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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이스]잃어버린 것들

앤드류 류히만 , 숀 탄, 2010

[초이스]잃어버린 것들 대표 이미지

2년 전 즈음인가? 친구로부터 숀 텐(Shaun Tan)이라는 동화일러스트 작가를 알고 있느냐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었다. 메신저를 통해 끊임없이 쏟아내는 칭찬과 함께 놀라운 재능을 가진 작가이며, 언제가 사람들에게 주목을 받게 될 테니 그의 작품을 꼭 한번 챙겨 보라는 것이었다. 얼마나 대단하기에 저렇게까지 흥분을 하면서 작품을 보라고 거듭 권하는 것인지 궁금한 생각에 결국 작가의 홈페이지를 찾게 되었다. 그리고 친구가 왜 그렇게까지 흥분을 하며 내게 이 작가의 작품에 대해 열변을 토했는지 바로 알게 되었다. 

그의 스타일과 이야기에는 뭔가 묘하게 끌리는 특별함이 숨어 있다. 특히, <잃어버린 것들>은 그의 작품들 중에서 가장 호기심을 불러 일으켰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리고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지면 좋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가지게 했던 작품이었다. 그런 내 예상이 틀리지 않았다. 바로 얼마 지나지 않아 이 작품을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한다는 소식을 들었으니 말이다. 물론 기대는 했지만 이 작품을 이렇게 빨리 애니메이션으로 만날 수 있으리라 예상은 하지 못했다. 그리고 거짓말 같이 동화일러스트 속 한 장면 장면들이 살아 움직이는 애니메이션으로 재생되어 세상에 나오게 됐다. 

<잃어버린 것들>은 병뚜껑 수집을 취미로 하는 한 소년의 자기 회고적인 독백으로부터 시작된다. 그 날도 어김없이 병뚜껑을 수집하러 해변가를 거닐던 소년은 그곳에서 뭔가를 잃어버린 듯 슬픈 표정의 ‘그것’과 처음으로 대면하게 된다. 주전자 같은 몸통에 가재 발 모양을 하고 있는 괴상한 외모의 ‘그것’. 소년은 ‘그것’이 틀림없이 길을 잃고 홀로 남겨진 거란 믿고 ‘그것’의 집을 찾아주기 위해 함께 길을 나선다. 그러나 어느 누구도 ‘그것’의 존재를 알지 못한다. 소년은 결국 고민 끝에 ‘그것’을 분실물 보관소에 맡기기로 결심하고 다음날 도시로 떠나게 된다. 어딘가 모르게 음산하고 소독약 냄새가 풍기는 어둡고 칙칙한 회색 건물의 분실물 보관소에 도착한 소년, 그곳에서 만난 미스터리한 인물로부터 이런 얘기를 듣게 된다. ‘그것을 아낀다면 이곳에 두고 가지 마세요~’ 그리고 소년은 그로부터 어딘가를 가리키는 표시가 적힌 종이를 건네받게 된다. 소년과 ‘그것’은 무심코 지나치면 결코 찾을 수 없을 것 같은 어둡고 작은 틈새에 가려진 통로 끝 문에 다다르게 된다. 문이 서서히 열리자 화면에는 오묘하고 이상한 것들로 가득 찬 세상, 무언가 낯설지만 어디선가 본 듯한 익숙함이 느껴지고, 그래서 왠지 반가운 마음이 가슴 속 끝자락에서 살며시 살아나는 듯한 느낌에 ‘그것들’이 움직이는 일러스트로 펼쳐진다. 그리고 그곳에서 소년과 ‘그것’은 영원한 작별을 고하게 된다. 

이 애니메이션을 보면 왠지 모를 묘한 아련함과 아쉬움이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다. 생각해 보면 어린 시절 소중하게 생각됐던 것들이 어른이 된 지금에 와서는 기억조차 나지 않거나 혹은 철저히 기억과 단절되어 사라져 버린 것들이 많은 것 같다. 기억을 더듬어 떠올려 보려 해도 더 이상 떠 올릴 수조차 없을 만큼 재생이 불가능해진 잃어버린 기억들 말이다. 소년이 만났던 그 ‘잃어버린 것’은 아마도 사라져 버린 기억의 조각들 이었으리라. 
애니메이션 속 미스터리한 캐릭터의 목소리가 자꾸 내 귓가에 맴돈다. 마치 소중한 것을 잊고 지내 온 무심함을 탓하는 꾸짖음 같이 말이다.

제목: 잃어버린 것들 The Lost Thing
제작년도: 2010년
러닝타임: 15분
감독: 숀 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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