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이스
[초이스]그린 웨이브
알리 사마디 아하디, 2010
광주 5.18 사건 당시, 만약 인터넷이 있었다면 세상은 어떻게 변했을까?!
언론과 통신의 단절 속에 학살 사건은 북이 주도한 테러로 덮여졌고 사태를 수습한 이는 어느새 국가의 정상이 됐다.
이러한 역사적 사실이 만약에 ‘인터넷’이 당시에 있었다면 수많은 블로거들과 SNS를 통해 밝혀진 진실들로 우리는 또 다른 정치적 사회적 변화를 맞이했을 것이다
이러한 안타까운 상상을 하게 된 것은 광주와 비슷한 사건이 벌어지고 있는 이란의 현재를 다룬 다큐멘터리‘그린웨이브’를 보면서다
2009년 이란의 대통령 부정선거와 그에 따른 시민운동을 다루고 있는 다큐멘터리 <그린 웨이브>, 그 안에서 인터넷은 이란의 문제를 세상 밖으로 알려내는 유일한 통로이자 촬영이 해내지 못한 영상들을 표현해낸 주요한 방법이기도 했다
영화에서 그린은 야권 대통령 후보 ‘무사비’를 상징하는 희망의 색이다.
2009년 대선 결과, 모든 정황이 무사비의 당선을 확실시 하는 상황에서 엉뚱하게 언론은 보수 성향의 ‘아흐마디네자드’가 재선됐음을 알린다. 이에 따른 대통령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며 일어난 시민들의 녹색혁명- 그린웨이브. 자신의 부정선거를 덮고자 ‘아흐마디네자드’는 정권 교체를 요구하는 시민들의 운동을 무자비한 폭력과 학살로 진압한다.
감독은 이러한 조국의 상황을 다큐멘터리로 알리기 위해 3가지 방법을 썼다.
애니메이션과 핸드폰 영상, 그리고 인터뷰를 통한 증언이다.
여기서 애니메이션은 인터넷에 올려진 두명의 블로거들의 생생한 경험담을 토대로 만들어 졌다. 80년대의 광주처럼 언론이 통제돼 있는 상황에서 인터넷을 통한 블로거들의 증언은 무엇보다 이란의 진실을 알리는데 가장 큰 역할을 해냈다. 그리고 그것은 다시 애니메이션을 통해 생생하게 다큐멘터리화 됐다.
애니메이션이 혹자에게는 사건을 좀 더 과잉된 감정과 분노들로 증폭시키는 우려도 있을수 있다. 그러나 얼굴도 목소리도 알 길 없는 블로거들을 영화의 주인공으로 내세우고 사건의 전말을 그들의 목소리로 깊이 있게 이해하는 데 애니메이션은 충분한 역할을 해내고 있다.
관객들은 애니메이션을 통해 이란의 시민혁명 과정을 이해하며, 핸드폰 영상을 통해 잔인한 학살사건을 목격하게 된다. 그리고 이어지는 생생한 인터뷰들로 관객들을 혁명의 거리로 참여시킨다.
다큐멘터리 제작자로서 다큐멘터리는 ‘실재의 기록’이라는 미명아래 카메라로 찍지 못한 것들에 대해서는 어떻게 표현해야 될까.. 일찌감치 포기하기도 했다. 그런 나에게 <그린 웨이브>는 발상 자체를 전환할 것을 제안한 다큐멘터리이기도 하다.
비록 2009년 이란의 녹색혁명은 실패로 끝났지만 2011년, 뉴스를 통해 알려지는 중동 각국의 시민 혁명은 바로 이란의 녹색혁명에서 유발된 결과이다. 또한 그러한 혁명은 민주적 네트워크 안에서 수많은 블로거들의 목소리로 만들어 진 거대한 힘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