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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이스]르 타블로

장 프랑수아 라귀니, 2011

[초이스]르 타블로 대표 이미지

얼마 전 부천에서 개최된 부천국제학생애니메이션페스티벌에서 안시페스티벌에서 바쁜 스케줄상 보지 못한 <르 타블로 Le Tableau(The Painting)> 작품을 만날 수 있었다. 장 프랑수아 라귀니(Jean-Francois Laguionie)감독의 4번째 장편으로 프랑스에선 2011년 11월에 개봉되어 까다로운 평론가들에게 좋은 호응을 얻기도 했는데, 일반적인 헐리우드 장편애니메이션과 다른 매우 독특한 매력을 느끼게 하는 작품이었다.

한 마디로 설명하자면 그림 속 주인공들의 이야기로 완성작과 미완성작, 실패작으로 구분된 이 세계는 플라톤식 국가론을 연상시키는 세 개의 계급을 형성하며 대립하고 갈등한다. 부르조아 계급인 귀족과 지식인과 소상인의 중간계층, 하인, 노동자의 하층민이 존재하며 자신들의 창조주인 화가를 찾아 이러한 계급을 만들어 놓은 이유를 찾아 해결을 하려는 모험의 여정을 움직이는 그림의 시각적 흥미와 극적인 이야기로 이끌어가고 있다.

르 타블로

자 그럼 그림 속에 잠시 귀를 기울여보자

“여러분! 화가는 돌아오지 않을 것입니다!” 
“제발 부탁이에요. 완성되지 않은 부분이 이렇게나 작은데!” 
“저 천한 자들을 모두 이 그림 안에 두어야 합니까?” 
“낙서에 불과한 실패작들.” 
“혐오스러워. 화가가 저들을 지워버렸어야 했는데.”

이 세계의 기득권을 독점하며 호의호식하려는 귀족 계급은 완성작들로 미완성작과 스케치들을 자신들의 그림세계에 존재할 필요가 없는 천한 것들로 또는 실패한 존재로 취급하며 폭력과 노동을 착취하며 핍박을 일삼는다. 

여기에 반기를 든 주인공 라모(Ramo)는 이렇게 외친다.

“무슨 근거로 완성작이 더 우월하다는 거죠?”

르 타블로

주인공 라모는 완성작임에도 불구하고 미완성작인 사랑하는 여인 끌레어(Claire)를 도와주려고 미완성작들과 함께 화가를 찾아 그림을 완성시키고자 미답의 세계로 여행을 떠난다. 이렇게 자신들을 구원할 화가를 찾아 작업실에 놓인 그림들을 이리저리 넘나들며 벌어지는 모험은 명화 같은 장면하나, 움직임 하나까지도 놓치기 아쉬운 너무나 아름다운 영상이 되어 스크린 위에 펼쳐진다. 

화가를 통해 구원 받으려던 미완성작들은 생사를 건 모험과 여행을 통해 스스로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중요한 깨달음을 얻게 되고 작업실에 있는 물감들을 가지고 그림으로 되돌아와 화가의 그림이 아닌 자신들만의 색깔과 그림체로 더 뛰어난 완성작으로 태어나게 된다.

르 타블로

기존 지배세력이었던 완성작들 조차도 새로운 차원의 매력적인 창조과정에 합류하며 갈등은 사라지고 해방을 맞이한다는 이야기로 끝을 맺는다. 여자 주인공 끌레어는 작업실 밖으로 혼자 나와 해변가에 그림을 그리는 화가를 찾아내 그림들을 왜 완성하지 않았는지에 대해서 질문을 던진다. 화가는 이야기한다. 이젠 너무 늙어 더 이상 힘든 작업을 할 수 없다고...

우리들은 누군가 이 어려운 현실을 타개할 구원자를 기다리며 창조주인 화가를 원망하는데 일상을 허비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이 애니메이션의 미덕은 아름다운 그림 속에 사는 주인공들을 통해 오늘날 우리가 잃어버린 모험을 시작하라고 조용히 속삭이고 있는 것이리라.

르 타블로

우리에게 생소한 장 프랑수아 라귀니(Jean-Francois Laguionie) 감독은 세계적인 거장으로 이미 3편의 장편을 제작하였을 뿐만 아니라 지금은 고전이 되어버린 단편 애니메이션 < La Demoiselle et le violoncelliste(The Maid and the Cellist >(1965)로 안시 국제 애니메이션 페스티벌에서 대상을 수상했고, 또한 1979년 칸 영화제에서 단편 < La Traversee de l`Atlantique a la rame(Rowing Across the Atlantic >(1978)로 황금종려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아쉬운 것은 한국 관객이 이 훌륭한 작품을 일반극장에선 만나 볼 수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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