도 영화를 찍을 수 있는 곳, 그녀와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주제들에 카메라를 들이대게 했다. 바로 감독의 엄마이다. 류미례 감독의 전작인 <엄마>는 그렇게 탄생되었다. 영화를 만드는 과정에서 그녀는 둘째를 낳게 되고, 그녀의 작품 활동은 더욱 힘들어졌지만, 그래도 일을 포기할 수는 없었다. 그녀는 어린이집에 아이를 맡기고 조금씩 작업을 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예상치 못했던 셋째 아이가 생기면서 그녀의 영화에 대한 꿈은 더 멀어지는 것 같았다. 하지만 그녀는 그래도 포기하지 않았다.

큰 딸 하은이는 초등학교에 가고 둘째와 셋째는 어린이집에 보내고, 류미례 감독은 낮에는 푸른영상 사무실에 가서 편집을 했다. 밤 시간에 일을 할 수 없었던 그녀는 아이들을 돌보기 위해 집에 돌아와, 낮에 편집한 영상을 아이들과 함께 보면서 모니터링을 했다. 정말 똑똑한 그녀다. 한편으로 처철 하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아줌마 영화제작 분투기라고나 할까!

<아이들>에는 영화를 찍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엄마의 모습이 카메라 뒤로 보인다. 카메라 앞에 있는 아이들은 끊임없이 엄마를 향해 안아달라고 사랑해달라고 울며 카메라를 향해 다가온다. 영화를 포기할 수도, 아이를 포기할 수 도 없는 안쓰러운 그녀를 떠올려본다.

감독은 이런 힘든 과정을 통해 만들어지는 영화 속에서 다시 한번 힘주어 말한다.
다음영화를 만들고 싶다고, 그녀의 다섯 번째 영화를 꼭 만들고 싶다고...
영화를 보는 내내 마음이 먹먹해지고 눈가에 슬그머니 흘러내린 눈물은 멈추질 않았다. 

나 역시 아이를 키우며 영화를 만드는 같은 ‘엄마 감독’ 처지에서, 그녀에게 영화를 만드는 것이 어떤 의미일까 생각해봤다. 나 역시 그랬던 것처럼, 살기 위해서가 아닐까... 

엄마이기 이전에 감독이었던 류미례 감독!
영화를 만들면서 자기 자신을 만나게 되고, 영화를 통해 세상과 만나게 된다.
그녀는 영화 상영 후 어느 관객과의 대화에서 “다섯 번째 영화를 만들고 싶다고 내레이션으로 말했던 이유가 과연 다섯 번째 영화를 만들 수 있을까라는 두려움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아이 셋을 키우며 영화를 완성한 그녀에게 존경과 감사함을 전하고 싶다.
그녀의 다섯 번째 영화를 기대해 본다. 꼭! 만드시길!!

제목: 아이들
제작년도: 2010년
러닝타임: 70분
감독: 류미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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