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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이스]국가는 폭력이다

김청승. 2010

[초이스]국가는 폭력이다 대표 이미지

기록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다큐멘터리 제작자로서 피해갈 수 없는 질문이다. 카메라를 든다는 것은 무언가를 기록한다는 건데, 그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 지 고민하지 않는다면 카메라의 녹화 버튼조차 누를 수 없기 때문이다. 역사를 해석하는 것 보다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단 유명한 말이 있지만 어떤 의미에서 다큐멘터리 제작자에게는 역사를 기록하는 일이 실천일 수도 있다. 어떻게 기록할 것인가 그리고 무엇을 기록할 것인가는 여전히 한국에서 의미 있는 질문이다. 

<마이 스윗 홈 - 국가는 폭력이다>는 용산 참사에 대한 기록이다. 참사가 일어나고 살려고 올라간 사람들이 죄인으로 둔갑해서 내려오면서 진행된 법적 싸움에 대한 이야기다. 

이야기는 세 개의 단락으로 이뤄져 있다. 첫 번째 단락은 당시 법적 논쟁이 되었던 화재의 직접적인 원인이 화염병이 아닐 수도 있다는 근거들을 찾아내는 변호사와 다른 지역 철거민이지만 참사가 일어난 망루에 있다 기소된 3명의 철거민들이 나온다. 두 번째는 기소되었지만 불구속 된 3명의 철거민들을 감독이 따라 가며 각자의 터전인 그러나 여전히 철거민 투쟁이 진행되고 있는 동작, 성남 등을 보여준다. 세 번째는 철거되는 용산 참사현장의 영상과 함께 3명의 철거민이 법정에서 최후 진술하는 소리가 들린다. 그리고 사건 당시 화마에 휩싸인 망루를 기록한 영상이 이어진다. 

<마이 스윗 홈 - 국가는 폭력이다>를 보다 보면 다큐멘터리 제작자로서 불편해지는 순간들이 있다. 특히 주인공들을 기록하는 감독의 카메라는 탐욕스러울 만큼 주인공들에게 반응한다. 주인공이 말을 하거나 어떤 감정에 직면할 때 카메라가 너무 과잉해서 반응하고 있단 생각이 들었다. 이런 순간은 참 불편하다. 무엇인가가 과잉된 것만큼 다큐멘터리에서 불편한 것은 없다. 그런데 그 불편함이 공감으로 바뀌는 순간이 있다. 감독의 마음이 전달되는 순간, 놀랍도록 명료하게 분노로 똘똘 뭉친 감독의 마음이 전달되는 순간, 어처구니없는 현실에 화가 머리끝까지 난 감독의 마음이 전달되는 순간, 주인공들에 대한 끝없는 애정이 전달되는 순간, 그런 순간을 만나게 된다. 감독은 참 솔직하다. 자신이 느꼈을 감정을 관객과 공유하려고 한다. 용산참사에 별 관심이 없었던 감독이 우연한 기회에 카메라를 들고 찾게 된 용산에서 자신이 설득됐을 상식적인 선에서 화재의 직접적인 원인이 화염병이 아닐 수도 있단 이야기를 한다. 그러다가 감독은 다른 지역 철거민이지만 용산에 함께 하다 불구속 기소된 3명의 주인공들을 따라 여전히 철거 싸움이 진행되고 있는 동작, 성남 등을 보여주면서도 철거민으로서 연대하는 그들의 마음에 애정이 솟아오르는 것을 감추지 않는다. 감독은 그래서 더 분노하고 안타깝다. 같은 아픔을 겪어 그 아픔을 알기에 망루에 올랐다던 철거민의 연대 그리고 진실에 대한 믿음을 담은 최종진술은 감독의 분노와 안타까움과 답답함을 배가 시키고 사건 당시의 망루에 대한 기록을 끌고 온다. ‘안에 사람이 있는데,, 아아아...’ 말을 끝맺지 못하는 기록하는 사람의 음성이 들린다. 그 음성은 감독의 음성처럼 들린다. 얼핏 보면 요령 없는 감독처럼 보이지만 관객은 감독의 솔직함에 반응하는 것 같다. 현실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다큐멘터리가 부담스러울 만도 한데 올해 인디다큐페스티발에서 관객상을 받았다. 어쩌면 관객들 또한 그 시간을 같이 지내온 사람들일지도 모른다. 잊히고 있는 용산에 반응하는 사람들. 그런 의미에서 ‘2009년 1월의 용산’에 대한 기록은 중요하다. 화마의 충격적인 이미지를 반복 재생해서 용산참사를 스펙타클화 하던 주류 언론과 화재의 직접적인 원인에 대해서만 이야기하던 법리 싸움도 이제 조금씩 잊히는 상황이다. 하지만 그와는 반비례로 그 시간을 지내온 사람들의 상흔은 더 선명해지고 있다. 제대로 기록하지 않으면 우린 실천할 수 없고 상흔은 더욱 더 선명해 질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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