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이스
[초이스]훈구
니콜라스 브로
죽음을 넘어선 여인의 슬픈 영혼의 울림
최근 애니메이션 경향이 3D와 입체라는 테크놀로지에 편중되는 가운데 창작을 하는 이들이 고민에 빠진 것 같다. 하지만 여기에 소개하는 라는 작품을 통해 전통과 현대의 내용과 기술이 하나로 온전히 잘 결합한 애니메이션의 창조적 열린 가능성을 공감했으면 한다.
니콜라스 브로(Nicolas Brault)의 (2008)는 우연히 자료를 찾기 위해 웹을 뒤지다가 발견한 작품이다. 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감독의 작품이고 그리 큰 상을 휩쓸고 다니지 않은 터라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그는 이미 1999년 로 첫발을 내딛고 (2002), (2003)로 상상력을 가미한 생태학적 실존의 주제를 다루며 국제무대에서 알려지기 시작한 애니메이션감독으로 현재 NFB에서 차기작은 준비 중이다.
그럼 의 작품을 통해 감독의 창작세계에 동참해 보도록 하자.
감독은 우선 이 작품을 구상 하는데 카포에이라 (Capoeira)로부터 큰 영감을 받았는데 카포에이라는 무예, 음악, 춤의 요소들이 결합한 아프리카계 브라질인의 예술형식으로 아프리카의 나라들 중 특히 16세기 후 현재의 앙골라로부터 브라질로 끌려 왔던 노예들에 의해 만들어졌고 여기에 등장하는 현악기가 바로 훈구(Hungu)인 것이다.
태양 아래에서 한 남자가 훈구를 켜고 있다. 그리고 이내 장면이 바뀌어 들소 떼를 쫓는 한 무리의 아프리카 원주민들이 나타나고 아이를 데리고 무리를 따라가던 여인은 이내 지쳐 쓰러진다. 젊은 사내와 여인들은 그녀를 내버려둔 체 가다가 무리를 이끌던 젊은 사냥꾼은 뒤돌아와 여인에게 아이를 낚아채 사냥감을 쫓아 가던 길을 계속 향한다. 병들고 기력을 잃은 여인은 아이를 빼앗긴 슬픔에 하염없이 눈물을 비처럼 내려 눈물이 불어나 물고기가 헤엄치는 강을 이뤄 메마른 대지를 적신다. 앞서가던 무리도 목을 축이고 도망치던 소떼도 잠시 멈춰 목을 축인다. 평화도 잠시 소떼와 무리의 쫓고 쫓기는 일상으로 다시 돌아오고 여인의 눈물은 멈춰 대지는 다시 말라붙으며 여인은 무리들에게 강물을 없앤 대가로 젊은 사냥꾼이 여인을 벌하고 실신하여 다시는 일어서지 못한 채 죽음을 맞이한다. 아이는 달려가 애타게 엄마를 부르며 일으키려하지만 시간이 흐른 뒤 아이는 포기하고 오던 길을 되돌아 떠난다. 아이는 자라서 청년이 되고 그 사이 죽은 여인의 몸은 세월에 낡고 가늘어져 몸통과 팔다리는 나뭇가지와 줄, 머리는 둥근 통으로 변하고. 청년은 이내 늙은 사내가 되어 걸어가다 뒤에서 들리는 무언가의 소리를 듣고 엄마가 쓰러진 그 자리에 오래된 가지와 통을 보고 끌어안으며 악기를 만드는데 이것이 바로 훈구라는 악기였던 것이다.

이 작품의 묘미는 바로 이러한 독창적인 스토리를 그래픽 디자인을 전공한 감독의 손을 통해 아프리카의 단순한 조형성을 살린 흑백의 원시적 이미지와 모래라는 물성과의 조합 속에 펼쳐지는 전통적 기법과 디지털로 구축한 함축적이면서도 환타지한 애니메이션 연출과 표현에 있다고 할 수 있다.

감독은 타블렛으로 이미지를 만들고 플래쉬(Flash)로 컷 아웃 애니메이션을 구현하였으며 여기에 배경으로 전통적인 기법인 모래애니메이션을 가미하였다. 즉,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조화로운 결합으로 색다른 느낌의 영상이미지를 창출한 것이다.
오늘날 디지털기술과 미디어는 우리의 몸과 같이 하나가되는 느낌이다. 우리가 기술에만 집착하는 사이에도 니콜라스 브로 같은 아티스트는 기술의 한계위에 상상력을 올려놓으며 무한한 가능성의 탑들을 쌓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
작품은 NFB 또는 유투브 사이트에서 감상 할 수 있다.
http://www.youtube.com/watch?v=ExvKoufC8Co&feature=rela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