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이스
[초이스]소중한 날의 꿈
한혜진 , 안재훈, 2011
극장 개봉작입니다. 수입물이 아닌 우리나라 제작물입니다. 관객 수는 4만명은 넘었지만 5만명에 이르진 못할 겁니다. 그런데 애니메이션이랍니다. 그렇다면 아무리 저예산으로 제작했다 하더라도 흥행참패임을 쉽게 예상할 수 있습니다. 쉬운 말로 표현하면 ‘망했다’ 라고 하면 되는 경우입니다. 흥행만 보면 말입니다.
이 작품은 바로 얼마 전 개봉한 ‘소중한 날의 꿈’ 이라는 작품입니다. 개봉 전 시사회를 통해 이 작품을 처음 접하고 정말 ‘소중한’ 우리 애니메이션이 나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 흥행에 대한 걱정도 크게 자리를 잡았습니다. 너무나 순수하고 깨끗한 전개가, 자극적인 내용이 판치는 극장가에 통할 수 있을까하는 걱정과 함께, 이 작품을 알리는데 필요한 마케팅비용이 매우 적다는 이야기를 듣고 생긴 또 다른 걱정이 말입니다. 그리고 그 걱정은 잔인하게도 현실이 되고 말았습니다.
소중한 날의 꿈이 기획되고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무려 십년의 세월이 필요했다고 합니다. 열정만 가지고는 꿈을 이루기 힘든 우리 애니메이션 제작현실 속에서 정말 인고의 시간을 보내고 결과를 만들어낸 자체만으로도 무한한 가치가 있지만, 작품성 측면에서도 흥행결과와 반비례하는 가치가 있습니다. 그렇기에 많은 분들이 미처 알지 못하고 접하지 못한 이 작품을 이 자리를 통해 소개하게 됐습니다.
소중한 날의 꿈은 ‘감성’ 애니메이션입니다. 꿈을 잊은 사람들과 아직 꿈속에서 치열한 삶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모두 어필할 수 있는 수작입니다. 1970년대를 정교하게 재현한 복고풍 작품이지만 현재를 살아가는 청소년들도 감성적인 공감을 충분히 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질풍노도의 시기와 자아에 대한 고민은 시대를 막론하고 이어져오는 코드이니까요. 그리고 이 코드를 소중한 날의 꿈은 현실과 판타지를 넘나들며 충실하게, 잔잔한 감동을 선사하며 풀어갑니다. 때로는 너무나 디테일하게, 때로는 꿈처럼 몽롱하게. 그리고 작품이 끝날 무렵 이 작품이 존재하는 것에 대한 고마움이 피어날 것입니다.
위에서 짐작하실 수 있듯 이 작품은 어린이와 함께 감상할 작품은 아닙니다. 사춘기 자녀와 중장년 부모가 함께 보기에 적합한 타겟입니다. 물론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팬이라면 당연히 주 타겟이 되겠죠. 굳이 애니메이션을 좋아하진 않더라도, 일반적인 영화팬도 충분히 좋게 감상할 수 있는 작품입니다. 이런 영화팬들을 위한 서비스로 남녀 주인공 목소리는 배우 송창의 씨와 박신혜 씨가 맡았습니다. 전문 성우보다는 미숙하지만 상당히 자연스러운 연기를 펼쳤습니다. 두 배우를 사랑하시는 분들이라면 색다른 재미를 만끽할 수 있으리라 봅니다. 극장에서 미처 정보를 접하지 못하고 놓치신 분들은 유료(!) 다운로드를 통해 꼭 관람하시기 바랍니다. 후회하지 않으실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