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이스
[초이스]마루 밑 아리에티
요네바야시 히로마사, 2010
지브리의 2010년 신작 ‘마루 밑 아리에티’는 조용하게 저력을 발휘했습니다. 국내 개봉 성적이 어느덧 100만 관객을 넘겼기 때문입니다. 뭔가 요란한 마케팅을 하지 않아 다른 영화들에 비해 조용하게 개봉한 느낌이었는데, 꾸준히 관객몰이를 해 100만 관객을 돌파했더군요. 이는 그만큼 어릴 적 ‘미래소년 코난’ 등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작품을 보고 자라난 부모 세대가 자신들의 2세에게 지브리 작품을 보여주는 것을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지브리의 이전 작품들은 더 큰 흥행성적을 거두기도 했습니다. 애니메이션 팬들과 영화 팬들의 관심이 더해졌기 때문이죠. 헌데 ‘벼랑 위의 포뇨’서부터 이번 마루 밑 아리에티에 이르면서 지브리 작품의 타겟이 가족 관람객으로 바뀐 느낌이 듭니다. 해서 기존 작품들에 호감을 가진 일부 팬들은 다소 실망한 분위기를 나타내기도 했죠. 하지만 오히려 그렇게 바뀜으로써 지브리는 미래를 대비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이전 지브리 작품들은 청소년은 물론이고 성인들까지 매료시킬만한 주제와 스케일을 자랑했습니다. 정교하면서도 상상을 뛰어넘는 장면들을 연출해냈죠. 당시의 영화가 오히려 표현하지 못하는 부분들을 지브리 작품들이 해내고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요. 하지만 그래픽 기술의 발달은 지브리식의 2D 표현을 뛰어넘기 시작했습니다. 애니메이션뿐만 아니라 영화까지도요. 단순히 기술적인 부분만 본다면 지브리 작품은 이제 고전이나 다름없는 분위기입니다. 하지만 따뜻한 수채화를 연상시키는 지브리 캐릭터와 배경, 색감은 여전히 매력이 있습니다. 아름다운 동화책이 말하고 움직이는 마술을 부리는 느낌이랄까요? 미취학 아동과 초등학교 저학년에게 적극 권하고 싶은 장점이지요.
거기에 이번 ‘마루 밑 아리에티’는 부모가 자녀들과 나눌 이야깃거리가 풍성합니다. 특히 인간과 소인간의 공존(共存)에 대해 생각할 여지를 많이 줍니다. 작품을 보면서 누구나 아리에티 가족과 인간 쇼우가 한집에서 사는 것을 꿈꾸게 되지만 아리에티 가족은 보다 넓은 미지의 세계로 떠납니다. 소인들에게 진정한 행복은 자신들만의 자유가 있는 삶이라는 암시를 주지요. 또한 소인을 이용해 돈벌이를 하고자하는 인간의 욕심이 소인을 위해 최고의 집을 지어놓은 인간의 정과 대비되면서 선과 악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부분도 있습니다. 특히 그냥 평범한 아주머니가 소인에게는 커다란 위협이 될 수 있는 상황은 생각할 수 있는 여지가 많다고 봅니다. 이번 극장 상영을 놓치신 분들은 DVD등을 통해 관람하시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특히 어린 자녀가 있는 부모님들에겐 적극 추천합니다.
제목: 마루 밑 아리에티 借りぐらしのアリエッティ
제작년도: 2010년
감독: 요네바야시 히로마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