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이스
[초이스]메가마인드
탐 맥그라스, 2010
할리우드 장르영화의 스토리텔링은 슈퍼히어로에서 출발한다. 최근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를 보면, DC코믹스의 슈퍼맨과 배트맨, 마블코믹스의 스파이더맨, 엑스맨, 아이언맨 등의 만화주인공 슈퍼히어로 뿐만 아니라, 악당을 물리치는 형사, 정부의 부정부패를 고발하는 변호사, 딸을 구해내는 아버지, 테러리스트와 싸우는 대통령, 등 모두 슈퍼히어로 캐릭터의 특징을 그대로 보여주는 이야기들이 대부분이다.
그런데, 최근 드림웍스PDI가 기획제작하는 애니메이션에서는 월트디즈니 애니메이션의 스토리텔링에서 시작된 할리우드 장르영화의 슈퍼히어로 특징을 전향적으로 재해석하고, 역설적으로 비트는 역패러디 전략이 심심치 않게 등장한다. 그리고 그렇게 역설적인 히어로가 되려 주목을 받게 하는 전략을 구사한다.
<슈렉>시리즈의 슈렉과 피오나 공주가 그랬고, 늘 움직이기 싫어하는 게으른 판다를 무술의 달인으로 비튼 <쿵푸 팬더>가 그랬다. 그리고 <메가마인드>에서는 슈퍼히어로의 본질적인 질문을 관객에게 던지는 용감무쌍한 전략을 서슴없이 제안하는 용기를 보인다.
메트로시티의 막강 수퍼히어로 라이벌 메트로맨과 메가마인드! 이들은 모두 외계에서 온 초능력자이지만, 성장 과정에서 착한 영웅과 악당으로 성장할 수밖에 없는 주변환경을 체험하게 된다. 이처럼, 실제 악당이 왜 등장하게 되는가에 대한 사회적 고민을 솔직하게 공개하는 이야기로부터 <메가마인드>는 출발한다. 도시의 영웅 메트로맨과 달리 슈퍼악당 메가마인드는 모든 사람이 두려워하는 대상인데, 꼭 한 번만이라도 메트로맨을 이기고 싶었던 메가마인드에 의해, 준비된 함정에서 메트로맨이 최후를 맞이하게 된다. 주인공과 같았던 수퍼히어로가 시작하자마자 죽어나가고, 갑자기 라이벌이 없어진 상황에서 무료해진 메가마인드에 의해 만들어진 새로운 수퍼히어로가 등장하게 되는 스토리라인은 영웅주의가 갖는 본질적인 문제를 또다시 비꼬며 관객에게 직접적인 질문을 제기한다.
이 작품의 숨겨진 포스는 ‘영웅은 대중과 라이벌이 만든다.’라는 당연한 명제를 관객들에게 던지며, 영웅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스스로 자습하게 하는데 있다. 멋진 외모와 상상 이상의 초능력, 그리고 뛰어난 예능감(작품에 등장하는 대사)만이 기존 영웅의 스테레오타입이었다면, <메가마인드>는 그러한 고정관념을 흥겹게 부숴버린다. 이 작품을 통해 메가마인드의 불편한 외모까지도 귀엽고 친근하게 느끼게 되는 이유는 영웅이 만들어가는 이야기의 힘일 것이다. 결국, 영웅은 관객이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